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테메모

[영화][국내] 중용 23장, 그리고 '진보'

단테, 2016. 1. 3. 03:44

 

- "역린" (이재규 감독,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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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일도 무시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하면 정성스럽게 된다. 정성스럽게 되면 겉에 배어 나오고 겉에 배어 나오면 겉으로 드러나고 겉으로 드러나면 이내 밝아지고 밝아지면 남을 감동시키고 남을 감동시키면 이내 변하게 되고 변하면 생육된다. 그러니 오직 세상에서 지극히 정성을 다하는 사람만이 나와 세상을 변하게 할 수 있는 것이다." (중용 23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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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고의 임금 중 하나인 정조, 그가 영화에서 일갈하는 이 구절이야말로 21세기 시대정신을 대변할까. 무릇 '신의'라는 게 있어 그 결연함을 존중해 마땅한 사람들을 세상이 얼마나 혹독히 괴롭히며 탄압해왔는가를 다시 되돌이켜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늘 이 마르을 대체할만한 수식어도 없이 역사는 그렇게 '진보'하는 법,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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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에서 뜻하지 않게 몇년 지나지도 않은 작품을 보며 모처럼 '수작'을 접하게 됨에 반가운 마음이 앞선다. 자그마치 별 넷을 기꺼이 선사한 까닭은 그만큼 요즘 '좋은 영화'에 목말랐다는 반증이기도 하고. "그들이 사는 세상"에서 보여준 도시적 우울의 상징과도 같았던 존재, 현빈이 주연을 맡아 호연을 펼친다. 조연들의 면면 또한 혹자의 평과는 달리 내겐 다채롭고도 무난했다고 보는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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