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금 가족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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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을 둘러싼 기괴한 웹툰이 영화화됐고, 연초의 최대 흥행작 중 하나로 떠올랐다. 사실 만화를 그다지 즐겨본 적 없는 내겐 드라마 "미생"과 "송곳" 같은 수작들이 그 편협된 시각을 비웃을 법도 한데 이번 작품을 보면서 그런 선입견은 없었던 것도 같았고.
소방관으로 일하다 숨진 주인공 김자홍이 지옥의 관문들을 하나씩 거치면서 자신의 생을 반추하게 되는 줄거리는 마치 연대기 형식을 띈 소설과도 같아 읽어내기엔 큰 무리가 없다. 가장 코믹하다 할만한 몇몇 장면들에서 유독 페이소스가 묻어난 건 때때로 편집의 힘이거나 또는 차태현이라는 캐릭터가 갖는 힘일 수도 있겠다.
실로 막강한 출연진이 등장하는 각각의 에피소드들은 김광석의 노래를 멋드러지게 소화한 김동욱의 열연에서 특히 빛을 발한다. 억울한 죽음으로 원귀가 된 동생 김수홍 역을 맡은 그는 '국가대표' 이후로 모처럼 인상적인 필모그래피를 써냈다.
다만 결말 부분에 이르러 그다지 억지스럽지가 않은데도 왜 자꾸 난 신파조의 음악과 전혀 논쟁조차 필요치 않을 '모성애'라는 화두에 지겨움을 느꼈을까... 너무 많은 소재로 다뤄진 탓이 제일 크다. 작품 자체만의 문제는 아닐 수도 있겠다.
차사로 등장한 세 인물들 중 특히 리더를 맡은 하정우와 예지력을 가진 김향기의 호연은 꽤나 안정감이 있다. 특출한 배우 한명과 유망한 신진의 개성이겠다. (개인적으로 김향기는 '설국열차'조차 능가할 수 있지 않을까도 생각해볼만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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