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잡동사니/뉴스레터

2015년 11월 30일 (월)

단테, 2015. 11. 30. 22:16

글 / '송곳' 다음    


- 오늘의 편지,   

   

 

 

따뜻한 적막 

 

 

아직은 제 풍경을 거둘 때 아니라는 듯

들판에서 산 쪽을 보면 그쪽 기슭이

환한 저녁의 깊숙한 바깥이 되어 있다

어딘가 활활 불 피운 단풍 숲 있어 그 불 곁으로

새들 자꾸만 날아가는가

늦가을이라면 어느새 꺼져버린 불씨도 있으니

그 먼 데까지 지쳐서 언 발 적신들

녹이지 못하는 울음소리 오래오래 오한에 떨리라

새 날갯짓으로 시절을 분간하는 것은

앞서 걸어간 해와 뒤미처 당도하는 달이

지척 간에 얼룩지우는 파문이 가을의 심금임을

비로소 깨닫는 일

하여 바삐 집으로 돌아가면서도

같은 하늘에서 함께 부스럭대는 해와 달을

밤과 죽음의 근심 밖으로 잠깐 튕겨두어도 좋겠다

조금 일찍 당도한 오늘 저녁의 서리가

남은 온기를 다 덮지 못한다면

구둘 한 장 넓이만큼 마음을 덥혀놓고

눈물 글썽거리더라도 들판 저쪽을

캄캄해질 때까지 바라봐야 하지 않겠느냐

 

           

- 김명인 

   

          

                   


- 편집하는 말,   

     

"누구한테 제일 감정이입이 되던가? 이수인도, 구고신도 아닌, 정민철 부장이더라"는 말... 

그렇게 개돼지처럼 사는 삶이면 참으로 비루하고 또 비루할 일이겠지. 그러면 '대안'은? 

  

어제 오늘, 줄곧 이 생각들을 했나 보구나. 마음이 먹먹한 채 켜켜이 쌓인 울분과 자괴감, 

세상은 이토록 만만치도 않으며 또 내 편이 될 까닭도 없으므로... ; 스스로 알아서 할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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