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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FC코리아"의 한계

단테, 2018. 6. 25.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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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분히 잘 싸웠고 놀랄만한 투혼을 보여준 태극전사들임에도 중요한 일전인 멕시코전에서 1-2 패배를 당한 건 어쩌면 순전한 실력차이다. 기실 세계최고의 무대는 이미 UEFA 챔피언스리그인 것이지, 결코 FIFA 월드컵도 아니다. (다만 국가주의에 편승한 제3세계의 유망주들을 유럽 각국의 리그들이 스카웃하는 자리가 월드컵인지도 모르겠다.) 챔스를 뛰어본 유일한 선수가 손흥민 뿐인 척박한 축구변방에서 그 이상의 성과를 기대하는 건 지나친 욕심이다.

지난 대회에서도 콜롬비아의 하메스나 멕시코의 오초아 등이 그 스포트라이트를 받았고, 어쩌면 이번 월드컵을 통해 조현우나 황희찬 역시 엇비슷한 관심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다만 거기까지인 것이다. 올해를 마지막으로 바르셀로나를 떠난 이니에스타는 J리그를 택했다. 한때 박지성과 함께 멘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누볐던 테베즈 역시 진작에 C리그로 향했던 기억도 난다. K리그는? 자국 리그의 수준이 곧 월드컵 성적과 비례하는 게 맞다.

역시 박지성과 함께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일구던 치차리토가 결승골을 넣은 것도 우연은 아니겠다. 실력은 그렇게 큰 경기에서 오롯이 증명된다. (물론 '운칠기삼'이겠지만) 언제부터였나, 국가대표팀 경기를 잘 보지 않게 됐다. 월드컵 성적이 처참해진다고 딱히 예전처럼 하루종일 우울증에 휩쓸리거나 분한 마음의 눈물이 생기지도 않았다. 좋게 보면 국각주의를 극복한 셈이지만, 사실은 축구에 대한 애정도 원래 딱 그만큼이었다는 방증일 뿐이다.

대표팀의 졸전은 그래서, 선수 탓이 아닌 게 맞다. 물론 감독과 축구협회는 몰염치한 행정으로 두고두고 말이 많겠어도, 사실 이 문제의 근원은 팬들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평소에는 축구장 한번을 찾지도 않다가 4년만에 한번씩 영동대로에 모여 밤샘응원을 한다는 건 좀 우습다. 이미 이건 축구가 아닌 다른 무엇이 돼버렸다. 그래서 늘 부진한 경기가 끝나면 스스로부터 동네축구 한번을 제대로 관람할 애정도 없는 내가 과연 그들을 탓할 수 있을까를 자문하곤 한다. 이게 정상적 사고이기도 해서.

예선 마지막 경기가 세계랭킹 1위 독일이다. 혹 운좋게 승리를 거머쥔다면 다음 16강전 상대는 또 브라질이다. 어차피 세계의 벽은 늘 높았고, 선수들도 지금이 최선이다. 승부보단 즐기는 편이 훨씬 유익하겠다. 더구나 경기 막판에 이를 악물고 업청난 슛으로 골을 넣었던 손흥민은 한단계 더 성장한 느낌이지 않나. 그의 플레이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답고 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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