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잡동사니/뉴스레터

2015년 11월 18일 (수)

단테, 2015. 11. 18. 22:27

글 / 사랑의 시작   


- 오늘의 편지,   

   

 

 

오늘 나는 

 

 

오늘 나는 흔들리는 깃털처럼 목적이 없다

오늘 나는 이미 사라진 것들 뒤에 숨어 있다

태양이 오전의 다감함을 잃고

노을의 적자색 위엄 속에서 눈을 부릅뜬다

달이 저녁의 지위를 머리에 눌러쓰면 어느

행인의 애절한 표정으로부터 밤이 곧 시작될 것이다

내가 무관심했던 새들의 검은 주검

이마에 하나 둘 그어지는 잿빛 선분들

이웃의 늦은 망치질 소리

그 밖의 이런저런 것들

규칙과 감정 모두에 절박한 나

지난 시절을 잊었고

죽은 친구들을 잊었고

작년에 어떤 번민에 젖었는지 잊었다

오늘 나는 달력 위에 미래라는 구멍을 낸다

다음 주의 욕망

다음 달의 무(無)

그리고 어떤 결정적인

구토의 연도

내 몫의 비극이 남아 있음을 안다

누구에게나 증오할 자격이 있음을 안다

오늘 나는 누군가의 애절한 얼굴을 노려보고 있었다

오늘 나는 한 여자를 사랑하게 됐다 

 

 

- 심보선 

 

          

                   


- 편집하는 말,   

    

잠이 늦었다 

늦게 잔 까닭도 있겠지만 늦게 일어나서다 

찌뿌둥한 채 신문을 읽다 보면 "일어나서 피운 담배는 폐암 3배" 경고가 불쑥 

불청객이 된 채 애꿎은 출근길을 서두르게 된다 

회사에서 동료들마다 "구조조정이 필연"을 지껄이면서도 '설마' 하는 마음들, 

불편한 희망은 때때로 고문처럼 미련스러움만을 질질 끈다 

 

노력하는 자만이 살아남는다 

마치 국정 교과서에나 나올 법한 주문을 건 채 맴도는 일과, 또 일상. 

 

... 

 

미술공부를 하면서부터 의도치도 않았던 동양미술을 겸사겸사 슬쩍 다시 쳐다보게 된다 

바로크와 고전주의를 훌쩍 앞선 중국 당대의 화가들은 진작에 '추상화를 그렸다고도 하며, 정선의 그 유명한 '인왕제색도' 역시 로코코와 신고전주의보다도 먼저 나온 작품이다. 필경 내가 헛배운 셈. 무덤덤히 앉아 미술을, 또 시집을 읽으면서도 정작 글쓰기는 순조롭지 못함을 또 깨닫는다. 앞으로 무얼 더 얼마나 배우게 될까... 이제 겨우 시작인 모양인가? 더 겸손해져야겠구나. 

                                                      


- 블로그의 글,     

- 인터넷의 글,     

- 그밖의 말들,      


* 글, http://blog.daum.net/dante21             


'- 잡동사니 > 뉴스레터'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5년 11월 20일 (금)   (0) 2015.11.20
2015년 11월 19일 (목)   (0) 2015.11.19
2015년 11월 17일 (화)   (0) 2015.11.17
2015년 11월 16일 (월)   (0) 2015.11.16
2015년 11월 15일 (일)   (0) 2015.1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