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디폴트" 위기, 결코 남의 일이 아닐 일
- 오늘의 편지,
[사설] 구제금융 중단 위기 그리스에서 배워야 할 것
그리스가 또 위기에 직면했다. 내일은 그리스가 국제통화기금(IMF)에서 빌린 15억유로(약 1조8800억원)의 상환일이자 그리스에 대한 유로존의 구제금융 프로그램이 끝나는 날이다. 그리스는 유로존과 IMF, 유럽중앙은행(ECB) 등에서 돈을 빌려 빚을 갚는 돌려막기식 구제금융으로 최근 수년째 나라살림을 꾸려왔다. 그리스로서는 유로존이 구제금융을 연장하지 않으면 당장 15억유로를 갚을 길이 막막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인 유로그룹은 155억유로 규모의 구제금융을 5개월 연장해주겠다며 협상안을 내놨다. 재정지출 축소와 공무원 임금 및 연금 삭감 등 재정개혁이 조건이었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굴욕”이라며 거부했다. 이어 협상안을 다음달 5일 국민투표에 부치기로 하고, 의회 결의까지 이끌어냈다. 이에 대해 유로그룹은 “채권단 제안을 거절한 것”이라며 국민투표와 관계없이 구제금융을 종료한다고 못박았다.
그리스에서는 국민투표를 실시하겠다고 발표한 당일에만 예금 대량인출(뱅크런) 사태로 5억유로가량이 빠져나가는 등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그리스가 이번에 15억유로를 상환하지 못하면 총 3170억유로에 이르는 대외채무도 갚을 수 없는 채무불이행(디폴트)에 빠질 우려가 크다. 외부 지원이 끊기면 대외채무를 갚지 못할 뿐만 아니라 재정으로 공무원 임금이나 연금도 줄 수 없어 국가 기능이 마비된다. 그리스 사태는 부채 자본주의 체제가 얼마나 위험한지 잘 보여주고 있다. 국가든 가계든 부채를 기반으로 한 부채 자본주의 시스템에서는 계속 돈이 공급돼야 한다. 돈 공급은 필연적으로 끊길 수밖에 없고, 그 순간 시스템은 급격하게 무너진다.
이런 일이 그리스에서만 일어나고 있는 건 아니다. 한국의 가계부채는 2분기에 1100조원을 넘어설 게 확실시된다. 가계의 가처분소득 대비 부채 비율은 160%를 크게 웃돈다. 가계에 돈이 돈 것은 소득이 늘어서가 아니었다. 금리를 낮추고, 대출자격을 완화해 빚으로 집을 사도록 유도한 정책이 영향을 미쳤다. 사상 최저 수준까지 내려온 금리는 이제 올라갈 일만 남았다. 금리는 오르는데 집값은 떨어진다면 돈 공급이 끊기는 가뭄이 발생한다. 소득에 비해 많은 대출을 받은 서민이라면 상환에 허덕이다 은행에 집을 넘기는 일이 생길 수 있다. 정부와 가계는 돈 가뭄에 대비한 가계부채 관리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 경향신문, http://media.daum.net/series/112241/newsview?newsId=20150628214130641&seriesId=112241
- 편집하는 말,
주말부터 뉴스계를 강타한 소식은 유럽발 재정위기다. 특히 그리스는 이제 "디폴트" 가능성이 점점 더 커지는 가운데, 온 세계를 공포 속으로 몰아넣고 있고... 이 '재정위기'의 원인이 무엇인가에 대한 뜨거운 논쟁과는 또 전혀 별개로, 그리스의 사정이 비단 그리스만의 사정일까에 대한 두려움... 즉, 어쩌면 유럽 전체에 걸친 위기일 수도 있겠고 심지어 우리나라 사정 또한 별반 다르지 않기에, 혹여 두번째 "IMF" 사태를 겪게 되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섞인 눈으로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중이다.
얼마전에 한 신문 칼럼에서도 박근혜 정부의 무능력에 대한 "리스크"를 불안스럽게 쳐다보는 시각 또 그것에 뒤따르는 향후 전망에 대한 걱정과 근심이 잔뜩 담긴 견해를 읽었는데, 어찌 그리스 재정 탓만 할 거며 또 어찌 이 나라는 온전히 무사할 것이라 단언할 수 있겠는가. 이미 1,000조원이라는 천문학적 액수를 훌쩍 넘어서버린 가계부채와 여전히 OECD 국가들 중 꼴찌를 다투는 사회안전망, 또 극렬히 서로가 서로를 물어뜯으며 '제로섬' 게임에만 매몰된 사회적 분위기 등등... 무엇 하나도 이 비관적 견해를 뒤엎을만한 사회적 징후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데서 문제에 대한 인식은 매우 부정적이기까지 하구나... 회사 사정도 결코 남의 일 같지 않을진대, 더구나 가계한테도 엄청날만큼 큰 악영향을 끼칠 공산이 큰 문제인만큼 주의깊게 현상을 진단하고 이를 반면교사로 삼는 대비만이 이 험난한 시대를 "존버" 하면서 헤쳐나갈 유일한 수단이 됨을 직시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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