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잡동사니/뉴스레터

2015년 12월 31일 (목)

단테, 2015. 12. 31. 00:46

글 / 아듀! 2015년   


- 오늘의 편지,   

   

   

   

목재소에서 

  

      

고향을 그리는 생목들의 짙은 향내 

마당 가득 흩어지면 

가슴속 겹겹이 쌓인 그리움의 나이테 

사방으로 나동그라진다 


신새벽, 

새떼들의 향그런 속살거림도 

가지 끝 팔랑대던 잎새도 먼 곳을 향해 날아갔다. 

잠 덜깬 나무들의 이마마다 대못이 박히고 

날카로운 톱날 심장을 물어뜯을 때 

하얗게 일어서는 생목의 목쉰 울음 


꿈속 깊이 더듬어보아도 

정말 우린 너무 멀리 왔어 

눈물처럼 

말갛게 목숨 비워 몇 밤을 지새면 

누군가 내 몸을 기억하라고 달아놓은 꼬리표 

날마다 가벼워져도 


먼 하늘 그대, 

초록으로 발돋움하는 소리 들릴 때 

둥근 목숨 천천히 밀어올리며 

잘려지는 노을 

어둠에도 눈이 부시다 

 

 

- 박미란, 1995년 신춘문예 

  

     


                        

                                                                                                                        

                   


- 편집하는 말,   

   

2015년이 저물고 드디어 '병신년' 새해가 밝는구나. 오욕의 세월과 시절들도 모두 기억이 된 채 또 새로움을 맞는 기분은 한편으로 절묘하고도 또 한편으로는 슬프기도 한데, 추억을 기억삼아 꺼낸 세밑에서 새로운 행복의 실마리를 찾아낼까. 모르지... 

길고 긴 연차들도 벌써 삼분의 이를 지났고, 또 며칠 후부턴 새로운 일과가 시작될 터. 무려 20년전 새해 첫아침을 열던 신춘문예 당선작을 읽던 그 기억을 꺼내는 마음가짐은 또 한편으로 새롭구나. '등단'을 꿈꾸던 한 청년도 어느덧 변변치 못한 직장인으로의 삶을 20년 가까이 지낸 셈. 이제부터 또 어떤 다른 꿈을 쫓아 새 시간들을 영글게 될까. 짐짓 기대도 실망도 없이 시도할만한 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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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http://blog.daum.net/dante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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