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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민주-진보와 함께 읽는 詩, 일곱

단테, 2012. 12. 19.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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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 / 원동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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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장난감을 꾸리면서
아내가 운다
반지하 네평 방을 모두 치우고
문턱에 새겨진 아이의 키눈금을 만질 때 풀석
습기찬 천장벽지가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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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떼지 않은 아이의 그림 속에
우주복을 입은 아내와 나
잠잘 때는 무중력이 되었으면
아버님은 아랫목에서 주무시고
이쪽 벽에서 당신과 나 그리고
천장은 동생들 차지
지난번처럼 연탄가스가 새면
아랫목은 안되잖아, 아, 아버지
.  
생활의 빈 서랍들을 싣고 짐차는
어두워지는 한강을 건넌다 (닻을 올리기엔
주인집 아들의 제대가 너무 빠르다) 갑자기
중력을 벗어난 새떼처럼 눈이 날린다
아내가 울음을 그치고 아이가 웃음을 그치면
중력을 잃고 휘청거리는 많은 날들 위에
덜컹거리는 서랍들이 떠다니고 있다
.  
눈밭에 흐려지는 다리를 건널 때 아내가
고개를 돌렸다, 아참
장판 밑에 장판 밑에
복권 두 장이 있음을 안다
강을 건너 이제 마악 변두리로
우리가 또 다른 피안으로 들어서는 것임을
눈물 뽀드득 닦아주는 손바닥처럼
쉽게 살아지는 것임을
.  
성냥불을 그으면 아내의
작은 손이 바람을 막으러 온다
손바닥만큼 환한 불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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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앞 투표장... 지난 총선 때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줄지어 투표하는 풍경,

이 소박하기만 한 소품 한편을 문득 꺼낸다는 것은 결코 화려하지도 않고 또

투철하지도 않겠지만, 그렇게 고단하면서도 단아한 일상들이 결국 새시대를,

새정치를 만들어가는 주역임을 절실히 깨닫는 요즘 생각 때문...

경제민주화와 복지를 대표한 반값등록금과 기초노령연금, 가계부채/부동산,

의료비 부담에 대한 해결책 등이 이번 대선에서는 가장 큰 화두가 될 전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