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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희동, 상도동, 일산신도시와 명륜동,
다시 가회동 또 강남... 그리고, 구기동.
역대 대통령들을 배출한 동네들 중 단연 압권은 종로입니다. 전현직과 당적을 막론해 모두 네명의 대통령을 배출한 이 '정치 1번지'가 공교롭게도 저한텐 그저 '직장'입니다.
출근길에 문득 대통령 생각을 잠시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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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대선 때도 숱한 인파들 틈에서 검은 코트를 입고 연신 손을 흔들며 빌라촌을 나선 노무현 당선인의 모습을 TV에서 본 적이 있습니다. 그 이후로는 매번 당선인의 자택에서 첫 연설을 하는 장소까지 이동하는 경로가 핫한 생중계로 잡히다보니, 이젠 제법 익숙하고도 시들해진 풍경이기도 하네요. (흥미롭게도, 대한민국 현대사에서 아직까지 아파트 단지를 나서는 대통령을 본 적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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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선이 확정된 직후, 몰려온 축하인사들을 향해 손을 흔들던 장소가 2층 창가였는데 이젠 그 기억만 남고 몇년째 텅 빈 집은 소문들만 무성한 채 낡아가고 있습니다. 한달쯤 전에는 자전거를 타고 동네를 한바퀴 돌다가 문패가 있어 가까이 다가가 읽어보았습니다. 한자로 "김대중, 이희호"를 나란히 쓴 문패도 꽤 인상적이죠. (최근에 이렇듯 부부의 이름을 함께 단 문패들도 여럿 보이는데, 당시로서는 꽤 화젯거리였던 기억도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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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도시를 기억할 때면 장소와 시간에 얽힌 이야깃거리가 훨씬 제격일 텐데, 가장 어울리지도 않을 인물을 또 특별히 뛰어난 문호와 빼어난 예술인들도 많은데... 굳이 가장 '네거티브'도 많을 정치인 얘기를 꺼내는 게 좀 조심스럽긴 해도,
IMF 직후에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서 실은 역사상 처음으로 폭력과 혁명이 아닌 투표로의 "정권교체"를 이룬 역사성 역시 두고두고 기억할 법합니다. '햇볕정책'으로 노벨평화상을 탔던 영광스런 이력 역시 당연하게도 그 상징과 같을 일산신도시를 택한 배경이었을 테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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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로, 길마다 예쁜 이름을 갖는 정발산 단독주택가에서 아무 안내판도 없이 제 홀로 덩그러니 남은 빈 집이 향후 어떤 주인을 새롭게 만나 또 다른 역사를 써내려갈 일인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말예요. ('문화재' 형태로 조성하겠다는 계획도 벌써 몇년전부터 진작 나온 말입니다만) 근처에 있는 밤가시 초가 같은 문화재도 '익명의 섬'이긴 마찬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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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발산 단독주택가가 들어서기 전까지는 인근의 한 신도시 아파트에서 한동안 거주했다는 일화도 아직 남았습니다. 강선마을이라는데... 제 추측으로는 현재의 원톱 단지인 19단지보다는 오히려 1, 2단지 또는 5, 6단지 정도에서의 한군데가 아니었을까로 미루어 짐작해봅니다. (그 단지에서는 벌써 삼십년을 향하고 있는 추억들인 셈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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