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테노트/문학노트

하루키, 갈무리

단테, 2019. 4. 24. 08:35

 

- 무라카미 하루키,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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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지금까지 내가 다양한 형태로 글로 쓰거나 말로 해온 것들 (조금씩 그 모양새는 바뀌었다 해도) 다시 한 번 밝히는 내용일 것이다."

"링에 오르기는 쉬워도 거기서 오래 버티는 건 쉽지 않습니다... '어떤 특별한 것'이 점점 더 필요해지기 때문입니다. 그 나름의 재능은 물론 필요하고 그만그만한 기개도 필요합니다."

"즉 중요한 건 뜯어고친다는 행위 그 자체입니다... 무엇보다 의미가 있습니다."

"왜 학교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았는가 하면, 지극히 간단한 얘기인데, 우선 재미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를테면 책을 읽고 음악을 듣고 영화를 보러 가고 바다에 수영을 하러 가고 야구를 하고 고양이와 놀고, 그리고 좀 더 큰 뒤에는 친구들과 철야 마작을 하고 여자애와 데이트를 하고... 세상에는 교과서보다 훨씬 더 흥미진진하고 심오한 내용이 담긴 책이 널려 있습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솔직히 영 안 맞는 사람도, 가능한 한 가리지 말고 관찰하는 게 중요합니다."

"내가 생각하기에 소설가의 역할은 단 한 가지, 조금이라도 뛰어난 텍스트를 대중에게 제공하는 것입니다. 텍스트라는 것은 하나의 '총체', 영어로 말하면 whole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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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는 좀 특이한 소설가다. 노밸문학상 후보로 오르내린 건 어쩌면 그의 리버럴함보다는 사회적 영향력 대문인지도 모르겠다. 그가 스스로 밝혔듯이 3인칭 시점으로 인해 종래의 1인칭 시점에 비해 새 지평을 얻었다는 고백을 듣노라면 오히려 "노르웨이의 숲"보다는 후기작들을 더 주목해볼 필요도 있겠다.

그랴도 책의 군데군데서 공감이 될 법한 구절들을 아침부터 필사해보는 노력, 그만큼 관심과 애정이 있어서가 아닐까.

봄비가 그치고, 종로는 금세 다시 소란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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