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테노트/- 사람과 사람 사이

대답없던 날들을 위해

단테, 2019. 7. 16. 08:09

 

...

그 언제였나,

장산곶매를 읽던 여름날에서

내일은 해가 뜬다던 객지에서

숲 따라 길을 잃고 동지를 얻고

또 동지를 잃고 슬퍼하던 시절,

이별의 잔인함에 익숙해져갔고

그 숲을 어찌 헤쳐나오던 때도

명분이라는 건 있었지.

...

길 위에서 철 지난 노래를 듣다

어릴 적 꿈은요? 하고 물었다,

화가였지, 과학자였고, DJ의 꿈?

나, 등단했어. 필재의 말이었지.

...

팍팍하기만 한 술자리를 파해

터벅터벅 밤이슬을 맞는 길은

때때금 주어진 시간이 야속해

연신 담배만 피워대곤 하는데,

...

모질게 산 인생일수록 슬펐다.

주름만 깊어지고 지혜는 얕고

젊은 혁명은 농익지 못한만큼

매번 철부지마냥 징징댄다,

...

인터넷 혁명이 등극한 21세기,

모든 게 평화롭고 순조롭구나.

더 이상 숲은 존재하지도 않고

명분도 꼰대 취급만을 당한다.

...

또 다른 길,

21세기에도 여전히 건재하다.

더 이상 노래는 들리지 않고,

아무도 묻지 않는 꿈도 남았다.

...

더 이상 모질게 살지 마라,

주름은 깊어지고 지혜도 얕고.

...

철 지난 혁명은 고로 꼰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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