추석, 태풍의 눈 5 ... 13호 태풍 링링이 한반도를 휩쓴 주말 집앞 호수공원마저도 큰 파도가 생겼다 웅웅거리는 하늘 위로 시커먼 구름들 저리도 빠른 속도로 어디를 향한 걸까 나뭇잎들이 우수수 떨어지고 쓰러지고 여름날의 추억들도 쏜살같이 사라졌다 ... - 단테노트/- 사람과 사람 사이 2019.09.09
고독, 태풍의 눈 4 ... 때론 사람들의 눈길을 외면한 채 홀로 걸을 때가 있지, 마음의 상처는 두고두고 인화된 자국처럼 남는다. 혼자서만 그윽히 꺼내보는 앨범처럼, 누군가 그 자국 위에 새로운 추억을 덧씌우고 또 누군가의 마음 속에선 점점 옅어져 희미할 뿐. 자국이 사라지는 건 아니지, 수십년 .. - 단테노트/- 사람과 사람 사이 2019.08.29
환청, 태풍의 눈 3 ... 마지막 폭염주의보를 알린 뉴스처럼 가을이 오는 소리, 밤마다 매미울음이 그치고 스멀대는 귀뚜라미의 환청. 아직은 때가 아냐, 혁명을 만류하던 친구처럼 희미하기만 한 소리. 매번 늦었다. 서두르기만 해도 꿈쩍않는 그 보수성은 마치 지난 집권세력들과도 닮아 도대체 반.. - 단테노트/- 사람과 사람 사이 2019.08.21
여름의 끝, 태풍의 눈 2 ... 무더위가 한풀 꺾인 건 순전히 입추 탓인가. 아니지, 그 뒤에도 말복이 있었고 태풍도 때때금 더 지나갔어. 계절은 그렇듯 계기라는 건 없지. 이른 아침부터 부리나케 출근을 준비하면서도 늘 코앞이라 칭한 호수공원은커녕 동네앞 산책길도 버겁기만 하니, 아침의 시간들은 그.. - 단테노트/- 사람과 사람 사이 2019.08.19
자본주의 사회의 좀비, 기생충 - 봉준호, '기생충' (2019) ... 깐느영화제 황금종려상이라는 전무후무한 업적을 이룬 상영작을 반년 가까이 지난 후에야 VOD로 본다, 비디오 시대보다도 뒤처진 개봉작에의 관심은 매체 탓만을 하기엔 그것 역시도 엄연한 경제적 지출임을 일깨운다. 내내 관심이 많았던 그 주제? 글.. - 단테노트/영화노트 2019.08.12
평양냉면 ... 밍밍한 찬 육수에 고명들을 살짝 얹었다, 고명보다는 육수 맛이란 게지. 먼저 나온 온육수 한컵에 장을 달래놓고는 이내 한적한 식당 한켠의 그림을 쳐다본다. 평양만이 북한은 아니듯이 한복을 곱게 차려입는다 해도 무조건 나이가 드는 건 아닐 뿐. 금세 차려낸 밥상은 단촐.. - 단테노트/- 사람과 사람 사이 2019.08.09
매미울음 ... 천일을 기다린 여름은 불과 한달로 짧았어, 장마는 올해도 땅속을 기어다녔고 삼복더위는 창창한 소리를 내며 치열했지. 왜 그토록 치열할까에 대해선 일체 반성도 없었지. 마치 매미처럼 그 찰나의 찬란함을 위해 울음소리는 거창하기만 했어, 짧은 여름의 아쉬움만큼 윙윙대.. - 단테노트/- 사람과 사람 사이 2019.08.09
문학3 ... 창비가 만든 문학 '플랫폼'? 제목만으로도 벌써 거창해진다 문학의 이름이 소멸해버린 시대 문예지들만 내내 살아남았구나 더러는 여전히 등단을 꿈꾸지만, 어젠 또 김수영 시인을 얘기했다 결국 생계는 양계장 뿐이었다... 한 친구가 책을 냈다며 페이스북 한켠에 안부를 전해.. - 단테노트/- 사람과 사람 사이 2019.08.09
폭염, 태풍의 눈 1 ... 일곱번째 태풍이 상륙할 즈음 정부는 드디어 한일관계를 청산하자 했다 적폐청산의 구호는 비로소 현실이 되었고 저마다 일본제품 불매운동에 동참하는 중 프랑스산 KTX를 타고 용산까지 향하는 길 짙푸른 녹음과 마르지 않은 강물을 건넌다 ... 주말의 선전포고 이후 대뜸 찾.. - 단테노트/- 사람과 사람 사이 2019.08.09
'인셉션'과 칼 융? 그리고 - 크리스토퍼 놀란, 'Inception' (2010) ... 영화 '인셉션'이 나온 지 벌써 10년째가 됐다는 게 더 놀랍다. 늘 IPTV에서 가끔씩 마주치기도 했지만 끝내 완독을 해내지 못했던 터라 모처럼 기꺼이 VOD로 주문을 해 보게 된 영화는 금세 몰입의 경지를 선사해준다. 현실보다 꿈에서 자각하는 .. - 단테노트/영화노트 2019.07.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