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테노트/잡동사니

험난했던 16강행 - 빛나는 성과, 남아 있는 숙제

단테, 2010. 6. 23. 09:43

 

- 국대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골 장면. 

 

 
 
충분히 3-1 정도로 이길 수 있는 경기였다고 본다. 치열한 접전 끝에 2-2 무승부를 기록, 사상 첫 원정 16강행을 이룬
태극전사들의 예선 마지막 경기는 큰 기쁨과 더불어 일말의 아쉬움마저 남는 한판이었다. 아무튼, 모두들 수고했다.
 
아니... 그저 고마울 뿐이다. 지지부진한 민주정치, 여전히 갈증 뿐인 경제, 그리고 일련의 눈살 찌푸릴 법한 뉴스들의
틈바구니에서 (그래도 세종시 수정안은 부결됐다.) 이 얼마나 희열과 환희로 가득찬 뉴스인가... 반갑기가 그지없다.
 
욕을 얻어먹기를 각오하고서라도, 몇가지 득과 실을 굳이 곰곰히 따져보고자 한다면 대략 다음과 같은 이야기들이다.
먼저 득이 되거나 이번 경기를 통해 이루어낸 성과들은 그렇다. 첫째, 자책골로 의기소침해 있던 국대의 유일한 킬러
박주영의 완전한 회복과, 둘째로는 국내 축구환경의 특성상 '골을 넣는 수비수'가 자주 등장할 수밖에 없는데 그들이
보여준 온전한 기량과 수비역량 차원에서의 일정한 퀄리티 확보, 그리고 신예들에 대한 기대감 따위 등이겠다. 특히
신예 공격수로 국대의 주전을 꿰찬 박주영의 성장가도에 이번 월드컵이 아주 큰 자산이 될 수 있게 됐다. 그동안 꽤
마음고생이 심했을 터인데, 다행이고 축하할 일이다. 이정수나 차두리 같은 수비수들의 공격본능이 빛을 발한 측면,
또 실제 골을 통해 이를 입증했다는 점 역시 고무적인 현상이다. 토털사커가 트렌드인 현대축구에서 물론 조용형 등
전형적인 수비수들의 몫이 여전히 크겠지만 이들의 가치 또한 인상적이다. 그동안 늘 불안해하던 수비역량도 이번은
좀 더 안정감이 있고 견고하게 변모된 모습이 반갑다. 무엇보다도 평균연령이 훨씬 젊어진 이번 국대가 그럼에도 또
역대 최고의 기량을 뽐내고 있다는 점을 빼놓을 수 없겠다. 이는 대한민국 축구의 미래를 매우 밝게 만든다. 개인적
소견으로는 한참 입심이 뜨거울 병역면제 역시 가급적 긍정적 시각으로 바라보고자 한다. (이는 주장인 박지성 역시
인터뷰에서 공개적으로 주장하며 제안한 사안이기도 하다.)
 
반대로 실이 되거나 혹은 향후 풀어야 할 몫으로 남겨진 숙제들이라면 그 첫째로는, 단적으로 attitude의 문제로도
볼 수 있을만한 소위 '수비축구'에 대한 국대 선수들의 부적응성, 둘째로 아찔했던 순간들마다의 기본기 부족, 또한
여전히 애국주의 뿐인 응원문화 (이는 역으로 북한 경기에 대한 지나친 무관심과도 맞닿는다.) 등이 있겠다고 본다.
근본적으로 '아름다운 아마추어리즘'으로까지 칭송돼온 지난 2002년의 동화와도 같은 팀 컬러를 잊지 말아야 한다.
게다가 단 한번도 수비지향적 전술로 좋은 성적을 거둔 적 없었던 국대가 지난번 경기처럼 수비모드를 들고 나오면,
다소 곤란해진다. 이번 경기 역시 후반 중반 이후부터는 오히려 약간 앞서 있던 경기를 내내 끌려다녔다는 점 역시
냉정하게 분석할 필요가 있다. 여전히 "최선의 수비는 공격이다." 게다가 어처구니없게도 수비보강을 위한 김남일
선수의 기용이 되레 뜻하지 않은 수비 실수와 페널티킥으로까지 연결됐던 점은 지적해두지 않을 수 없다. 수비수의
가장 기본적인 덕목은 클리어링이지 개인기가 아니다. 나머지 2002년의 영웅들 역시 벤치만을 지키고 앉은 모습은
다소 안타까운 측면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응원문화 역시 굳이 언급해두고자 한다. 포르투갈에 참패를 당하며
결국 예선탈락의 고배를 마시게 된 북한 선수들의 인터뷰는 사뭇 놀랍다. 그들 모두가 진지하게 우리 국대에 대한
진심어린 충고를 아끼지 않았다는 일에 다시금 우리나라 국민들의 응원문화를 되새겨본다. 우리는 언제 한번 밤새
목청껏 북한의 선전을 응원하며 그들의 골장면에 대해 성원을 보낸 적이 있었을까?...... 어느덧 "남의 나라"가 된
동포들의 경기를 함께 응원할 줄 아는 모습이 오히려 <애국주의>만으로 포장하기에도 오히려 더 적절하진 않을까?
무척 아쉬운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이게 밤샘집회 금지라는 희한한 법에 혹시 저촉이라도 되는 것일까? 모르겠는)
  
아무튼, 최우선과제는 우선 그리스전에서 보여주었던 역대 최고의 경기력을 능가하는 경기일 것이며 그것만이 팬에
대한 진정한 보답이자 국대로서의 가장 큰 도리라고 생각한다. 승패와 관계없이, 다음 경기를 기대하는 모습이다.
 
- 며칠 동안의 뉴스들은 주로 격려와 8강에의 기대로 가득찬 분위기다. 나 역시 제일 먼저는 응당 그래야 하겠지만,
   역사적 위업에 대한 칭송과 함께 또 앞으로 더 나아가기 위한 숙제들을 해결하는 것 역시, 유일한 국대의 몫이다.
 
 

 


 

 

 

- 그밖의 기사들 ::

 

 

 

캡틴 박 (역시! 다른 말이 필요없는 국대의 에이스, 박지성.)

http://mail.skec.com/owa/redir.aspx?C=eddeed89ebbc433eb92f97c688318e16&URL=http%3a%2f%2fsports.media.daum.net%2fsoccer%2fnews%2fa_match%2fbreaking%2fview.html%3fcateid%3d1172%26newsid%3d20100623064903738%26p%3dpoctan

 

이영표 (언제고 듬직하던 그의 멋진 경기력 역시 반가웠다.)

http://mail.skec.com/owa/redir.aspx?C=eddeed89ebbc433eb92f97c688318e16&URL=http%3a%2f%2fsports.media.daum.net%2fsoccer%2fnews%2fa_match%2fbreaking%2fview.html%3fcateid%3d1172%26newsid%3d20100623070010179%26p%3dsportalkr

 

 

 

 

 

 

 

 

 

  

   

 

 

 

 

 

 

 

 

 

 

  

 

 

 

 

  

 

 

   

 

 

 

 

 

 

 

 

 

 

 

 

 

 

 

 

 

 

 

  

 

 

 

 

 

 

 

 

  

'- 단테노트 > 잡동사니'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여전히 팀웍은 중요하다   (0) 2010.07.07
졌다...   (0) 2010.06.27
거기까지가 우리의 한계입니다 ...  (0) 2010.06.18
국대, 역대 최고의 경기를 펼치다   (0) 2010.06.13
4년만의 월드컵  (0) 2010.06.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