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늦은 시간에 지켜본 '코미디에 빠지다'는 자주 볼 수 없었던 MBC 개그맨들의 아이디어와 또 반가운 얼굴들을 다시 보는 맛에 끝까지 본방을 사수한 셈, 여전히 일요일 밤 열두시에야 방영되는 부분은 못내 아쉽지만 (개인적으로 MBC가 조금만 더 공격적인 기획과 의도를 갖고 덤빈다면 아예 일요일 밤 열시부터 KBS의 '개그콘서트'와 맞짱을 뜨는 전략도 가능해보일 법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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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부터 KBS가 줄곧 1위 자리를 차지했던 건 아닌 걸로 기억하는데, 여전히 코미디 프로그램 하면 사람들은 토요일 저녁에 나오는 '무한도전'을 대뜸 떠올렸거나 MBC의 터줏대감 격인 (이제는 그 형식이나 내용 면에서 과거의 플롯과는 사뭇 다른, 일종의 예능 버라이어티로 변모한) '일요일 일요일밤에' 또는 유재석과 강호동이 이끄는 몇몇 예능 프로그램들을 오히려 더 먼저 꼽을 일이겠지만, 어쨌든간에 본격 '코미디' 프로그램으로 치자 하면 단연 '개그콘서트'가 으뜸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
문득 MBC의 '코미디에 빠지다'가 왜 일요일 밤에 그것도 자정이 지나서야만 방영이 가능할까, 또 왜 '개그콘서트'처럼 스튜디오가 아닌 방청객과의 무대를 택했을까에 대해 생각해본다, (KBS의 성공 이면에는 여러 참신한 코너들이 빛을 발했겠지만, 개인적으로 그게 기본적인 플롯인 무대장치 때문이라는 생각을 해본 적 없었기에) 차라리 예전에 전파를 탄 '웃고 또 웃고'의 형식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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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청석이 없는, 스튜디오 방식을 가진 이 프로그램이 개인적으로는 코미디 자체의 완성도 측면에서 오히려 지금의 플롯과 형식보단 한발 앞서 있다는 생각인데 (물론 웹 2.0 시대라는 '소통' 만능의 원칙 아래 이런 주장은 어쩌면 구세대적 망발일 수도 있겠지만) 초단막극의 시도, 극적 형식의 완결성 또 녹화와 편집 형태가 갖는 일련의 장점들을 깡그리 무시하기엔 여러 미덕들이 많겠지... 기라성과도 같을 코너들인 나도 가수다, 나는 하수다, 그리고 실직자 가정을 다룬 에피소드들과 인터넷 방송 형태를 해학적으로 담은 코너들도 모두 추억어린 웃음거리들이었는데, (곡절은 모르겠지만 이 프로그램이 종영된 까닭 역시 방영시간대가 가장 큰 문제가 아니었나도 나름대로는 옹호해주는 격)
아니면, 또 열린 무대랑 닫힌 스튜디오를 적절히 혼합한 형태는 또 어떨까? - 이래저래 MBC 코미디의 부흥을 다시금 생각해보며, 못내 아쉬운 마음에 몇자 적어보는 단편적인 생각들... 아무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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