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테노트/문학노트

모처럼 꺼내 읽는 창비 영인본,

단테, 2010. 9. 19. 02:48
    

Riff & Cafe :  


* 이루마 - When The Love Falls (Live, 광화문)

* 이루마 - When The Love Falls (Live, 경인TV)

* 이루마 - When The Love Falls (Original)

* 이루마 - When The Love Falls (Raining ver.)

* 이루마 - Loanna

* 이루마 - Kiss The Rain

* 넬 - 기억을 걷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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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구독 회원인 덕분에 창비 eBook을 이리 쉽게 열람할 수 있는 건 정말 축복이다.

 

한동안 켜켜이 내 책장을 수북히 쌓고만 있어온 창비, 이제 이 종이책들도 서서히 그 자리를 물려주고

역사의 오솔길로 아스라히 사라지게 될 테지... 오늘밤만은,

  

창비 '68년 겨울호...... 내가 태어나기도 전에 나온 이 詩를 모처럼 찬찬히 살펴볼 기회를 얻었구나,  

(사실은 함께 실렸던 "컬럼버스여 아메리고여"를 꺼내 읽다가 우연찮게 다시 조우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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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悲歌비가

 

 

최 하 림

 

 

 

  흔들리고 증오스런 달빛이 확신의 지방으로 흐르는 밤에

  우리들은 무슨 까닭으로 깨어 있었던가

  우리들은 그를 사랑했던가

  아니다 이제는 버릴 수 없는 쓸쓸하디 쓸쓸한 밤이여

  외로움이 그를 가게 한 뒤로 밀려드는 눈물의 안개

  그리고 제방을 따라 흐르는 물결소리

  소리는 더욱 크고 높게 울부짖는다

  그리하여 울고 있는 등어리를 물들이면서

  희미한 안개같이 어둠이 내리고

  한줌의 희망도 없이 내리고 내리는

  울음을 듣는 우리의 귀를

  우리의 소리에로 집중하게 하고

  보아라 칼 아래 잠든 밤이여

  사랑의 아름다움을 알고 바라던 밤이여

  소리가 지날 때마다 사방은 해초처럼 설레고

  마음이 심하게 흔들리기 시작하였으므로

  진정하여야겠다. 확실한 많은 시간들이

  기다려 있을 테니까 그때를 위하여

  슬픔을 버리고 헛된 눈물을 버리고

  흐느끼듯한 진실을 만들어야겠다.

  깊고 침침하게 흐르는 바다로 바다로 가

  일대를 조용하게 할 질문의 소리를 들어야겠다.

  먼 현실로 돌아가 내가 나일 수 있다면……

  내가 나일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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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에 비하자면 상당히 많이 개작된 듯한 분위기인 위 詩를 읽어보는데, 그럼에도

그만이 갖는 여린 감수성의 세계는 여전히 상처입은 들풀처럼 아름답고 가녀리다...

 

 

 

이제 천천히 잠들자, 떠나간 그를 애도하면서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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