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르네 데카르트, '성찰' (책세상,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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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하게 읽어낸 책 한권이 영 소화불량인 채, 그래도 매듭을 짓겠다.
르네 데카르트... 근대철학의 창시자 격이자 그 유명한 '코기토' 명제를 만든 이다.
'성찰'이 갖고 있는 철학적 담화는 이미 '방법서설'을 넘어섰다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정작 그의 저작들 중에서는 여전히 '방법서설'이 더 으뜸인데... 이는 아마도 '최초'의
수식어를 누가 부여받았느냐의 문제일 수도 있겠구나...
아무튼, 가장 눈에 거슬릴만한 대목은 (물론 중세와 근대 사이의 한 지점에서였어도)
신이라는 존재에 대한 강한 믿음 따위?... 아무튼 그렇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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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성찰. 의심할 수 있는 것들에 관하여
벌써 몇 해 전에 나는 깨달았다. 어린 시절 나는 얼마나 많은 거짓된 것들을 참되다 여겼던가. 그 뒤로 이것들 위에 세워 올린 모든 것들은 또한 얼마나 의심스러운가. 그러니 내가 언젠가 학문에 확고부동한 무언가를 세우고자 열망한다면, 사는 동안 한번은 모든 것을 뿌리째 뒤집어 최초의 토대에서 새롭게 시작해야 하리라. 그러나 이 일은 어마어마해 보여서 나는 내가 이 과업을 수행하기에는 그만이다 싶을만큼 성숙해질, 그때를 기다렸다. 이 때문에 나는 너무 오랫동안 이 일을 미루었고, 하마터면 이때를 재느라 실행하라고 남겨진 시간을 모두 흘려보낼 뻔했다. 만일 그랬다면 나는 내내 죄책감 속에서 지냈을 것이다. 이제는 때가 왔다. 오늘 나는 정신을 모든 걱정거리로부터 풀어놓고 나 자신과 차분한 한때를 약속한 뒤 홀로 들어앉아 있다. 이제부터 진지하면서도 자유롭게 내 의견들을 통째로 뒤집는 일에 몰두할 것이다.
제2성찰. 인간 정신의 본성에 관하여 - 정신은 신체보다 더 잘 알려진다
조금이라도 의심의 여지가 있는 것은 마치 확실히 거짓된 것으로 경험한 양 모두 제쳐놓자. 무언가 확실한 것을 만날 때까지. (중략)
제3성찰. 신에 관하여 - 그는 실존한다
누구든 나를 속일 수 있는 자가 나를 속인다고 하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나는 무엇이다, 하고 생각하는 한, 그는 결코 나를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만들지 않으리라.
제4성찰. 참과 거짓에 관하여
나는 의심한다는 것, 즉 나는 불완전한 의존적 존재자라는 것에 주목하면, 나에게는 완전한 독립적 존재자, 곧 신에 대한 맑고 또렷한 관념이 떠오른다.
제5성찰. 물질적인 것의 본성에 관하여, 그리고 다시 신에 관하여 - 그는 실존한다
진리에 도달하기 위해 무엇을 피해야 하고 또 무엇을 해야 하는지 깨닫고 난 지금 나에게 더없이 시급한 일은 지난 며칠 동안 빠져 있던 의심에서 벗어나, 물질적인 것에 대해 무언가 확실한 것을 얻을 수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제6성찰. 물질적인 것의 실존 및 정신과 신체의 실재적 구분에 관하여
남은 것은 물질적인 것이 실존하는지를 검토하는 일이다. 그리고 적어도 내가 지금 알고 있는 것은, 이 물질적인 것은 내게 맑고 또렷하게 인식되는만큼 순수한 인식의 대상이며, 그런 한에서 실존 가능하다는 것이다... 내 모든 감각, 기억, 지성을 동원하여 이것들을 검토하고 난 뒤에도, 이것들 가운데 어떤 것이 나머지 것과 모순된다고 내게 알려지지 않는다면, 나는 이런 것의 진리를 조금도 의심해서는 안된다... 그러나 일 처리에 쫓기는 우리로서는 이런 것들을 주의깊게 검토할 여유가 없기 때문에 인생은 각각의 경우에 오류에 예속되어 있음을 나는 고백할 수밖에 없으며, 또 우리 본성의 연약함을 깨달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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