歸 天
천 상 병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며는,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
퇴근길에 짬이 나 4년만에 찾았던 <歸天>
벌써 오래됐지만 한글로 간판이 바뀌었고
방명록 쓰며 웃어대는 연인 한쌍 옆에서
노트 좀 적고 차가운 모과차 한잔 마시다
- 언제부터인지 난 모과차가 참 좋다......
이사한 게 아니고 주변들만 바뀐 거라는
주인 아주머니의 말씀에 좀 뻘쭘했었던,
그렇게 길지 않았던 시간에 잠시 취하다
빠져나오던 길에서 문득 언제 또 다시
저곳을 찾을 수 있을까 아마도 없겠지
하며 쓸쓸함에 잠시 얼굴을 파묻어본,
저녁
- 그리고,
김수영 시인 20주기에도, 김남주 시인 때도, 또 금년의 박경리 선생 부고 소식에도
별 얘기도 없이 지나쳐버린 내 무덤덤한 일상... 문득 '94년이던가, 그 시화전 때의
동인지 편집을 하면서 이 詩를 표제시로 뽑던 기억이 난다. 나는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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