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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산의 가장 큰 약점, 다름아닌 "자족성" 문제만큼은 이제 일산테크노밸리와 방송영상밸리 같은 지역적 호재들로 조금은 개선될 기미가 보인다는 뉴스들이 요즘 자주 등장합니다.
한차례 재검토 결정이 내려져 시끌시끌했어도, 창릉신도시와의 역할분담을 통해 어떻게든 관철시키겠다는 노력이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재심사를 기다리는 중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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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1기 신도시들이 공통적으로 갖는 핸디캡인 '베드타운'의 극복은 엄밀히 말해 교통 문제입니다. 결국 부족한 '자족성'을 대체할만한 구호로 "강남까지 몇분"이 갖는 수사학은 위성도시의 한계를 자인하는 꼴이겠죠.
메가시티로서도 충분치 못한 지방세수와도 직결될만한 이 문제로 결국 다수 지자체들이 분양사업에만 골몰하게 된 부작용도 영 만만치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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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족한 '자족성'임에도 그나마 일산에서 가장 가까운 일터를 굳이 꼽자면 오히려 행정구역상 파주인 출판도시일 것 같네요. 대한민국 콘텐츠의 메카를 자임한 이 출판도시는 일산에서 자동차로 약 10분 이내의 거리에 위치하고 있으니까요.
최근에 출판도시의 침체 소식을 여럿의 출처에서 전해듣게 됩니다. 어쩌면 이들도 또 다른 '공급과잉'일 수 있겠고, 더 직접적으로는 출판문화산업의 대대적 몰락을 뜻하는 우울한 전망 탓이겠죠. (실제로 출판도시에서 꽤 입소문을 탄 장소들도 이젠 출판사가 아닌 카페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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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내로라하는 출판사들이 강북에서 이주를 해온 이력들은 이미 유명합니다. 문단의 전통적인 양대산맥 역할을 해온 창비와 문지가 각각 출판도시와 홍대에서 여전히 자웅을 겨루는 중이지만, 문학동네와 민음사 또 한길사 등은 진작부터 출판도시의 터줏대감들이기도 합니다. (사회과학 쪽으로 더 유명한 돌베개나 사계절도 마찬가지고요.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김영사의 북카페도 빼놓을 수는 없겠죠.)
곳곳에 유수 건축가들이 저마다 개성을 뽐낸 건물들도 볼거리인데, 가끔 몇군데는 헌책방들도 있어 꽤 오래전에 절판된 책들이거나 잘 구하기 힘든 원서들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거대한 책 전시관과도 같은 '지혜의 숲' 주변에서는 심심찮게 강연을 나온 유명 문인들도 자주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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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자전거를 타고 자유로 옆을 따라 휴게소와 출판도시까지 라이딩을 한 적도 있는데, 자전거 체력이 영 딸려서인지 그 이상의 위치인 파주아울렛과 헤이리마을까진 도저히 엄두가 안나더군요.
다시 교통 문제를 얘기하면, 3호선과 경의선 또 GTX 중에 하나 정도는 충분히 이 방면으로도 국책사업을 펼칠만도 한데... 제법 아쉬운 대목 중 하나입니다. (여전히 200번 버스만이 출판도시와 홍대를 잇는 유일한 교통수단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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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변변히 많은 일자리들이 생겨난 것도 아니고, 또 산업의 부흥보다는 침체 쪽이라서 기대보다는 우려가 더 큰 게 사실입니다만... 그래도 결국 21세기의 콘텐츠 역시 상상력의 산실이자 풍부한 원동력인 이 출판도시에서 여전히 큰 힘을 얻을 것으로 봅니다.
김광석의 노랫말처럼 가난한 이들이 할 수 있는 창작활동은 음악과 글쓰기 뿐이니까요. (어쩌면 스마트폰이 세상을 바꿀 수 있었던 큰 이유 중 하나일 테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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