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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온난화'가 전지국적 화두가 된 게 어느덧 십수년이 더 흘렀다.
여전히 화석연료 중심의 에너지로 버티고 있다는 게 다행이요 재앙인 지구,
헐리우드 영화계에서도 이를 다룬 작품들은 여럿 있었지만 "인류가 인류끼리 서로 죽이는 방식"을
지구 살리기 운동의 일환으로 사고하다니! 이 창조적인 끔찍한 발상이 가능하다는 게 믿기지 않는,
충분히 그럴만한 인간들이 버젓이 살고 있는 게 또한 이 지구다.
영화 "킹스맨"에서 다룬 가볍지 않을 주제는 때때로 인간이 인간을 죽이는 장면마다 등장한
지나치도록 경쾌한 록 음악의 향연 속에 잔인할만큼 냉정한 현실인식을 담는다.
영국 특유의 '댄디즘'이랄까... 그 속에서도 멋을 찾는 사람들이 정작 살인 앞에서 의연하다는 건
충분히 그만큼 잔인할 수 있는 인류의 이념과 '합리성'에 기초해 있다.
휴머니즘을 바탕으로 하지 않는 한, 그 '합리성'은 끔찍한 괴물이 된다.
지난 20세기 역사를 통해 가장 크게 깨달았던 교훈이 아니던가... 그래도 여전히 정신 못차린다.
큰일이다.
그래서, 이 영화를 짐짓 무슨 대단한 의식을 갖고 보면 절대 안된다.
그저 한편의 오락영화 내지는 살인영화 정도로만 본다면, 꽤나 재미있고 신날만도 하다.
엔터테인먼트의 진화는 때때금 어눌한 양심한테 상당히 큰 모멸감과 당혹감은 선사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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