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잡동사니/뉴스레터

2015년 11월 19일 (목)

단테, 2015. 11. 19. 21:22

글 / 혁명과 절망    


- 오늘의 편지,   

   

  

   

슬픔이 없는 십오 초  

  

   

아득한 고층 아파트 위 

태양이 가슴을 쥐어뜯으며

낮달 옆에서 어찌할 바를 모른다

치욕에 관한 한 세상은 멸망한 지 오래다

가끔 슬픔 없이 십오 초 정도가 지난다

가능한 모든 변명들을 대면서

길들이 사방에서 휘고 있다

그림자 거뭇한 길가에 쌓이는 침묵

거기서 초 단위로 조용히 늙고 싶다

늙어가는 모든 존재는 비가 샌다

비가 새는 모든 늙은 존재들이

새 지붕을 얹듯 사랑을 꿈꾼다

누구나 잘 안다 이렇게 된 것은

이렇게 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태양이 온 힘을 다해 빛을 쥐어짜내는 오후

과거가 뒷걸음질 치다 아파트 난간 아래로

떨어진다 미래도 곧이어 그 뒤를 따른다

현재는 다만 꽃의 나날 꽃의 나날은

꽃이 피고 지는 시간이어서 슬프다

고양이가 꽃잎을 냠냠 뜯어먹고 있다

여자가 카모밀 차를 홀짝거리고 있다

고요하고 평화로운 듯도 하다

나는 길 가운데 우두커니 서 있다

남자가 울면서 자전거를 타고 지나간다

궁극적으로 넘어질 운명의 인간이다

현기증이 만발하는 머릿속 꿈 동산

이제 막 슬픔 없이 십오 초 정도가 지났다

어디로든 발걸음을 옮겨야 하겠으나

어디로든 끝간에는 사라지는 길이다

  

    

- 심보선 

 

          

                   


- 편집하는 말,   

     

'혁명'은커녕 온통 '절망' 뿐인 시덥지 않은 뉴스들을 아예 등진 채 쓰는 일기 몇줄...  

   

문학을 공부하면서 '르네상스'를 배웠다면, 미술을 공부하면서는 '프랑스 혁명'을 배운다. 

무릇 공부라 함은 그 '현대성'까지를 의미있게 바라보는 일일 텐데, 그런 의미에서 내 글쓰기 또한 적어도 4·19 혁명 이후부터야 비로소 의미를 갖는다고 할까... 

 

하루종일 스스로 청한 '고독'과의 싸움을 벌이면서도 내내 그걸 힘겹게만 느끼게 된다면, 역시 또 '공동체'라는 가치를 먼저 몸소 어떻게 실천하느냐도 케케묵은 나만의 숙제가 될 일. 

 

모든 게 쉽지가 않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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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http://blog.daum.net/dante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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