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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목요일, 대전으로 내려가기 위한 촌음의 시간들이 답답하게도 이틀 가량을 더 발묶인 채 출퇴근을 반복할 아침. 모든 일들은 순식간에 벌어지며 대처하는 자세는 늘 어눌하고도 시행착오일 뿐인 생경함이다. 익숙해지면 안될 일들을 겪는 게 불행이라면, 지금은 불행한 게 맞다. 삶과 죽음, 취업과 해고, 우수한 성적과 저조한 성적, 심지어 여행을 가고 못감에 이르기까지 남루하기만 한 가족사와 일상의 세세한 면면들은 행복과 불행 사이의 변증법일 뿐이니까. 매사에 의연해지도록 노력해야겠지... 잘 안되더라도. 앞으로도 더 많은 일들이 벌어질 테므로.
대한민국의 대통령 자리에 앉은 자는 여전히 물러설 줄 모르고 버티는데 그건 버티는 것도 아닌 그저 그런 식물인간 취급이 된 채, 더 경악할만한 일은 어제 끝난 선거에서 미국의 대통령 자리에 앉는 자가 또 다시 공화당이라는 점. 지난 시절의 조지 부시에 버금갈만한 개막장의 인류사를 선택한 건 결국 '민주주의'다. 형식적 민주주의 절차가 갖는 한계도 그렇고 그걸 극복하려는 노력 또한 만만치는 않을 테지만...
다시 출근길에 오르는 마음가짐은 역시 헛헛하기만 한 채, 터벅터벅 전철역으로 향하는 마음 끝자락이 영 부산스럽고 끝모를 허망함이 한가득 또 밀려오네. 마음 깊이 가라앉는다. 애시당초 절망의 힘을 너무 쉽게 익혀버린 게 죄다. 지난하다는 희망의 가시밭길을 쉬이 외면한 채 무기력한 일상의 용기도 점차 소소해져만 간다. '창작'이 아닌 '비평'으로, 또 '실천'이 없는 '이론'으로 숨어버린 진실들을 그저 공허할 뿐. 달라지기 위한 첫걸음이 늘 '의지'의 정도라면 현재 내 가장 큰 결격사유도 어쩌면 그럴 테고... 늦더라도, 그걸 배우지 않으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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