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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16강 토너먼트의 주인공들을 가리는 중인 EURO 2016은 벌써 대회 중반을 향하고 있고,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 중 하나인 스페인이 체코에 이어 터키마저 격파함에 따라 그들의 우승행보 또한 순조롭게 이어질 전망. 하지만 절대다수의 전문가와 팬들은 그들의 경기력을 보면서 예전의 다비드 비야와 페르난도 토레스가 이끌던 피파랭킹 1위 팀의 위용을 새삼 그리워하기 시작한다.
'텐백'이라는 기상천외한 시스템을 탄생시킨, 10년 가까이 지구를 점령한 '티키타카' 축구는 지난 2014 브라질 월드컵을 통해 종언을 고했고 그 가장 큰 원인도 역시 초대형 스트라이커의 부재 탓이 너무 컸겠다. (물론 더 큰 원인은 사비와 이니에스타라는 역대 최대의 황금기 멤버들이 노쇠한 까닭이겠지만서도)
그 중심에 있던 다비드 비야는 그래도 FC바르셀로나, AT마드리드 등을 통해 꾸준히 클럽과 유럽무대에서 뛰어난 활냑을 펼쳤기 때문에 준수한 편. 팬들이 제일 안타까워했던 이는 바로 토레스다. AT마드리드로부터 EURO 2008 우승과 리버풀에서의 활약은 가히 이 축구선수의 전성기였다. 우연인지는 몰라도 첼시로의 이적 그리고 뒤따른 잦은 부상들로 그도 어느덧 나이 서른을 훌쩍 넘긴 노장이 돼버린 건 이제 누굴 탓하기도 뭣하다.
그래도 다행인 건 작년 AT마드리드에서의 재기, 또 챔피언스리그 결승까지 내달린 그의 모습에도 많은 팬들의 응원이 겹쳐서다. 내심 이번 EURO 2016 본선에서도 그의 활약을 보고픈 건 순전히 실력보다도 추억의 힘이 더 컸다. 사실 지난번 UCL 결승에서도 승자인 레알 마드리드보다 패자였던 AT마드리드한테 또 선발로 출전했던 토레스한테 먼저 더 눈길이 간 것도 마찬가지의 탓이었겠지.
그건 어쩌면 토레스 개인에 대한 그리움일 수도 있겠고, 또 더는 그의 골 세리모니가 상징하는 지난 10년의 스페인 축구가 찍었던 일종의 화룡점정과도 같은 모습에 대한 경배와도 같은 부분이리라. UCL 또는 월드컵 결승에서 과연 이 멋진 장면을 볼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게, 더 이상 스페인 국대에선 볼 수 없게 된, 그에 대한 팬들의 유일한 '한'일 수도 있겠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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