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그라미의 여성성, 약관의 초심에 거는 환상 침몰하는 저녁 이혜미 / panpolove@naver.com 내가 밑줄 친 황혼 사이로 네가 오는구나. 어느새 귀밑머리 백발이 성성한 네가 오는구나 그 긴 머리채를 은가루 바람처럼 휘날리며 오는구나. 네 팔에 안긴 너는 갓 태어난 핏덩이, 붉게 물든, 모든 저물어가는 것들의 누이가 되어 오는구나 네가 너에게 젖을 물.. - 단테노트/문학노트 2009.01.19
시쓰기의 본질 연금술사의 수업시대 이 산 / redpassion@hanmail.net 세상에서 가장 낡은 한 문장은 아직 나를 기다린다. 손을 씻을 때마다 오래전 죽은 이의 음성이 들린다. 그들은 서로 웅얼거리며 내가 놓친 구절을 암시하는 것 같은데 손끝으로 따라가 며 책을 읽을 때면 글자들은 어느새 종이를 떠나 지문의 얕은 틈을 .. - 단테노트/문학노트 2009.01.19
범작의 일상성, 키치와 민주주의를 생각함 근엄한 모자 이기홍 / khlee8-@hanmail.net 오늘 예식장에 그를 데려가기로 합니다 그는 내 가슴속에 살면서도 맨 위에 올라가 군림하기를 좋아합니다 어쩌면 그는 나와 전혀 상관없는 사람인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가끔, 내 든든한 밑바탕이 되어주는 그가 차갑고 근엄한 얼굴을 치켜들면 사람들은 그에게 .. - 단테노트/문학노트 2009.01.19
식물성과 전통적 시학, 그 <교과서>에 대한 태클 부레옥잠 신미나 / shinminari@naver.com 몸때가 오면 열 손톱마다 비린 낮달이 선명했다. 물가를 찿는 것은 내 오랜 지병이라, 꿈속에서도 너를 탐하여 물 위에 공방空房 하나 부풀렸으니 알을 슬어 몸엣것 비우고 나면 귓불 에 실바람 스쳐도 잔뿌리솜털 뻗는 거라 가만 숨 고 르면 몸물 오르 는 소리 한 시.. - 단테노트/문학노트 2009.01.19
담대한 상상력, 공포 뿐인 현실의 반증 구름에 관한 몇 가지 오해 김 륭 / kluung@hanmail.net 1. 실직 한 달만에 알았지 구름이 콜택시처럼 집 앞에 와 기다리고 있다는 걸 2. 구름을 몰아본 적 있나, 당신 누군가를 죽일 수 있는 단 한 번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내가 내 머리에 총구멍을 낼 거라는 확신만 선다면 얼마든지 운전이 가능하지 총각이나 .. - 단테노트/문학노트 2009.01.19
시단은 꾸준히 진화하고 있는가? 대답은 그렇다. <역사는 도전과 응전의 대화다.> 오늘 읽은 2008 신춘문예 당선시집은 어제 보았던 2007년과는 또 다른 양상을 낳는다. 게다가 이것을 일컬어 일종의 "진화"라고도 부를 수 있을까? 이 질문을 스스로한테 던져본다. 무릇 "진화"라 함이 단점을 극복하고 장점은 계승하여 발전하는 과정을 일컬을진대, .. - 단테노트/문학노트 2009.01.15
내가 부재했던 시대의 시읽기, 감각의 새로운 경향 이런 얘기는 다소 좀 서글프지만, 엄연한 얘기가 제 아무리 특출한 사람일지라도 그 부재에 관하여 세상은 지극히도 무심하다. 아니 오히려 예상보다 훨씬 더 잘 돌아가기만 한다. 철 지난 옛 신춘문예를 들춰내는 일 역시 이런 기분을 떨칠 순 없는데, 이는 또 너무나 당연하게도 스스로에 대한 게으.. - 단테노트/문학노트 2009.01.14
퇴근길, 소설 한권... 퇴근길에 읽었던, 썩... 와닿지는 않았던, (벌써 지난주구나) 바리데기 저자 황석영 지음 출판사 창비 펴냄 | 2007.07.31 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중국대륙과 대양을 건너 런던에 정착한 탈북소녀 '바리'의 여정을 그린 황석영 신작소설. 작가는 소설... - 단테노트/문학노트 2009.01.11
金洙瑛 詩碑 http://mountain.dobong.go.kr/page/introduce/person_ksy.asp 김수영 詩人 40주기를 맞았던 해, 이제서야 그의 詩碑가 도봉산에 있다는 걸 알게 되다...... 언제쯤... 찾아볼 수 있을까...... - 단테노트/문학노트 2008.10.20
송기원의 추억, 이제 또 다른 한걸음을 내딛을 때 회복기(恢復期)의 노래 宋 基 元 1 무엇일까. 나의 肉體를 헤집어, 바람이 그의 길고 부드러운 손가락으로 꺼내는 것들은. 肉體 중의 어느 하나도 許容되지 않는 시간에 차라리 무섭고 罪스러운 肉體를 바람 속 에 내던졌을 때, 그때 바람이 나의 肉體에서 꺼낸 것들은. 거미줄 같기도 하고 붉고 혹은 푸.. - 단테노트/문학노트 2008.1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