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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산, 도시와 이미지 2

... 십년도 넘는 세월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일산에서 가장 건재한 두 랜드마크를 꼽으라면 호수공원과 정발산이라고 생각합니다. 전자는 안온한 일상을 대변한다면, 후자는 건강한 휴식을 대변하는 것도 같았죠... ... 첫번째로 호수공원을 한번 얘기했으니, 응당 두번째는 정발산 얘기부터 해야겠어요. 해발 백미터도 채 안되는 아주 야트막한 산인데 원래는 고봉산과도 붙어 있던 자락으로 들었습니다. ("고양"이라는 명칭도 이 고봉산과 행주산성으로 더 유명한 덕양산을 합친 지명이고요. 하지만 실제로 살다보니 고봉산 일대와 덕양산 일대는 사뭇 다른 정경이기도 하네요... 신도시냐 아니냐, 등등) ... 일제시대 때 경의선을 놓기 시작하면서부터? 고봉산으로부터 댕강 잘려나간 부분인데, 그 중간쯤에 서있게 되었다는 일산..

일산, 도시와 이미지 1

... 사실 사람들이 "일산" 하면 떠오르는 곳이 바로 호수공원이 아닐까 해요, 국내 최대규모인 이 인공호수도 어느덧 세월이 흐르면서 점차 자연을 닮아갑니다. 호숫가를 채운 풀잎들과 들꽃의 풍경이, 또 여름이면 절로 피곤 하는 연꽃들도 마찬가지입니다... ... 사계절을 불문하고 집밖으로 슬리퍼를 신고 터벅터벅 걷다보면 어느새 고즈넉한 풍경 앞에서 스스로 마음을 다스릴 때가 많았죠... 조만간 '리모델링'을 계획중이라는 소식도 들려 이제 이 호수공원의 풍경 또한 익숙함에서 또 다른 낯설음로 채워질 공산도 크겠다는 생각을 해보네요. ... 사실 "일산"은 1기 신도시의 한 명칭이고, 행정구역으로도 신도시가 아닌 지역들을 모두 포함해 동구와 서구로 나뉜 까닭에, 같은 생활권 안에서 이를 명확히 구분짓기가 되..

예술과 도덕의 차이

- 김훈, "라면을 끓이며" ... 자랑스러울 법한 연대기며, 청춘이며, 족적이며 그 하나 부끄럽지 않을 이력은 가히 축복이렷다. 소설가가 쓴 에세이치곤 퍽 평이롭기만 했는데, 그제의 인터뷰 기사처럼 "단어가 갖는 뜻을 정확히 이해해야만 쓴다"는 그의 태도로 미루어 볼 때엔 오히려 그만큼 쉽고도 친절한 이야기다. 문제는 그 예술이 갖는 고고함의 깊이와 높이다. 늘 그랬고, 유일한 명분 또한 그랬다. 그 시절들의 김지하, 이문열 또는 서정주도 다 그랬다. 그래서 쓰레기통에서나 볼 법한 책들도 버젓이 대학 신입생 커리큘럼 안에 살아남는다. 진정한 '적폐청산'이란 오로지 실력의 문제란 뜻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