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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문체'라는 이름을 붙이기엔 그의 말투들이 지나칠만큼 낯선, 시적인, 우울하고 느슨한 에세이를 닮앗다. 작가의 소설들을 여러 문예지들로부터 충분히 들어왔고 또 데뷔를 한지도 벌써 여러해가 지났음에도 정작 독파를 해낸 건 이번 소설이 처음이다.
지독한 문학소녀의 슬픔들이, 기구한 운명과 얽힌 그 신파가, 마치 일기와도 같을 남루한 독백들이 결코 지난 시대의 유행들로부터 자유롭다 말할 건 아닌 것 같다. 극도의 개인화, 즉물적이면서도 표피적이고 감각적인 조류는 남성문인들로 하여금 지나치게 공격적이거나 과장된 상징적 제스처들을 낳았다고 한다면 반대로 여성문인들의 그것은 왜소하고 디테일한 문양들을 빌미로 한 미시적 관점과 인사이트의 실종을 낳았다. 그게 무슨 문제냐? 반문할만큼 등대도 이정표도 없을 표류의 시대라는 자조섞인 이 콘텍스트들을 극복하기 위해선 훨신 더 큰 전제조건들이 필요해진다.
다만, 이 대목에서 한마디를 꼭 덧붙이자면 그 당시에 "늙은 개" 취급을 당했던, 그 꼰대들 같던 기성문단에 대한 비판의 전제로 소비에뜨의 몰락이 있지 않았는가. 즉, 이제 그 시대의 '새로운 문학'들을 또 역시 "늙은 개"일 뿐이라고 일갈하는 전제 역시 지난 글로벌 금융위기에 맞닿는다.
시대는 또 변화하였으며, 현대문학도 이에 발맞춘 '새로움'을 취하지 않으면 안될 시대다. 또 그건 아마도 서정과 서사의 부활, 패러다임의 창출 내지는 개인과 사회의 교호작용 같은 좀 더 무게감을 지닌 주제들이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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