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테메모

[영화][해외] 자연과 다큐멘터리

단테, 2016. 6. 19. 15:59

 

- 로버트 레드포드, "흐르는 강물처럼" (19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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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체의 쫓김도 없는 나른한 집안에서의 조용함을 보내기엔 다큐멘터리만한 게 또 없다, 대사 한줄을 아예 묻어둔 채 오로지 대자연이 전해주는 풍광명미만으로도 시간이 가는 줄을 모른다. 영화 한편의 드라마처럼 이는 놓치기 어려운 명장면이 되기도 하고, 이 영화가 보여준 미국 몬타나 지방의 정경들 또한 마찬가지. 인생사들은 오히려 흐르는 강물들 속에 녹아 자연의 일부처럼 지극히 당연한 게 돼버리기도 한다.

너무 많은 휴머니즘들을 종교적 색채와 자연주의? 이런 데 밀어넣을만큼 충분히 철학적이진 못해도 그만한 영상미는 저절로 얻는다. 때때금 주말 저녁마다 EBS 같은 데서 나오는 다큐멘터리들이 갖는 힘도 이와 그다지 다르진 않을 거야... 그래서 편하게 본 편. 정작 영화의 줄거리는 주인공인 노만의 대학교수가 되기까지의 성장일대기일 수도 있고, 또 동생인 신분기자 폴의 지독한 도박편집증이 낳는 불행한 결말의 참극일 수도 있겠는데 오히려 영상 속 대자연은 도도하기만 하다.

한동안 왜 이 영화가 늘 추천작품의 목록에 올랐는가도 궁금했고 또 예전에 본 영화 "황금연못"도 더러 생각이 나는데, 어제 오후 한때를 혼자 앉아 지켜본 짧은 생각은 대충 그렇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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