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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전형, 그리고 클래식

단테, 2018. 8. 6. 08:08

 

드라마 "미스터션샤인"의 고공행진은 방영하기 전부터의 입소문들과 극중 인물들의 애절한 스토리가 한데 아우러진 출중한 결과물이다. 한때 안방을 주름잡았던 시대극의 면면은 "여명의 눈동자"나 "모래시계" 같은 현대판 고전들과의 동질감마저 선사한다. 순전히 작가의 개인적 기량 탓?

전작인 "시그널"과 "도깨비"의 판타지를 주무기로 삼았던 전개가 이에 비판적일 수밖에 없는 리얼리즘의 거부감도 일정 부분 있었는데, 오히려 이번 드라마의 리얼리티는 그들을 압도하고도 남음이다. '가장 비현실적인 것들을 통해 가장 현실적'이라는 모토는 더 유효해진다. 작가로서의 정점을 찍기도 하지만, 작품이 낳는 결과물의 스펙트럼은 더 풍부해졌다.

무엇보다 극중 인물들 각각에 혼을 불어넣음으로 모든 독자들을 몰입시키는 데 일조한 점, 극중의 대사 한마디 한마디에도 감정이입과 동일시하는 일이 낯설지 않게 됨은 순전히 작품으로서의 미덕이겠다. 현재에도 여전히 유효한 질문들, 가령 고애신이 구하려는 조선 땅에서 백정과 노비는 살 수 있겠느냐는 유진초이의 물음 앞에 선 모두는 자유로울 수 없었다.

조국이란 무엇인가? 또, 사람이 살만한 세상인가, 더 이상의 계급사회는 없는가?

아이러니컬하게도, 반상의 질서가 판을 친 조선이 일제한테 나라를 빼앗기기 전까지의 국호가 '대한'이요 그 '대한'이 비로소 해방을 하고 새롭게 건설한 이 나라는 가장 극렬한 계급투쟁의 장인 자본주의 사회를 택했다는 사실.

대한민국은 무엇인가? 사람이 살만한 세상인가,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그 결과는 과연 정의로운가?

이 질문들을 내내 스스로한테 되묻는 여운을 남겨주는 드라마 같다.

좋은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