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잡동사니/뉴스레터

2015년 12월 28일 (월)

단테, 2015. 12. 28. 21:39

글 / 대전을 다녀오다  


- 오늘의 편지,   

   

    

       

山 經

  

  

무릇 經典은 여행이다. 없는 곳에 대한 地圖이므로.

누가 아빠 찾으면, 집 나갔다고 해라.

利他心은 利己心이다. 그러나 利己心은 利他心은 아니다.

내가 군대에서 배운 유일한 교훈은, 위장의 死活性이었다.

요즘은 종일 집구석에 있소. 어디든 갈 수 있어요.

무릇 道는 교환과 방황을 위해 있다. 아니, 道는 약탈이다.

방광에 가득찬 한숨--- 게야, 바다 한가운데를 가보았느냐!

  

  

南産經

 

南山의 첫머리는 會峴이라는 고개이다. 그 고개는 남산의 북향 그늘이 드리워져 늘 음습하고 차가워, 사람 살 곳이 못 된다. 이곳의 어떤 풀은 그 생김새가 푸른 지렁이 같고, 가느다란 털이 달려 있고, 끈끈이액이 나와, 사람이 다가가면 긴 줄기로 휘감아 잡아먹으려 든다. 이름을 蒼芙라 한다. 이것에 닿으면 오줌을 자주 눈다. 이곳의 어떤 나무는 가지가지가 모두 草綠뱀으로 되어 있다. 바람이 불면 찢어진 혀를 낼름거리며 사납게 울부짖는다. 이 蛇木의 까만 열매를 먹으면 아이를 못 낳는다. 廢水가 여기에서 나와 淸溪로 흐르는데, 그 속에는 입 없는 비닐뱀장어들이 많이 산다. 먹어서는 아니 된다.

회현 마루에서 남산 꼭대기까지에는 닭머리에 살무사 꼬리를 단, 커다란 거북이가 날개를 달고 날아다니는데, 이름을 鷄坲蚵라 한다. 이 새의 염통은 욕망이다. 그것이 그것을 날게 한다.

남산 꼭대기에는 폭군 熙를 죽이고 희의 양아들 樂漬에게 죽임을 당한 희의 신하 圭가 사지가 잘린 채 높은 고목에 걸려 있는데, 영생의 저주를 받아 죽지 않고 살아 있어, 계불가가 날마다 날아와 그의 목마른 입에 폐수의 물을 한 모금씩 떠넣어준다. 규가 목말라 소리쳐 울면 마른번개가 쳐, 부근에 풀과 나무가 없다.

 

남산에서 북으로 4백 리 가면 洛山이 있는데, 초목이 없고 메마르다. 이 산에 사는 어떤 새는 날개가 하나이고 눈이 하나이고 발이 하나이다. 鷺鷺라 하는 이 새는 암수의 날개와 눈과 발이 하나로 합쳐져야만 날아갈 수 있다. 이것이 한번 지나가면 세상에 되는 일이 없다.

 

다시 북쪽으로 2백 리 가면 晟北山이라는 곳인데, 이곳의 어떤 짐승은 생김새가 돼지 같은데, 얼굴은 사람 같고, 눈이 네 개에다, 입이 앞뒤로 둘이고, 오리발을 하고 있으며, 그 소리는 사람이 되다 만 개 짖는 소리 같다. 이름은 蛔丈이라 한다. 이것이 나타나면 고을에 큰 도둑이 든다.

 

다시 북쪽으로 3백 리 가면 上溪山이 나온다. 초목은 자라지 않으나 물이 많다. 이곳의 어떤 짐승은 생김새가 긴꼬리원숭이 같은데, 앞발이 다섯이요 뒷발이 셋이다. 이름이 狗鯖이며, 소리는 나무를 찍는 듯하고, 이것이 나타나면 그 고을에 철거와 토목 공사가 많아진다.

 

다시 북쪽으로 2백 리 가면 水踰山이다. 수목이 울창하나 옛날에 많은 젊은 사람들이 죽어 묻힌 곳이다. 이곳의 어떤 새는 몸빛이 군청색이고, 부리가 희고, 발이 붉다. 이 새가 앉는 곳마다 붉은 꽃이 핀다.

 

다시 북쪽으로 한 백 리 가면 道峰山이라는 곳인데, 무늬진 돌이 많다. 이곳의 어떤 짐승은 생김새가 소 같은데, 엉덩이 쪽에도 머리가 달려 있어서 앞으로도, 뒤로도 나아가질 못하고, 눈이 뿔 끝에 달려 있다. 이것이 나타나면 귀양가는 선비가 많아진다.

 

다시 북쪽으로 4백 리 가면 天摩山이 나온다. 은빛 개가 날개 달고 하늘을 날아다닌다. 이 개가 짖으면 입에서 불덩어리가 나온다. 사람을 잡아먹는다.

 

다시 북쪽으로 5백 리 가면 招搖山이다. 이곳에는 바다 건너온 狌狌이들이 드글드글하다. 어떤 것들은 생김새가 사람 얼굴에 닭깃 같은 머리를 하고, 온몸에 노란 털이 났으며, 다리가 세 개인데 가운데 하나는 성기이다. 또 어떤 것들은 고릴라같이 새까맣다. 사람이 다가가면 잘 웃기도 하는데, 워낙 이 짐승들은 떼거리로 몰려 교미하기를 좋아하고, 난폭하다. 이것들은 고을의 젊은 여자들을 잘 잡아먹는다.

 

다시 북쪽으로 3백 리 가면 君子山이라는 곳인데, 가파르고 험하다. 군자산의 산신의 아들 乘노?은 그 형상이 사람의 얼굴에, 공룡의 몸을 하고 있다. 승농이 乞과 함께 崑崙의 남쪽에서 西熙를 죽이니, 이에 天帝가 군자산의 북쪽 玉溪라는 곳에서 그들을 죽였다. 걸은 큰 구렁이로 변했는데, 검은 비늘 무늬에 흰 머리와 호랑이 발톱을 하였다. 그 소리는 가느다란 어린이 울음 소리 같으며, 이것이 나타나면 큰 전쟁이 일어난다. 또 승농도 커다란 멧돼지로 변했는데, 등에 억센 갈기가 달리고, 붉은 발에 흰 대머리를 하고 있다. 그 소리는 마치 꾸짖는 것 같고, 이것이 나타나면 까닭 모를 살생이 자주 일어난다.

다시 북쪽으로 5백 리 가면 崇夷山이다. 寒天水가 여기서 나와 臨津水로 흘러간다. 푸른 새벽에 뭇새가 이곳에 날아와 알을 낳고 죽는다.

 

南山에서 崇夷山까지는 모두 10개의 산으로, 그 거리는 2,500여 리에 달한다. 이곳의 神들은 모두 사람의 머리에 짐승의 몸을 하고 있는데, 오른손에 붉은 뱀, 왼손에 푸른 뱀을 쥐고 있다. 그 제사에는 털빛 좋은 희생물로 한 마리 黃狗의 피를 바치고, 푸른 종이 돈을 제단에 올려 기원드린다. 젯멧살은 쓰지 않는다. 이 신들은 피와 돈을 좋아한다.

  

  

仁旺山經

 

仁旺山의 첫머리는 白岳山이다. 초목이 드물고 돌이 많다. 꼭대기에 큰 바위 세 개가 서 있다. 혹은 대머리산이라고도 한다. 금이 많이 난다. 이곳의 어떤 짐승은 여우같이 생겼는데, 턱이 뾰족하고, 귀가 없고, 꼬리가 40자나 된다. 이름을 豺狼이라 하며, 이것이 나타나면 집안이 망한다.

 

서쪽으로 한 백 리 가면 媿佛山이라는 곳이다. 이곳의 어떤 짐승은 생김새가 살무사 같은데 날개가 달려 있다. 사람의 말을 알아들어서, 그 싸우는 소리가 나면 정직한 자를 잡아먹는다. 義롭다는 말을 듣는 사람은 코를 베어 먹고, 악하고 못돼먹었다는 말을 듣는 자에게는 짐승을 잡아다 갖다 바친다. 이름을 蛇僕이라 하며 혹은 잡새라고도 한다. 이것이 나타나면 獄이 넘친다.

 

다시 서쪽으로 3백 리 가면 鞍山이 나온다. 뱀풀이 우거져 있다. 세상의 온갖 도둑들이 이곳에 들어와 사는데, 더러 신선들도 이곳에 내려와 더불어 살고 있다. 도둑과 신선들은 이곳에서 흘러나오는 靈川을 떠 마시고 이 물에 발도 닦고 목욕도 한다. 이 물을 마시면 두려움이 없어지고, 이 물에 몸을 담그고 나오면 온몸에 영롱한 광채가 난다. 靈川은 하늘로 흘러들어가 멀리 西海 구름 밑에 닿아 있다.

 

다시 서쪽으로 2백 리 가면 舞岳山이다. 刑武가 이곳에서 天帝와 신의 자리를 놓고 싸웠는데 천제가 그의 목을 잘라 무악산 동쪽에 묻었다. 그러자 목이 없는 형무의 젖꼭지에 눈이 나고, 배꼽에 입이 생겨났다. 형무는 도끼와 방패를 들고 하늘로 쳐들어갔다. 무악산에 늘 붉은 구름이 끼어 있다.

 

다시 서쪽으로 4백 리 가면 老姑山이라는 곳인데 나라에 큰 가뭄이 들면 이곳에서 여자 무당을 태워 죽인다. 기슭에는 늙은, 흰 도마뱀들이 날아다닌다.

 

다시 서쪽으로 한 백 리 가면 臥牛山이 나온다. 남쪽으로 漢水가 흐르고 서쪽으로는 合井이라는 큰 못이 있다. 이 못에서 여인들이 목욕을 하고 나오면 아이를 밴다. 만약 사내 아이를 낳으면 3년 만에 아이가 죽어버렸다. 女人國이 이 못의 인근, 新村에 있는데 두 여자가 한몸에 산다.

다시 서쪽으로 5백 리 가면 日山이라는 곳이다. 해와 달리기 시합을 하여 이기면 新帝가 되기로 한 大周가 이곳에서 해와 경주를 했는데, 일산에서는 아침에 해가 세 개나 떴다. 해질 무렵 목이 말라 한수를 마시러 갔다가 거기에 도착하기 전에 목말라 죽었다. 그가 꽂고 쓰러진 지팡이가 변하여 눈부신 桃林이 되었다.

 

다시 서쪽으로 3백 리 가면 松秋山이다. 소나무, 잣나무가 많다. 여기서는 송충이가 황소만하다. 또 여기서는 지렁이를 뱀이라 하고 뱀을 용이라 한다. 밤에는 쥐가 검은 우산 같은 날개를 쓰고 날아다녔다. 세상에서는 이 쥐를 蜚語라고도 부른다.

 

다시 서쪽으로 7백 리 가면 汶山이라는 곳인데, 북쪽으로 臨津水가 흐르고, 이 물은 서해로 들어간다. 이곳에는 이름을 氣蛇라 하는 큰 뱀이 있는데, 꼬리인 신촌에서 머리인 문산까지 무려 1,500리나 되는 긴 몸을 갖고 있다. 움직일 때 귀에서 푸른 안개가 나며, 숨을 내쉬면 거센 西風이 분다. 또 이곳에는 흰 狌狌이, 검은 狌狌이들이 코끼리만한 두꺼비를 타고 다니는데, 이 두꺼비가 침을 쏘면 사람이 죽고 나무가 시들었다. 성성이들이 임진수를 지키고, 기사는 임진수를 건너지 못한다.

 

다시 서쪽으로 4백 리 가면 백령산이 있다. 백령산이 바다 한가운데 떠 있고, 뻘밭에서 게 한 마리가 西海를 바라본다.

 

다시 서쪽으로 5백 리 가면 張吉山이라는 곳이 나온다. 서쪽으로 서해에 임해 있고 북쪽으로 끝간데 없는 雪原이다. 침엽수가 울창하다. 이곳의 어떤 새는 몸 빛깔이 상복을 입은 듯 희고, 부리와 발이 붉기가 불꽃 같다. 이름을 雪羲라 한다. 한 어머니가 있었는데, 어린 아들이 臨津水를 건너다 물에 빠져 돌아오지 못했다. 45년을 기다리다 어머니도 죽고, 그녀가 설희가 되어, 예나 지금이나 張吉山의 나무와 돌을 물어다가 임진수를 메우는 것이다.

 

인왕산에서 장길산까지는 모두 11개 산으로 거리가 3,500여 리에 달한다. 이곳의 神들은 모두 사람의 얼굴에 짐승의 몸을 하고 있다. 그러나 신들의 싸움이 그칠 날이 없어 제사 따위는 올릴 수도 없다.

 

 

無等山經

 

동쪽에서 무등산으로 들어가는 첫머리는 꼬두메이다. 본디로는 꽃두메이며 혹은 잣고개라고도 한다. 봄날 산허리에 진달래 참꽃이 만발하여 첫 햇살이 비추며, 마치 온산에 붉은 비단 치마를 펼쳐놓은 듯하다. 이 참꽃을 술 담가 먹으면 매맞아 얼든 데를 낫게 할 수 있다. 꼬두메를 넘으면 사람 없는 딴 세상이다.

 

십여 리 들어가면 밤실이라는 곳인데, 맑은 계곡물에 어디선가 복사꽃잎 떠내려오고, 복사꽃 陰影에 꿀벌이 잉잉댄다. 또 온 골마다 밤꽃 향내 가득하다. 이곳의 어떤 풀은 생김새가 水蓮 같은데 푸른 꽃이 핀다. 이것을 먹으면 좀체 배가 고프지 않다. 이름을 芙芝라 한다.

다시 2십 리 들어가면 삿갓골이 나온다. 이곳의 어떤 나무는 생김새가 등나무 같은데 바람 불면 보랏빛 꽃망울에서 쟁쟁한 은방울 소리가 멀리까지 들린다. 이름을 鈴木이라 하며, 이 꽃을 찧어 바르면 칼로 찔리거나 베인 살이 흔적도 없이 아문다.

 

다시 시오리 들어가면 靑鶴峰이 있는데, 그 둘레에 솔숲이 사방 십리에 달하며, 靑松 위 한 떼의 흰 새들이 졸고 있다. 이 숲에는 기이한 풀과 열매가 많다. 靈草라고 하는 풀은 그 잎이 서로 겹쳐 나고, 꽃은 노랗고, 열매는 까만 염소똥 같은데, 이것을 먹으면 몸에 砲丸을 맞아도 안 다치며, 멀리 걸어도 발이 부르트지 않는다. 또 어떤 풀은 줄기가 길고 잎이 둥글게 세 겹으로 나 있으며, 붉은 꽃이 핀다. 이름을 焉酸이라 하며, 이것으로 毒을 없앨 수 있다.

 

다시 5십 리 들어가면 洗人 폭포가 있다. 이 물을 맞으면 신경통이 낫는다. 폭포 아래 큰 못이 있는데, 여기에 매달 보름이면 선녀들이 내려와 滿月을 깨끗이 닦아, 하늘로 밤새 굴리고 올라간다.

 

다시 3백 리 들어가면 가파르고 험한 石徑이 나온다. 닥나무, 개암나무, 도토리나무가 우거지고, 기암 절벽에 이상한 풀과 열매가 많다. 어떤 풀은 잎이 삽처럼 생겼는데, 꽃이 희고, 열매가 검은 머루같이 생겼다. 이름을 瑤草라 하며, 이것을 먹으면 가위눌리지 않는다. 또 어떤 풀은 잎이 다섯 갈래이고, 노란 꽃에, 붉은 열매를 맺는다. 祝餘라고 하는 이 열매를 먹으면 큰 슬픔이나 원한을 삭일 수 있다. 또 잎이 엉겅퀴 같고, 푸른 꽃에 털이 난 흰 열매를 맺는, 岡草라 하는 풀은 미침병을 낫게 한다. 또 山미나리는 먹을 때 지독한 구린내가 나나, 세상 시름을 잊게 해준다. 어리석음증을 잡아주고, 어지럼증을 가시게 해주고, 미움증을 없애주는 이러이러한 풀과 열매와 뿌리들은 깎아지른 절벽의 바위 틈에, 가시덤불 속에 있다. 무릇 藥은 아프나니, 이 藥山 위에는 새로 이름을 기다리는 수많은 풀꽃들이 자란다.

 

다시 5백 리를 들어가면 上峰이 나온다. 멀리 만리 밖 長城에서 바라보아 흡사 어느 슬픈 巨人이 있어 등을 돌려 눈물 흘릴 제 그 막막한 어깨처럼 드넓고 평평한 등성이가 바로 이 상봉이다. 無等이라는 이름은 이에 따름이다. 무등은 끝이 안 보이는 갈대밭으로 덮여 있는데, 목화솜 같은 갈꽃이 수시로 바람에 날려 새털구름이 된다. 세상은 아득하고, 갈대 구름 위로 난새가 높이높이 난다.

 

다시 4백 리를 들어가면 瑞石이 있다. 이곳에는 아침 풀잎의 甘露를 마시며, 살결이 白雪마냥 희고 그 부드러움이 어린 계집 아이 같은 신선들이 어슬렁어슬렁 소요한다. 수풀에는 수줍은 天桃가 남모르게 홀로 붉어가고, 새끼 밴, 잠자는 암사슴 곁을 호랑이가 바스락거리는 발소리를 죽여 지나간다. 한 신선이 있어, 하루는 歲月의 날아가는 화살과 내기를 하였다. 신선이 이 서석 앞에 당도 하니 이틀 뒤에 그 화살이 날아와 서석 바위에 박혔다.

 

다시 백 리를 들어가면 春雪軒이라는 곳인데, 신선들이 歌舞를 즐기는 곳이다. 봄눈에 찍힌 새 발자국 같은 찻잎, 따다 마시면 비로소 無音이 들린다. 끓는 물주전자 있으니 푸른 솔밭이 아주 멀고, 芭蕉 부채 아래 숯불처럼 마음 더욱 붉다.

다시 백 리를 들어가면 立石帶에 닿게 된다. 이곳이 上上峰으로 올라가는 들머리이며, 거기에는 신선들이 하늘로 오르내려 다니던 계단의 첫 壇이 있는데, 그러나 이름을 來耳多라고 하는, 커다란 잠자리 모양의 검은 곤충이 지키고 있어, 아무도 접근할 수가 없게 되었다. 北冥에서 쫓겨온 마왕 米狗가 상상봉을 차지한 까닭이다. 입석 아래로는 사시사철 나뭇가지에 시려운 눈꽃이 피어 있다.

 

立石을 동쪽으로 돌아 和順으로 5백 리 가면, 雪舟寺에 다다른다. 수천 년 이래 謫仙들이 이곳에 모여 다시 세상으로 나갈 채비들을 하고 있다. 길 가는 이들은 뒤돌아보지 않는다. 돌아보면 모든 자취는 지워져 있고 追億은 迷路이느니, 다시 세상으로 나아가는 雪舟 뱃전에 風雲이 물결 되어 출렁일 따름이다.

 

그러므로, 길 가는 이들이여

그대 비록 惡을 이기지 못하였으나

藥과 마음을 얻었으면,

아픈 세상으로 가서 아프자.

  

  

- 황지우 

  

                                                                                                                                 

                   


- 편집하는 말,   

   

황지우의 '山經'을 모처럼 꺼냈다. 이 詩가 내게 갖는 의미는 무얼까... 

오가는 데만 꼬박 일곱 시간이 걸린 대전으로의 1박2일은 예상과는 달리 꽤나 무거운 마음을 안고 도로 집으로 들어선다. 부모님을 뵈었고, 모처럼 가족들을 만났고... 새벽에는 내 지난 시절들과 또 앞으로의 나날들에 대한 막막함과 근심거리들을 떠올리며 그랬었나 보다. 늘 짧기만 한 체류 역시 한사코 손사래를 치시는 부모님을 뒤로 한 채 일산까지 도로 향하는 무거운 마음, 빚... 

연말이다. 기나긴 연차를 동반했음에도 벌써 사나흘이 훌쩍 지난 모양. 올 한해를 어떻게든 제대로 정리해내고 또 그것을 방편삼아 내년을 기획하고 도모할 일은 한참이나 필요할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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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http://blog.daum.net/dante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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