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여전히 가장 큰 문제는 '가계 빚'
- 오늘의 편지,
[사설] '안심전환대출 확대'만으로 해결될 문제인가
[한겨레] 금융위원회가 안심전환대출을 20조원 추가 공급한다고 29일 밝혔다. 출시된 지 나흘 만에 올해 공급한도 20조원이 거의 소진되자 부랴부랴 공급을 두 배로 늘린 것이다. 이 정도까지는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는 게 금융당국의 설명이지만, 자칫 부실을 키워 국가재정의 부담을 키우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든다. 이런 대책이 가계부채의 근본 해법이 될 수 있느냐는 의문 역시 사라지지 않는다.
안심전환대출에 대한 폭발적인 관심은 그 자체로 가계부채의 심각성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안심전환대출은 변동금리이거나 이자만 갚는 기존 대출을 고정금리·원리금상환 방식으로 바꿔, 금리 상승 때의 위험을 줄여보자는 가계부채 구조 개선 대책이다. 1100조원에 육박하는 전체 가계부채 가운데 366조원 정도인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로 한정해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을 대상으로 삼았는데도, 금리가 1%포인트 낮아진다는 소식에 신청이 폭주했다. 애초의 월 한도, 상반기 한도, 연간 한도를 한꺼번에 다 채운 것을 보면, 우리 가계가 느끼고 있는 가계부채의 부담이 금융당국의 예상보다 얼마나 큰지 잘 알 수 있다.
20조원에 20조원을 더해도 결국 '언 발에 오줌 누기'라는 지적도 나온다. 연간 40조원은 가계부채 총액의 3.6% 정도일 뿐이다. 목표대로 대출구조가 바뀐다 해도 여전히 60~70%는 변동금리이거나 이자만 내는 위험한 대출에 머물러 있게 된다. 가계부채의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기에는 턱없이 모자란다. 가계부채 문제의 핵심은 저소득층 대출이다. 신용등급이 낮아 은행권 대신 제2금융권에 주로 채무를 지고 있는 이들은 금리가 올라가면 가장 먼저 타격을 받게 되고, 그 부실은 금융권 전체를 흔드는 폭탄이 될 수 있다. 금융위는 서민·취약계층과 제2금융권 대출에 대해선 다른 지원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지만, 실효성이 의심되는 재탕·삼탕의 기존 대책으로 해결될 일이 아니다. 가계부채 건전화를 추진한다면서 정작 부실 우려가 큰 제2금융권 대출이나 한계가구를 정책의 우선순위에서 밀쳐두는 것부터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이제는 경기부양 쪽에 기운 정책의 무게중심부터 바꿔야 한다. 빚으로라도 부동산 경기를 유지하겠다는 정책 기조야말로 가계부채 급증의 주범이다. 이를 둔 채 일시적, 부분적 개선책으로 시늉만 낸다고 해서 가계부채라는 폭탄이 제거되지는 않는다. 이 추세라면 자칫 통제가 불가능해질 수도 있다. 정책방향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때다.
* 한겨레, http://media.daum.net/series/112249/newsview?newsId=20150329184011287&seriesId=112249
- 편집하는 말,
새로운 한주다. 아니 보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3월의 마지막 이틀을 남긴 오늘,
회사에서 새로이 마음을 먹고 이런저런 업무들을 추진하기로 한 마당... 직장생활에 대해 문득 생각해본다.
'내집마련'이라는 미명하에 수억원씩 은행빚을 져가며 아파트 한채를 장만하는 일, 또 할부 수십개월이라는 미명하에 냉큼 새로 나온 자동차 계약서에 서명을 하고, 그거소 모자라 원금 규모는 아랑곳없이 이자만을 감당하면 그만이라는 생각만으로 지나치게 용감할만큼 은행 창구 앞에서 기웃대는 게, 대다수 서민들의 풍경이었을 게다.
돈은 늘 이자만으로 사람의 인생을 송두리채 뽑아버릴 수 있는 막강한 '악의 힘'이다.
결국 이 불황과 불경기 탓에 이리저리 돈을 꾸러 다닌 모든 이들은 곧 그 '빚'의 그늘에 짓눌린 삶을 살게 되겠지,
이 비루한 직장생활을 끝끝내 떨쳐내지 못함은 역시 바로 이 문제, '가계 빚' 때문이니...
정부의 '거품 키우기' 정책에 대한 불만? 글쎄다, 혹독한 비판이 쏟아진다. 그 '빚'에 대한 강한 경고들이다.
한순간의 망각과 도취만으로 평생 또 심지어는 후대에까지 이르는 '빚'의 그늘을 추악한 유산으로 남겨선 안될 테므로,
그걸 막아보자고 덤비는 주장들 거개는 그래서 충분히 도덕적이고 다분히 정의로운 편...
바야흐로 '빚'이 곧 죄악인 시대가 도래할 운명인 것 같다. (시나브로 금세)
늦지 않도록 이를 잘 대비해두어야만 하겠다. - 미래가 걸려 있는 일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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