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R. 데카르트, '방법서설' (동서문화사,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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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철학사 중 가장 위대한 명제 중 하나인 이 책은 굉장히 짧게 쓴 단상 같기도 한데,
너무도 함축적인 내용이라 문맥과 행간을 제대로 다 읽어내진 못하였다.
뭐라 말할까... 시대적 간극? 21세기를 살고 있는 독자한테는 중세 끝자락을 살던
그의 대단한 경구들조차 어쩌면 하품만 나는 얘기일 수도 있겠지만,
※ 읽어볼만한 링크, http://blog.naver.com/nightview347/400564695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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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부
나는 잘 알고 있었다. - 학교에서 배울 수 있는 외국어 (그리스어, 라틴어 등)들이 고대의 서적을 이해하는 데에 필요하다는 것을. 우화의 재미는 정신을 일깨워 준다는 것을. 역사가 이야기하는 눈부신 사건은 정신을 높이는 것이며, 또한 신중히 읽기만 하면 판단력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을. 모든 양서를 읽는다는 것은 지난 시대의 뛰어난 사람들인 저자들과의 담화이며, 더욱이 그것은 그들 사상 가운데 가장 뛰어난 것을 우리에게 보여주는 잘 다듬어진 담화라는 것을. 웅변은 비길 데 없는 강한 힘과 아름다움을 갖는다는 것을. 시는 마음을 빼앗는 참으로 멋있는 착상과 기분좋은 문구를 가진다는 것을. 수학은 매우 교묘한 갖가지 연구를 보여 주고, 또 이 연구들은 학문을 좋아하는 사람을 기쁘게 하기 위해서나 모든 기술을 쉽게 만들어 인간의 노고를 줄이기 위해서도 크게 도움이 된다는 것을. 도덕을 논한 책은 많은 교훈과 덕의 권장을 그 속에 담고 있으므로 매우 유익하다는 것을. 신학은 천국에 이르는 길을 가르쳐 준다는 것을. 철학은 모든 것에 대해서 그럴 듯한 이야기를 하고, 학문이 얕은 사람들의 칭찬을 얻는 수단이 된다는 것을. 법학이나 의학, 그 밖의 학문은 그것을 배우는 사람들에게 명예와 부를 가져다 준다는 것을.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들 학문과 비교해 가장 미신적이고 거짓스러운 것조차도 그것들의 올바른 가치를 알아 다시는 그러한 것에 속지 않기 위해서, 이처럼 모든 것을 다 음미할 수 있었다는 것은 무익하지 않았다는 것을.
철학에 대해서는 이렇게만 말해 두기로 한다. 즉 몇 세대만에 나타나는 가장 뛰어난 정신을 가진 사람들이 그것을 연구해 왔는데도 불구하고 아직도 논쟁의 여지가 없는, 따라서 의심할 여지가 없는 그러한 것이 철학에 하나도 없음을 보고, 나는 내가 다른 사람들보다 잘 할 수 있다는 자부심을 가질 수가 없었다는 것, 그리고 하나의 문제에 대한 참된 의견은 하나밖에 있을 수 없는데도 사실은 참으로 많은 다른 의견들이 토로되고, 그것이 또 저마다 학식 있는 사람들에 의해서 주장되고 있는 것을 보고, 나는 진실처럼 보일 뿐인 이것들의 전부를 거의 거짓된 것이라고 간주했다는 것이다.
제2부
나는 논리학을 구성하는 그 숱한 규칙 대신에 비록 한 번이라도 거기서 벗어나지 말자는 확고하고 변치 않을 결심만 한다면, 다음의 밖에 갖지 않으면서도 그것이 네 가지 규칙으로 충분하다고 믿었다.
첫 번째 규칙은, 내가 명백한 증거로써 참이라고 인식하는 것이 아니면 그 어떤 것도 참으로 인정하지 말 것. 바꾸어 말해서 주의깊게 속단과 편견을 피할 것, 그리고 내가 의심할 어떠한 이유도 갖지 않을 만큼 명석하고 판명하게 내 정신에 나타나는 것 이외는 그 무엇도 내 판단 속에 들여놓지 말 것.
두 번째는, 내가 음미하는 각 문제를 되도록 많이, 그러면서도 그 문제를 가장 잘 풀기 위해서 필요한 만큼 작은 부분으로 나눌 것.
세 번째는, 내 사상을 차례대로 이끌어나갈 것. 가장 단순하고 가장 인식하기 쉬운 것부터 시작하여 조금씩, 말하자면 단계를 밟아서 가장 복잡한 것의 인식에까지 올라가고, 아울러 본디 앞뒤의 순서가 없는 것 사이에까지 순서를 상정하여 나아갈 것.
마지막으로, 모든 경우에 그 무엇도 빠뜨리지 않았다고 확신 할 수 있을만큼 완전히 하나하나 들어 살펴보고 전체적으로 모두 훑어볼 것.
제3부
나는 잠정적으로 내 자신을 위해서 도덕의 규칙을 정했다. 그것은 서너 가지 원칙으로 되어 있는 것에 불과하지만, 독자에게 전해 두고 싶다.
첫 번째 원칙은, 내가 함께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 가운데서 가장 분별 있는 사람들이 보통 실생활에서 갖고 있는, 가장 온건하고 극단에서 먼 의견에 따라 내 자신을 이끌어 간다는 것.
두 번째 원칙은, 행동에 있어서 되도록 확고하고 명쾌한 태도를 취하는 것이며, 아무리 의심쩍은 의견이라도 일단 그것을 취할 결심을 했을 때는 그것이 매우 확실한 것일 때와 마찬가지로 변함없는 태도로 계속 따라야 한다는 것.
세 번째 원칙은, 항상 운명보다 오히려 자기 스스로를 이기도록 노력하고, 세계의 질서보다 오히려 자기의 욕망을 바꾸도록 노력할 것.
마지막으로, 이와 같은 도더그이 결론으로서 나는 사람들이 이 세상에서 하는 갖가지 일을 모두 음미해 보고, 그 중에서 가장 좋은 것을 선택하기로 했다.
제4부
조그만 의심이라도 의심할 수 있는 것은 모두 절대로 거짓된 것으로서 팽개치고, 그런 다음에 전혀 의심할 수 없는 무엇이 내 신념 속에 남는지 어떤지 보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나는 깨달았다. 내가 이와 같이 모든 것은 거짓이라고 생각하고자 하는 동안에도 그렇게 생각하는 나는 필연적으로 그 무엇이어야 한다는 것을. 그리하여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라는 이 진리는 회의론자의 어떤 터무니없는 상정으로도 뒤흔들 수 없을만큼 튼튼하고 확실한 것임을 알았으니, 나는 안심하고 이것을 내가 찾는 철학의 제1원리로서 받아들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즉, 나는 하나의 실체이며, 그 본질 또는 본성은 다만 생각한다는 것 이외의 아무것도 아니며, 존재하기 위해서 아무런 장소를 필요로 하지 않고, 여하한 물질적인 것에도 의존하지 않는다는 것을. 따라서 이 '나'라는 것, 즉 나로 하여금 나이게 하는 '정신'은 물체에서 완전히 분리되어 있으며, 다시 또 정신은 물체보다 인식하기 쉬우며, 설령 물체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정신은 그것이 존재하는 것임을 중지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을.
다음으로 나는 일반적으로 하나의 명제가 참된 것이고 확실하기 위해서 필요한 조건을 고찰했다. 그리고,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는 명제에서 내가 진리를 언명하고 있다는 것을 확신하게 하는 것은, 생각하려면 존재해야 한다는 것을 매우 명석하게 내가 본다는 것 이외에 전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알았으니, 나는 '우리가 매우 명석하고, 판명하게 이해하는 것은 모두 참된 것이다'라는 것을 일반적인 규칙으로서 인정해도 좋다고 생각했다.
제5부
사람이 동물의 정신과 우리의 정신이 얼마나 다른 것인가를 안다면 우리의 정신이 신체와는 완전히 독립된 종류의 것이고, 따라서 몸과 더불어 죽어야 하는 것이 아님을 증명하는 의론을 훨씬 잘 이해할 것이다. 아울러 또한 정신을 파괴할 수 있는 원인으로서 신체의 죽음 이외에 아무것도 눈에 띄지 않으므로 사람은 저절로 정신을 불사(不死)라고 판단하게 되는 것이다.
제6부
물론 나는 조금이라도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은, 모두 그 진리를 발견하는 대로 계속 기록해야 하고, 더욱이 그것을 인쇄시키려고 할 경우와 마찬가지의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했다. 그것은 첫째, 일을 충분히 음미할 기회를 많이 갖기 위해서였으니, 우리는 많은 사람이 보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일에 대해서는 자기만을 위해서 하는 일보다 분명히 항상 더 주의를 기울이며, 생각하기 시작했을 때는 참된 것으로 여겨진 것이 막상 종이에 옮길 단계가 되면 거짓된 것으로 보인 일이 내게도 자주 있었기 때문이다. 둘째로는, 되도록 공중의 이익을 도모하기 위해서였으니, 내가 쓴 것이 조금이나마 가치를 가졌다면 내가 죽은 뒤 그것을 손에 넣은 사람이 가장 적당한 방법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싶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는 이 세상에서 존중받고 싶은 희망을 조금도 갖고 있지 않다. 그리고 나는 이 세상에서 가장 명예로운 역할을 맡기는 사람들보다도, 내가 아무런 방해도 없이 한가로이 여가를 즐길 수 있도록 호의를 베풀어 주는 사람들을 언제나 고맙게 생각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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