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도 비슷한 말을 했었는데, 이 드라마의 최고 수혜자는 다름아닌 '국민남동생' 승기다.
첫 장면에 등장하는 공항에서의 귀국장면, 그리고 가방이 뒤바뀐 채 결국 운명까지 서로 얽히게 되는 두 주인공의
등장은 의미심장하게도 공항이다. (이는 혹시 나중에, 다시금 공항 장면의 설정을 통한 이별을 암시하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아무튼, 대략 줄거리는 그렇다. :
후처로 살면서 명품을 스스럼없이 사들이는 남부럽지 않은 생활 속의 배성희 (김미숙), 하지만 아무도 그녀의
전남편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한편,
공항을 나선 고은성 (한효주)과 선우환 (이승기)은 각각 서로 가방이 뒤바뀐줄도 모른 채 공항을 나선다.
선우환의 오랜 여동생 유승미 (문채원)가 반갑게 인사를 하려다 고은성이 함께 등장하자 흠칫 놀라며 얼굴을 숨기고,
그렇게 서로 엇갈린 채 각자 자기들을 배웅나온 사람들과 만나게 된다. 공항 첫 장면.
서로 차를 타고 공항고속도로를 질주하다 환이 버린 커피 종이컵이 은성이 몰고 가던 승용차 앞유리에 부딪치며 둘의
경쟁적인 질주장면이 시작된다. 결과는 훨씬 더 극단적인 성격의 소유자 환의 급브레이크에 의한 승리 (받을 테면
받아봐라는 식의 그 눈빛, 가히 환의 성격을 대변하는 장면이라 할만한)
한편, 은성의 아버지인 고평중 (중견배우인데 이름은 또 까먹었구나) 사장은 회사 부도를 막기 위한 몸부림 속에
며칠째 전전긍긍하던 중이다. 심지어 후처인 배성희 (김미숙)의 끔찍하도록 저주스런 바가지마저도, "어떻게든,
당신 심장을 꺼내 팔아서라도 그 부도 막아!" ...... 그녀의 성격을 대변하는 대사 한줄,
아무튼, 환을 기다리다 호텔에 묵게 된 것을 안 진성식품 사장 장숙자 (반효정)는 실망감을 감출 길 없고,
가족들과 만난 은성은 여전히 해맑다.
- 한 장면. 첫회에서 제일 아름다웠던 장면이기도 한데, 그건 바로 은성이 귀국 후 돌아가신 어머니 산소에서 했던 말.
...... (은성이 은우한테 CD를 켜라고 하자, 은우는 좋아하며 한마디 대사를 꺼낸다.)
(은우가 하는 대사, 노래를 소개하는 장면) "작곡, 고은우, ...... 제목은, ...... <그리운 누나>......" (CD를 켠다. 연주곡)
은성 : "봐, 엄마...... 은우가... 그리움도 알아요...... (웃으며) 은우야... 그리움이 뭐야..."
은우 : "그리움?...... (바로 그것인 듯한 표정으로) ...... (그리운 미소로) 그리움...... 보고싶다......"
은성 : "(다른 대사 후, ...... 웃으며) 화이팅" (은우에게 기대며 다사로운 남매의 모습의 산소의 풍경과 어우러진다.)
작곡 - 고은우, 제목 - 그리운 누나 ......
: OST라고는 하나, 이 노래의 아름다운 선율이 CD카세트를 통해 울려퍼지는 산소에서의 풍경은, 동화보다도 아름다운
장면으로 기억해두고 싶다.
......
한편, 남편 몰래 승미 명의로 된 등기권리증을 움켜쥔 채 고심하게 되는 백성희 (아마도 유추컨대 이 대목을
미루어 볼 때, 음대 교수님 지도로 피아노를 연습하던 고은우의 수강비를 착복했던 건 사실이다. 그렇다고, 또
그게 얼마나 된다고 훗날 밝혀질 강남 아파트 한채를 살 돈이 되겠는가?... 아마도 또 다른 착복도 있었던 듯),
바뀐 가방을 찾으려 환을 만나기 위해 애쓰는 은성의 모습도 참 갸륵하지만, 성격마냥 그걸 못 참고 연신 이리
저리 '뺑뺑이'를 돌리는 환의 태도 또한 못났기는 마찬가지, 심지어 술값까지 대신 계산하라고 불러낼만큼 그
오만방자함은 하늘을 찌른다.
결국 이렇게 한방, 얻어맞는다.
그 와중에 결국 부도를 막아내지 못한 은성 아빠는 친구가 준 돈봉투를 주머니에 넣어둔 채 연신 소줏잔을
기울이게 되고, 이를 지켜보던 강도한테 린치를 당해 결국 모든 돈과 반지, 시계 따위도 뺏기게 되었고,
그런데, 여기서 큰 반전이 생겨버린다. 그 도둑 (강도) 나리가 그만 노래방에 놀러갔다가 화재사고로
사망했다는 뉴스가 터진 거다. 시계랑 반지 따위 등 덕분에 모두가 그를 고평중 사장으로 착각하는,
그 와중에도 남편의 생명보험금을 생각해내는 백성희, 정말 대단한 여자다.
한편 은성은 계속해서 환에게 가방을 돌려달라고 애원을 하지만,
백성희에게서 듣게 된 아버지의 죽음, 그 앞에서 그만 그녀의 무참하게 무너져버리는 첫회.
- 이 정도 줄거리면, 뭐 처음 시작치곤 꽤 많은 단추들을 꺼내놓는 셈이다.
360만원짜리 술값을 계산해내야 하는 저 술집, 설정치고는 좀 과하다 싶을 정도로 심했다.
- 아주 '먼 나라' 얘기더구나...
은성한테 한대 맞고 또 준세형한테 쓴소리까지 듣게 된 환의 저 표정, 정말 가관이다.
한편, 아빠한테 자기가 전공을 몰래 푸드 스타일리스트로 바꿨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헛헛한 마음을 달래고 있던
은성의 모습, 그녀 역시 "하고 싶은 일"과 인생의 소중함을 잘 깨우친, 하지만 그럼에도 너무나 순수함 그 자헤다.
서울 법대를 나와, 사시까지 패스했는데,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아버지의 권유마저 뿌리친 채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박준세 (배수빈)라는 캐릭터가 솔직히 개인적으로는 가장 감정이입을 잘 되는 편, 비슷하거나 혹은 닮고 싶거나,
아무튼, 참혹한 사태를 겪는 순간, 그녀의 표정을 잊을 수가 없다... 첫회의 마지막 장면이 그래서 이 포스트의 메인 컷이다.
P.S. 소감이나 감상을 적기엔, 첫머리가 너무 길었구나. 다음은 좀 더 가볍게, 좀 더 내 느낌대로...
※ 주요 출처 : (사진들을 모아둔 곳들 중심으로)
http://manzzang.tistory.com/163
http://blog.naver.com/seeangel1/80067869241
http://blog.naver.com/jk00sky/400662795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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