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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사람은 어차피 늙는다 (메시)

단테, 2018. 6. 22.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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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완패. 팀이 무너졌다. 세계 최고의 영웅은 힘 한번도 제대로 못썼다. 올해 발롱도르는 사실상 경쟁자인 호날두 몫이 된다. 어이가 없던 새벽의 경기.

아르헨티나의 총체적 몰락만큼 크로아티아의 경기력도 빛났다. 끝까지 집중력을 발휘하며 2-0으로 리드한 상황에서도 후반 막판의 추가골까지 침착하게 넣는다. 완승을 이끌었다. 하필이면 메시와 같은 팀 동료인 라키티치가 그 주인공이다.

리오넬 메시. 관중석에서 조국의 패배를 안타깝게 지켜보던 대선배 마라도나의 후계자로 일찌감치 지목됐고 드디어 그를 넘어설 단계에까지 이른 '역대 최고'라는 타이틀을 눈앞에 둔 그의 마지막 관문이 이번 러시아 월드컵. 참혹한 패배를 맛본다.

형편없는 대표팀을 이끌고 월드컵에 오른 두 영웅의 희비가 극명히 엇갈린다. 호날두는 결승골을 넣었지만 메시는 무득점에 그치고 말았다. 2경기 연속 공격포인트 제로. 절망적이다.

전성기 때의 그 화려한 드리블도, 재기가 넘친 장면들도 아예 보여주질 못했다. 그저 우두커니 서서 인상만 찌푸린 그의 얼굴엔 어느새 주름살도 내려앉는 모양이다. 늙어가는 걸까. 이제 불과 서른인데...

나이 앞에는 장사가 없다. 하물며 직장생활도 그러할진대, 피지컬이 더 중요한 스포츠에선 그저 애잔한 모습 뿐. 대대적이었던 한 시대가 이렇듯 저물고 있는 풍경을 새벽녘에 가만히 앉아 지켜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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