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토요일은 무한도전
- 오늘의 편지,
- Wassily Kandinsky, 'Composition 8' (바실리 칸딘스키, '구성 8', 1923년, 캔버스에 유채)
현대미술 이야기 no.1 - 바실리 칸딘스키 (Wassily Kandinsky)
색채가 들려주는 ‘내면의 소리’를 듣다
1910년경 어느 저녁 무렵. 칸딘스키 (Wassily Kandinsky, 1866.12.16-1944.12.13) 는 자신의 화실에 들어서면서 이전까지 한 번도 본 적 없는 놀라운 그림과 마주하게 된다. 그것은 불타는 듯 아름다운 색채로 빛나는 그림이었다. 무엇을 그린 것인지 대상의 묘사가 없는 그 그림은 단지 밝은 색면으로 가득 채워진 캔버스였다. 그림을 자세히 보려고 가까이 다가간 그 순간. 칸딘스키는 또 한 번 놀라게 된다. 그것은 단지 자신의 그림이 거꾸로 놓여있었던 것이었기 때문이다. 칸딘스키는 이 특별한 경험으로 그림의 내용과 상관없이 오직 색채만으로도 감정을 전달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게 되고, 20세기의 미술을 전통적인 사실주의 기법에서 추상이라는 새로운 지평으로 인도하기 시작한다.
“색채는 건반, 눈은 공이, 영혼은 현이 있는 피아노다. 예술가는 피아노를 연주하는 손이다. 그들은 건반을 눌러 영혼의 울림을 만들어낸다”
칸딘스키의 예술세계에서 음악은 대단히 중요한 요소다. 그는 ‘색채로 표현된 음악’을 그리고 싶었다. 음악은 이미 존재하는 것을 재현하지 않고도 듣는 사람들의 마음에 저마다의 추억이 떠오르게 하는 탁월한 능력이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칸딘스키는 이러한 음악의 체계성과 함께하는 추상적 요소를 회화에 반영하고자 했다.
칸딘스키, <인상Ⅲ-콘서트>, 1911년, 캔버스에 유채, 뮌헨시민미술관
<인상3-콘서트>는 당시 세간을 시끄럽게 하던 빈 출신 작곡가 아널드 쇤베르크(Arnold Schönberg, 1874-1951)의 무조음악(無調音樂)을 듣고 깊이 감동하여 제작한 작품이다. 작품의 중앙에 그랜드피아노를 연상시키는 검은색 삼각형과 환호하는 청중들의 단순화된 형태에서 구상의 흔적이 남아있긴 하지만 완전한 추상으로의 점진적인 이행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칸딘스키는 쇤베르크를 예술적 동지로 생각하고 서신을 보내어 자신의 회화론을 설명하며 음악과 같은 열정을 회화에서도 펼칠 수 있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이에 쇤베르크도 동감하는 답장을 보내오면서 둘의 우정을 이어나갔다.
예술에서 의식적 의지를 배제하기
칸딘스키, <구성 Ⅶ>, 1913년, 캔버스에 유채, 200*300cm
<구성 Ⅶ>는 <구성>연작은 물론 그의 그림 인생을 통틀어 정점에 달했다고 평가되는 작품이다. 가로 2미터, 세로3미터에 달하는 이 거대한 작품은 칸딘스키의 모든 그림 중에서도 가장 크다. 이 작품을 위해 칸딘스키는 두 달 동안 스케치, 수채화로 그린 예비작업 등 상당히 공을 들인 준비과정을 거쳤다. 칸딘스키는 색은 영혼에 떨림을 주는, 영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힘을 가지고 있다고 믿었다. 불타는 주홍빛은 화염과도 같은, 빨강색은 트럼펫 소리를, 어두운 노란색은 음악을, 그리고 어두운 선홍색은 소프라노의 목소리를. <구성Ⅶ>는 세심하고 철저하게 고심한 구성위에 칸딘스키가 추구하던 회화의 정신적인 측면을 반영한 색채가 조화를 이룬 작품이다. 캔버스를 채운 활기찬 형태의 모양들과 빛나는 색채들은 보는 이를 압도하게 한다. 중심부의 검은 눈모양은 자유분방한 형태들을 통제하며 주변의 혼란을 정리해 그림의 집중과 힘을 더한다. 전반적으로 구성이 없는 것처럼 보임에도 불구하고 중앙부를 향해 점점 강하게 움직이는 방향성을 느낄 수 있다. 왼편에 보이는 사다리의 형태는 칸딘스키의 조국 러시아의 종교적 배경과 연관되는데, 동방정교의 종교적 상징 이미지 중 하나인 사다리는 독실한 사람들이 구권을 받는 통로로 묘사되고 있다.
현대 추상회화의 선구자 칸딘스키는 대상의 재현과 모방이라는 굴레로부터 미술을 해방시켰다. 그는 의식적인 요소가 배제된 형태와 색채로써 음악적이고 다이나믹한 추상적 표현을 이루어냈다. 칸딘스키의 작품은 예술이란 작가의 감정을 나타내는 수단이 되어야한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것으로 이후의 현대미술의 전개에 있어 큰 영향을 끼쳤다.
또 다른 그림
칸딘스키 하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작품은 위에서 본 것과 같은 대상이 없는 자유분방한 형태와 색채로 가득한 캔버스이겠지만, 사실 칸딘스키가 처음부터 추상미술을 시도한 것은 아니었다. 청기사파를 결성하기 전 칸딘스키의 작품은 대부분이 구상회화 중심이었다.
칸딘스키, <가브리엘 뮌터의 초상>, 1905년, 캔버스에 유채, 45*45cm
한때 칸딘스키의 연인이자 동료였던 가브리엘 뮌터(Gabriele Münter, 1877.2.19-1962.5.19.)를 그린 작품이다. 칸딘스키는 뮌터의 섬세하고 지적인 모습을 사랑하여 여러번 그녀의 초상화를 그렸다. 칸딘스키와 뮌터는 칸딘스키가 설립한 팔랑스 미술학교(Phalanx School)에서 스승과 제자로 만났다. 당시 칸딘스키의 나이는 뮌터보다 11살 위였고, 칸딘스키에겐 러시아에 두고 온 아내도 있었다. 그러나 칸딘스키와 뮌터는 서로 추구하는 회화적 방향에 끌리게 되고 점차 연인으로 발전해 1903년부터 함께하기로 약속한다. 칸딘스키와 뮌터는 그 후 10년간 예술로서의 조력자이자 연인으로 지낸다. 칸딘스는 뮌터와 함께한 시절 청기사파가 탄생시켰으며, 『예술에서 정신적인 것에 관하여』등 추상이론도 발표하는 등 가장 의욕적으로 활동했다. 그러나 1914년 1차세계대전이 터지자 러시아인인 칸딘스키는 독일을 떠나야 했다. 결혼까지 약속했었지만, 칸딘스키의 마음은 끝까지 뮌터의 곁에 머물지 못했다.칸딘스키는 약속을 지키지 않고 1917년 러시아에서 다른 여성과 결혼한다. 칸딘스키를 기다리던 뮌터는 깊은 상처를 받았다. 뮌터는 한동안 그림도 그릴 수 없을 정도로 힘든 시간을 보냈고 그 후에도 칸딘스키와 함께했던 무르나우에서 홀로 고독하게 지냈다. 무르나우에 남겨진 칸딘스키의 작품을 나치로부터 지켜낸 뮌터는 후에 자신의 작품과 함께 뮌헨 시립 미술관에 기증하고 1962년 85살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 J플러스, http://jplus.joins.com/article/article.aspx?listid=13634222
- 편집하는 말,
도서관에서 모처럼 구색을 맞춰서 제대로 책을 빌렸나 보구나... 무엇보다 읽는 게 우선인 법.
토요일, 가장 자유로운 시간인만큼 가장 치열한 시간들이 될 수 있도록 해보자.
- 짧은 메모 :
주말, 늦잠. 짧은 자전거 산책. 아침식사. 도서관. 땡볕.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다. - 철학, 원전, 소설, 시, 영화, 미술까지. 작곡법과 요리책까지. 그리고 "사사방"을 꺼내다. 갑자기 소나기. 쏟아지는 비, 쳐다보다. 짜장면을 먹다. 비, 그치다. TV를 보다. 집에서 만드는 돈가스, 매력적이네... 도전해볼까?
아 참, 어제 회의는 그럭저럭 무난히 끝낸 편. 회식이 있었으며 앞으로 할 일들도 잠시 기록해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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