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테일기

[영화] 그들도 우리처럼

단테, 2015. 2. 9.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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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상자료원의 유튜브 채널에는 그야말로 고전이자 걸작인 영화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 (사실 이를 발견하게 된 건 순전히 우연이었고 대개 2년전부터 최근까지 꾸준히 업로드가 된 모양이다.) 한국영화의 현대사와 맞먹는 작품 목록들을 보면서 가끔씩 시간이 날 때마다 하나둘 꺼내보는 재미 역시 쏠쏠하리라 기대도 크다. 

 

오늘은 그 첫번째, 

 

예전에 이효인이었나? "영화여, 침을 뱉어라"라는 제목을 가진 평론집이 기억난다. 

저자의 인터뷰 중 "제일 기억나는 영화는?" 엇비슷한 질문에 작가가 답한다. "박광수 감독의 <그들도 우리처럼>입니다." 그때부터 아마 이 영화를 가장 관심있게 쳐다보진 않았는지 모르겠구나... 

  

기실 나는 이 영화를 감히 문단에서의 <객지> (황석영)에 버금갈만한 영화에서의 그것으로 본다. 다만 소설 <객지>가 여전히 굳건한 리얼리즘의 기반에 놓여진 반면에, 이 영화는 좀 더 '처연함'에 가까운 정서를 느끼게 만든다는 게 다를 뿐... 심혜진이 연기한 그녀의 일상을 대입하면서 그만한 정서를 느낄 수 없다면 그 또한 '인간적' 정서라고 보긴 어려울만큼, 적어도 내겐 그랬다. 

 

그래서 맨 마지막 장면, 문성근이 열차 안에서 독백처럼 늘어놓는 대사들 (한때는 일기장에 그것들 모두를 일일히 옮겨 적던 때도 있었지만) 거개가 갖는 '꿈'이나 '희망' 따위의 나열보다 오히려 그가떠나기 직전 한차례 뒤를 돌아보던 그 슬로우 모션이 더 인상깊게 박혀있는 건 다분히 그 때문이다.   

  

P.S. 기억해보니, 어쩌면 문성근이라는 배우가 주연한 영화들 중에서도 역시 이 영화가 최고는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오늘은 그래서 문성근이라는 이름을 함께 기억해두기로 하자. 정작 본인은 어떻게 다른 생각을 하더라도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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