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테노트/문학노트 66

동그라미의 여성성, 약관의 초심에 거는 환상

침몰하는 저녁 이혜미 / panpolove@naver.com 내가 밑줄 친 황혼 사이로 네가 오는구나. 어느새 귀밑머리 백발이 성성한 네가 오는구나 그 긴 머리채를 은가루 바람처럼 휘날리며 오는구나. 네 팔에 안긴 너는 갓 태어난 핏덩이, 붉게 물든, 모든 저물어가는 것들의 누이가 되어 오는구나 네가 너에게 젖을 물..

식물성과 전통적 시학, 그 <교과서>에 대한 태클

부레옥잠 신미나 / shinminari@naver.com 몸때가 오면 열 손톱마다 비린 낮달이 선명했다. 물가를 찿는 것은 내 오랜 지병이라, 꿈속에서도 너를 탐하여 물 위에 공방空房 하나 부풀렸으니 알을 슬어 몸엣것 비우고 나면 귓불 에 실바람 스쳐도 잔뿌리솜털 뻗는 거라 가만 숨 고 르면 몸물 오르 는 소리 한 시..

시단은 꾸준히 진화하고 있는가? 대답은 그렇다.

&lt;역사는 도전과 응전의 대화다.&gt; 오늘 읽은 2008 신춘문예 당선시집은 어제 보았던 2007년과는 또 다른 양상을 낳는다. 게다가 이것을 일컬어 일종의 "진화"라고도 부를 수 있을까? 이 질문을 스스로한테 던져본다. 무릇 "진화"라 함이 단점을 극복하고 장점은 계승하여 발전하는 과정을 일컬을진대, ..

내가 부재했던 시대의 시읽기, 감각의 새로운 경향

이런 얘기는 다소 좀 서글프지만, 엄연한 얘기가 제 아무리 특출한 사람일지라도 그 부재에 관하여 세상은 지극히도 무심하다. 아니 오히려 예상보다 훨씬 더 잘 돌아가기만 한다. 철 지난 옛 신춘문예를 들춰내는 일 역시 이런 기분을 떨칠 순 없는데, 이는 또 너무나 당연하게도 스스로에 대한 게으..

송기원의 추억, 이제 또 다른 한걸음을 내딛을 때

회복기(恢復期)의 노래 宋 基 元 1 무엇일까. 나의 肉體를 헤집어, 바람이 그의 길고 부드러운 손가락으로 꺼내는 것들은. 肉體 중의 어느 하나도 許容되지 않는 시간에 차라리 무섭고 罪스러운 肉體를 바람 속 에 내던졌을 때, 그때 바람이 나의 肉體에서 꺼낸 것들은. 거미줄 같기도 하고 붉고 혹은 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