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잡동사니/뉴스레터

2015년 11월 17일 (화)

단테, 2015. 11. 17. 23:08

글 / 시간이 멈추는 자리  


- 오늘의 편지,   

  

  

  

지상의 가을날 

 

     

잠시 세들어 사는 지상 어디서든 

갓 살림 차린 새색시가 처음 내다 말린 

빨랫감같은 미처 여물지 못한 색색의 꿈들이 요동친다 

필요 이상으로 사들이고 쌓아둔 현세의 소유물들을 

가차없이 폐기처분하고 혹은 나눠주면서 


돌아보면 독촉장 날아드는 빚더미뿐인 

생의 기억들이었으나마 잘 염습해 장례 지내며 

저 눈부신 폐허와 위대한 모순의 꽃향기들 

다급하게 보챌수록 더 늑장 부려서 

마지막까지 오래 빛나는 남도의 낙엽들 

수줍음으로 더욱 벌겋게 얼굴 달아오르고 


아직도 다 오르지 못한 저 푸른 하늘 너머 

그만큼 고단했을 꿈의 사다리를 편다 

결코 다르지 않을 세월의 골목길마다 

도대체 기대하지 않은 불행의 앰뷸런스가 

경적을 울리며 기세 좋게 달려나간다 

그러나 하느님 보시기에 틀림없이 

누구든 충분히 너희들 세상이었다고 단정했을 

찬란한 날들이 무작정 흘러가고 있었으니 

 

 

- 임동확 

   

  

* 시사랑, http://cafe.daum.net/poem/1Sv/43928?q=%C0%D3%B5%BF%C8%AE%20%C1%F6%BB%F3%C0%C7%20%B0%A1%C0%BB%B3%AF&re=1 

   

    

                   


- 편집하는 말,   

   

가을이 진다. 

단풍이 하나둘씩 떨어지고 이제 

길가에 수북히 쌓인 낙엽들은 가을의 황혼빛이 되고, 

철 지난 유행가들을 새겨 듣는 시간만큼은 정지된다. 

정지된 시간, 한장의 사진이 된다. 

때로는 고독을 그리움을 기쁨을 담은 채 

한장의 사진이 떨어지고 이제 

일기에 수북히 쌓인 시간들은 인생의 황혼빛이 되고, 

철 지난 유행가들을 꺼내 듣는 시간만큼은 계속된다. 

계속된 우수, 시간이 멈추는 자리. 

  

세월은, 우수에 찬 멈춤의 연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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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http://blog.daum.net/dante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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