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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 그리고 화두.
작고하시기 전까지 살았던 도시에 대해 갖는 큰 호감은 한겨레 인터뷰를 보면서 처음 느꼈던 감정인 듯합니다. 소설 '화두'에도 등장하던 서울예전 문창과 교수 시절의 에피소드들과 당대 최고라는 타이틀한테 사숙하면서 꿈을 그려본 시절들도 벌써 수십년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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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전엔가, 비로소 박경리 선생의 '토지'를 겨우 겨우 완독했던 겨울의 밤들이 또 있습니다. 이제는 '화두'가 아닌 '토지'를 자연스레 제 인생의 첫권으로 꼽게 되겠지만, 그래도 지난 청춘들의 방황과 사색 속에는 늘 광장, 그리고 화두가 함께 했다는 기억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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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작고하신 김현 선생은 '행복한 책읽기'에서 그를 "사상적 리얼리스트요, 문학적 모더니스트"로 평하기도 했습니다. 분단과 자본의 첨예한 갈등에 관한 현실인식과 소설들이 갖는 관념적 무게를 더해서 나온 평으로 생각합니다. (자칭 "리얼모던"을 표한 바 있던 황지우 시인의 시에도 엇비슷한 감수성이 배어나오곤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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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시인 2만명의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한테서 어느 어느 시인들이 살고 있는 마을이냐는 별로 중요치가 않습니다. 개인적으로도 전화를 걸었던 적 있는 황지우 시인도 광주에 살았던 안부를 본 적이 있고, 도종환 시인도 여전히 청주에 삽니다. 호수공원 바로 앞에 책방을 냈던 김이듬 시인도 사정은 좀 어떤지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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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칼의 노래'로도 또 유명한 소설가의 주소로 일산이 호기롭게 그려지기도 했네요. (공교롭게도 최근에 나온 산문집 '연필로 쓰기'에서 이제 일흔을 넘긴 소설가가 변함없이 은은한 애정을 표한 호수공원, 정발산 등이 지난 이야기들의 소재였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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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희은과 조관우 또 윤도현 같은 거물급 가수들이 먼저 떠오르기도 했지만, 유독 작가들을 먼저 '소개'하자는 생각이 든 건 순전히 고인이 된 그를 기리는 일도, 문학도시와는 좀 거리가 먼 정치적 색채 등만도 아닙니다. 오히려 그들이 갖는 문제의식과 정치적 수사들이 여전히 한 도시의 일상에서도 오롯이 투영되는 까닭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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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젠 더 볼 수 없는 한 '거인'을 대신하여, 이 도시를 계속 살아가는 스스로의 생활과 영혼 속에서도 여전히 그 숨결들의 한부분은 계속 남아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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