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큐멘터리에 압도당한 작가적 상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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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현대사의 가장 빛난 6월을 그려낸 영화라는 타이틀만큼이나 큰 반가움을 갖는 건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일. 여전히 1980년을 제대로 그려낸 영화가 마땅친 않아도 (적어도 '박하사탕'만큼은 존재하니까) 오히려 보다 더 직접적인 이 영화에 대해 한줄 아쉬움부터 써놓기로 하자.
다큐멘터리는 현실을 능가해버린 걸까? 영화적 상상력이 갖는 제일 큰 미덕은 오로지 허구를 통한 더 지극한 현실이다. 이 작품이 유일하게 흠을 지녔다고 본다면, 그건 현실을 압도하지 못한 상상력의 한계 정도일까? 아니면... 그만큼 압도적인 현실이 더 큰 문제였을까? 그 생각을 하면서 봤다.
1987년 이후의 역사들을 하나씩 기억해보는 밤. 1988년, 1989년. 그리고 1990년대를 관통한 대한민국도 벌써 민주화운동 30년을 훌쩍 넘어섰다. 재작년과 작년의 촛불... 역사는 늘 현재진행형이고, 때때로 그 다큐멘터리야말로 진정 극영화를 넘어선 그 무엇이겠다. 작가가 기자를 능가할 수 없을만큼...
<시대>는 그래서 늘 아픈 빚이 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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