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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단테, 2010. 8. 9. 02:27

 

 

 

 

대전, 그리고 인천, 춘천과 청주를 지나 서울... 또 천안과 다시 고양에 이르기까지...

 

태어나서 배움을 얻고 일을 하면서 자라고 겪어온 고장들 중에 유독 전라도와 경상도가 빠진 게 아무래도 마음에는 좀 걸린다.

게다가 빛고을 광주라고 부르는, 그 찬연한 남도에서의 시간들을 단 한번도 가져보지 못했다는 점은 내내 몇차례의 시도들마저

무산케 만들어냈던, 내 지나치게 끈끈하기만 한 익숙함과의 유대 탓인지도 모르겠지만 말이야...

 

어찌됐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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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략 7년여를 지내온 고장, 인천의 땅을 다시 찾게 되는 연유는 여러 가지다.

우선은 수도권에서 가장 바다랑 가까운 도시라는 점, 또 광역시만이 가질만한 좋은 인프라 (사실 별로 느껴본 적은 없지만)

그리고 지인들 몇몇이 여전히 살고 있다는 점 등에서 단연 다른 도시들을 앞서는 매력을 느끼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 최근 들어서는 경제자유구역 덕분에 한동안 청약광풍이 불더니 또 대뜸 그 거품이 꺼져 진통을 앓고 있는 곳이기도 하구나...

  (이 서해 끝자락부터 서울로의 통근은 솔직히 좀 꽤 어렵다고 본다.)

 

 

 

 

 

 

휴가의 마지막 날을 인천에서 보내기로 작정하고 떠난 아침 길은 어제 만났던 한강을 건너 다시 인천공항 쪽으로 향해 있는,

인천공항철도와 나란히 함께 달리는 고속도로에서 시작되었고 무려 7,500원이라는 결코 저렴하지 못한 통행료를 지불하고서야

비로소 영종대교를 건널 수 있었다. (영종대교 기념관을 들러보느라 영종대교 위를 곧장 건너지 않고 아랫쪽 길로 건너게 됐다.)

 

...

 

인천공항을 지나 사십분 가량을 더 달리니 비로소 을왕리 해수욕장에 닿았고, 어젯밤에 사람들이 한산해서 더 좋다고 하던

왕산 해수욕장을 향했다... 역시 인터넷의 소문들은 달라, 굉장히 많은 인파 속에 시달리는 시끄러운 해수욕장의 풍경을 내게

선사해주었지... (근 15년쯤 전 을왕리를 그것도 딱 한번 가봤던 기억이 난다. 그때보다도 훨씬 더 혼잡했던 오늘이 아닐까?)

 

- 그래도 다시 찾은 바다 풍경은 여전히 멀찌감치 수평선을 드리운 채 유유자적하는 풍광으로 반가움부터 앞섰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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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앞바다들은 물이 결코 깨끗하지 못하다는 치명적 단점들을 어쩔 수 없게도 제일 먼저 떠올리게 만든다.

 

연안부두도 늘 그렇거니와 월미도 역시 인근의 매캐한 냄새들과 어우러진 공장들을 갖고 있고, 주변만 해도 숱한 공단들의 풍경

그리고 여전히 숱한 인파들 틈바구니에서 반대로 자연이나 환경 따위를 거론하기조차 무안할만큼 굉장히 심각한 오염, 공해

등으로 찌들어 있다는 인상을 면하기 어려운 곳들이기도 하다. (예상외로 시화공단 인근의 오이도가 차라리 더 낫다고도 본다.)

 

오늘 왕산 역시 여전히 지저분한 물살 덕분에 좀 그랬는데, 그래도 밀물 때는 다소 맑아진 물을 보는 듯해 좀 다행스러웠다...

 

...

 

- 해수욕장에서의 사진들 몇장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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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써 내 길었던 여름휴가도 역시 함께 저물었구나...

이제 내일부터는 또 전쟁과도 같은 일상으로의 복귀다.

 

당장 숨막히는 그룹 보고 건으로 연신 바쁘게 조사와 장표 작성을 서둘러야 할 테며,

그 와중에도 며칠쯤은 더 여유를 갖고 주말께라도 좀 교외로 빠져나가볼 궁리를 하며

또 연신 날씨도 쳐다볼만큼의 기대도 함께 품고 지내게 될 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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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은 언제고 거룩한 것이며, 또 그것으로 인해 꿈들을 꾸게 만들지만,

단 한번도 거역한 적 없는 일상은 그 소중함에 비해 늘 각박하구나...   

 

좀 더 먼 앞날과 미래들을 내다볼 줄 아는 지혜들은 결코 일상만으로 채워지지 않는다...

 

그것들을 준비해가기 위한 발걸음들을 조금씩만이라도 부지런히 더 내딛어야 할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