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징가 계보학>, 권혁웅, 창비
책을 읽는다는 게 말처럼 그리 쉽지만은 않은 것이다. 게다가 요즘처럼 시간에 늘 쫓기듯 지내는 일상에서는 이를 악문 의지가 아니고서야 마음먹은만큼 제대로 책이 읽힐 리가 만무하다. 아무튼 통근시간의 짬을 빌어 읽어낸 이 시집에서 나는 꽤 낯선 신선함을 맨처음 발견했었을 거다. 그리고, 책의 맨 마지막 페이지를 덮었을 때는 무언가 모를 아쉬움이 진하게 배어온다. 그 아쉬움이 과연 무엇이었을까를 되쫓는 생각들, 아마도 뛰어난 '전형'으로 승화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었거나 아니면 그렇게 빚어낸 한 패턴 내지 유형에 대한 점수가 그다지 높지 못해서였을까. 창비시선으로 묶인 이 시집은 흡사 민음사판이거나 예전의 세계시인총서던가? (지금은 잘 모르겠구나) 쯤을 닮았다고 해야 정상일 테지. 마징가만큼 또렷한 개성, 마징가처럼 마냥 '우리 것'이라고 좋아만 할 순 없는 무언지 모를 이질감 따위? 거나... 등등, (이를 일컬어 송기원이 말한 '위악'을 떠올렸을까? 혹은 어떤 후배를 연상케 만든 '처연한' 신파였거나) 그게 좀 더 '건강했으면' 하는 아쉬움 따위... 정도인가 싶다.
- 후배를 이끌기 위한 독려의 분위기에선 절대 금물. 시간의 여유를 위한 낯선 시도 따위로 족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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