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잡동사니/뉴스레터

2015년 11월 22일 (일)

단테, 2015. 11. 22. 20:08

글 / 겨울비... 초입      


- 오늘의 편지,   

 

  

  

사소한 물음에 답함  

 

 

어느 날

... 한 자칭 맑스주의자가 

새로운 조직 결성에 함께하지 않겠냐고 찾아왔다

얘기 끝에 그가 물었다

그런데 송동지는 어느 대학 출신이요? 웃으며

나는 고졸이며, 소년원 출신에

노동자 출신이라고 이야기해 주었다

순간 열정적이던 그의 두 눈동자 위로

싸늘하고 비릿한 유리막 하나가 쳐지는 것을 보았다

허둥대며 그가 말했다

조국해방전선에 함께 하게 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하라고.

미안하지만 난 그 영광과 함께 하지 않았다


십수년이 지난 요즈음

다시 또 한 부류의 사람들이 자꾸 

어느 조직에 가입되어 있느냐고 묻는다

나는 다시 숨김없이 대답한다

나는 저 들에 가입되어 있다고

저 바다물결에 밀리고 있으며

저 꽃잎 앞에서 날마다 흔들리고

이 푸르른 나무에 물들어 있으며

저 바람에 선동당하고 있다고

가진 것 없는 이들의 무너진 담벼락

걷어차인 좌판과 목 잘린 구두,

아직 태어나지 못해 아메바처럼 기고 있는

비천한 모든 이들의 말 속에 소속되어 있다고

대답한다 수많은 파문을 자신 안에 새기고도

말없는 저 강물에게 지도받고 있다고

     

  

- 송경동  

 

          

                   


- 편집하는 말,   

     

일기예보가 때때로 꼭 들어맞는 때가 있지... 오늘이 딱 그렇구나. 

하루종일 내내 찌뿌둥한 하늘이 기어코 늦은 저녁부터 비를 내리기 시작했다. 

벌써 11월도 하순만을 남겨놓고, 어쩌면 이미 '겨울비'라 해도 낯설지가 않을 

그 비를 맞으며 우두커니 잠시 서 있다. 


드라마 "송곳"을 보면서도 어쩌면 내 삶이 저토록 진정성어린 가치가 있을까? 

스스로 되묻게 되고, 때때금 부끄러워진다. 

그저 잘 살고 볼 일이다. 

                                                             


- 블로그의 글,     

- 인터넷의 글,     

- 그밖의 말들,      


* 글, http://blog.daum.net/dante21                     


'- 잡동사니 > 뉴스레터'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5년 11월 29일 (일)   (0) 2015.11.29
2015년 11월 23일 (월)   (0) 2015.11.23
2015년 11월 20일 (금)   (0) 2015.11.20
2015년 11월 19일 (목)   (0) 2015.11.19
2015년 11월 18일 (수)   (0) 2015.1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