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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호한 주제, 짬짜미가 갖는 야릇한 입맛

단테, 2009. 9. 28. 15:20

 

 

 

하나TV에서 돈을 주고 사서 본 영화 <차우>는 그 예고편에서 드러난만큼의 호러 무비적 성격보다는, 거꾸로

짐짓 점잖은 투로 시작해 "승진"이란 말 한마디에 마치 미션 임파서블마냥 순식간에 저돌적이며 즉흥적

용맹무쌍함을 펼쳐보이는 엄태웅의 액션들이 빛을 발했던 모양이다.

 

더군다나 마치 <살인의 추억>마냥 너스레를 떨면서 공포 분위기를 한것 자아내다가, 어느 순간 갑작스레

유머러스한 분위기를 표출하는 부조화의 장면들이 군데군데 실소를 자아내게 만드는데... 이를 감독의 고유

권한 내에서 해결해야 할지, 혹은 작품성이 갖는 부적절함의 비난 대상이어야 할지조차 고심스럽다.

 

마치 중국집에서 매운 짬뽕을 먹다가 어느 순간 달콤한 짜장면의 면발을 기억케 만드는, 짬짜미라는

신종 메뉴가 갖는 부조화의 극치만큼 이 영화에서 나는 공포라는 모티브보다는 유머와 홍상수식의 시니컬,

또는 다소 조악한 형태로서의 환경운동과도 같은 메시지들을 읽는다. 관객의 수준이 낮아서일까?

 

 

아무튼, 짬을 내 손수 볼만큼 대단한 영화라기보단 그저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킬링타임으로 더 적절해

보일만한 영화 한컷.

 

 

차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