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잡동사니/뉴스레터

2015년 12월 7일 (월)

단테, 2015. 12. 7. 01:37

글 / 용산... 쌍용차, 그리고 '노동개악'           


- 오늘의 편지,   

   


  

서울의 예수  

  

   

1

예수가 낚시대를 드리우고 한강에 앉아있다 강변에 모닥불을

피워 놓고 예수가 젖은 옷을 말리고 있다 들풀들이 날마다

인간의 칼에 찔려 쓰러지고 풀의 꽃과 같은 인간의 꽃 한 송이

피었다 지는데, 인간이 아름다워지는 것을 보기 위하여, 예수가

겨울비에 젖으며 서대문 구치소 담벼락에 기대어 울고 있다

  

2

술 취한 저녁 지평선 너머로 예수의 긴 그림자가 넘어간다

인생의 찬밥 한 그릇 얻어먹은 예수의 등 뒤로 재빨리 초승달

하나 떠 오른다 고통 속에 넘치는 평화, 눈물 속에 그리운 자유가 

있었을까 서울의 빵과 사랑과, 서울의 빵과 눈물을 생각하며

예수가 홀로 담배를 피운다 사랑의 이슬로 사라지는 사람을 보며, 

사람들이 모래를 씹으며 잠드는 밤 낙엽들을 떠나기 위하여 

서울에 잠시 머물고, 예수는 절망의 끝으로 걸어간다

  

3

목이 마르다 서울이 잠들기 전에 인간의 꿈이 먼저 잠들어

목이 마르다 등불을 들고 걷는 자는 어디 있느냐 서울의 등길은

보이지 않고, 밤마다 잿더미에 주저 앉아서 겉옷만 찢으며 우는 자여

총소리가 들리고 눈이 내리더니, 사랑과 믿음의 깊이 사이로 첫눈이 

내리더니, 서울에서 잡힌 돌 하나, 그 어디 던질 데가 없도다 

그리운 사람 다시 그리운 그대들은 나와 함께 술잔을 들라 

눈 내리는 서울의 밤하늘 어디에도 내 잠시 머리 둘곳이 없나니,

그대들은 나와 함께 술잔을 들고 어둠속으로 이 세상 칼끝을 

피해 가다가, 가슴으로 칼끝에 쓰러진 그대들은 눈 그친 서울밤의

눈길을 걸어가라 아직 악인의 등불은 꺼지지 않고, 서울의 새벽에 

귀를 기울이는 고요한 인간의 귀는 풀잎에 젖어 목이 마르다 

인간이 잠들기 전에 서울의 꿈이 먼저 잠이 들어 아, 목이 마르다

  

4

사람의 잔을 마시고 싶다 추억이 아름다운 사람을 만나, 소주잔을

나누며 눈물의 빈대떡을 나눠 먹고 싶다 꽃잎 하나 칼처럼 떨어지는

봄날에 풀잎을 스치는 사람의 옷자락 소리를 들으며, 마음의 나라보다

사람의 나라에 살고 싶다 새벽마다 사람의 등불이 꺼지지 않도록 

서울의 등잔에 홀로 불을 켜고 가난한 사람의 창에 기대어 서울의

그리움을 그리워하고 싶다

  

5

나를 섬기는 자는 슬프고, 나를 슬퍼하는 자는 슬프다

나를 위하여 기뻐하는 자는 슬프고, 나를 위하여 슬퍼하는 자는

더욱 슬프다 나는 내 이웃을 위하여 괴로워하지 않았고,

가난한 자의 별들을 바라보지 않았나니, 내 이름을 간절히 부르는

자들은 불행하고, 내 이름을 간절히 사랑하는 자들은 더욱 불행하다

 

 

- 정호승 

 

                                   

                   


- 편집하는 말,   

      

지난 정부에 용산 참사가 있었고 또 쌍용차 사태가 있었다. 시대와 사회가 갖는 상징적 아픔들이야 이들 말고도 또 여럿이 있겠지만, 적어도 '돈'이 '사람'을 죽일 수도 있다는 걸 일깨운 사건들. 

이번 정부에 들어서자 아예 '노동개혁'을 가장한 '노동개악'이 연말까지를 목표로 일사불란하게도 추진되고 있는 모습. 이를 막아선, 쉽게 말해 "총대를 멘" 이가 바로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다. 그가 누군가? 바로 쌍용차 지부장 출신이요, 첫 직선제 민주노총 위원장이다. 노동현실의 상징. 

한상균 위원장이 지난 1차, 2차 민중총궐기 집회를 불법적으로 주도했다며 언론마다 그가 은신해 있는 조계사 풍경을 하루도 빠짐없이 연신 내보낸다. 마치 당장 잡아들이라는 경고처럼... 정작 그 메시지들 속에서 오히려 이천만 노동자의 숨통을 옥죄는 자본의 지령을 더 노골적으로 느낀다. 

노동법 개정시한을 연말까지로 못박는 대통령과 집권세력의 움직임 또한 분주하기만 하고, 한겨울 투쟁을 불사하는 노동계의 절박한 몸짓도 어쩌면 이번 연말이 최대 고비이자 분수령이 될 전망. 

 

- 조계사 신도회가 제시한 12월 6일이 지났고, 이제 또 한차례 일촉즉발의 긴장감 속인 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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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http://blog.daum.net/dante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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