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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때로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과 결심들은 자주 있는 편이지만, 그게 제 마음대로 잘 안된다는 건 단지 의지가 부족해서라거나 추진력만을 탓할 문제는 아닌 것도 같다. 일상과 시간들은 그만큼 제 스스로 통제하기 어려운 환경에 처해 있는 경우도 많고, 또 운명처럼 제 시간이라고 여긴 시간들이 엉뚱하게 다른 일들에 휩쓸려 헛되이 지내야만 할 때도 꽤 많은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공부'라는 얘기를 꺼낸다는 건, 적어도 그게 특정한 목표를 가졌거나 특정한 시기가 되어서가 아닌 진정으로 '공부' 자체의 의미와 행복과 필요에 대한 진실한 믿음에 기초한다. 더 이상 '공부'가 필요없는 세상은 없다.
또 '공부'하지 않아도 될 법한 만만한 세상 역시 존재하지 않는다. 적어도, '공부'는 연습과 훈련과 노력의 대명사일 뿐이며, 돈과 빽과 선천적 재능 따위가 없는 모든 이들한테 사실상 가장 유일한 무기가 된다. 고로, 마다할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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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년 후에도 일하고 싶고 돈을 벌어야 한다면, 지금 당장 공부를 시작해야한다.
직장에는 머무는 사람보다 지나가는 사람이 많아졌다. 오래 머물더라도 사람들은 그곳을 '잠시 지나가고 있는 중'이라 생각한다. 정년 연령은 낮아지고, 고용 환경은 불안하는 등 안정적인 직장 생활을 위한 사회적 여건이 악화되면서 어떤 직장도 '철밥통'이 되어줄 수 없음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직장인들은 변화에 대응할 준비를 시작했다. 지금 타고 있는 배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혹은 다른 배로 갈아타기 위해. 최근 한 매체는 자기계발을 하는 직장인은 53.6%이며, 이들은 일주일에 평균 4.4시간, 한 달 평균 12만원을 자기계발에 투자한다고 보도했다.
몇 년 전부터는 이런 현상을 빗대 공부하는 직장인을 뜻하는 '샐러던트(Saladent=Salary man+Student)'라는 신조어가 생겼을 정도. 왜 공부를 시작했느냐는 질문에 샐러던트의 29.2%가 이직, 24.2%가 자기만족 때문이라고 답했다. 직장인들은 주변 상황은 철저히 차단한 채 한 곳만 보고 달리는 경주마 대신 상황을 살피며 공격과 수비를 서슴지 않는 말이 되기로 결심한 것이다.
그 결과 각종 자격증 시험장이 직장인들로 넘쳐나고, 직장인을 위해 대학에서 마련한 교육 과정도 인기다. 학원의 새벽반, 야간반도 수강생의 대부분은 직장인이다. 자신의 적성과 취향을 고려한 자기계발을 통해 제2의 인생을 꿈꾸는 사람들도 있다. 지금 당장 가시적인 효과는 없지만 이러한 자기계발 활동은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는 데서 오는 충족감과 정서적인 안정감을 준다.
직장에 오랫동안 남아 있는 사람, 다른 회사로 떠난 사람, 그리고 자기만의 일을 시작한 사람 등 이유는 제각각이지만 이들은 모두 10년 후의 지금보다 더 나은 혹은 새로운 커리어를 위해 공부하고 있다.
PART.1
공부하기로 결심한 당신을 위한 안내서
학교와 달리 과목도, 시험도 없다. 책상에 앉아 뭘 해야 할지 몰라 우왕좌왕하는 당신을 위한 몇 가지 조언.
1 누가 공부해야 하는가?
'무지=수치'의 공식이 사회 저변에 깔리게 되자, 우리는 조금 아는 것은 다 아는 척하고, 모르는 것도 웬만큼 아는 척하게 되었다. 그러니 이제 자신을 솔직히 들여다보자. 계속 외면했다간 한 분야에만 매몰되어 편협한 사고를 가지게 되는 직업인 '전문가 바보(fachidiot)'로 전락한다. 모르는 것을 찾았는가? 모르는 것을 인정했다면 당신은 공부할 준비가 되어 있다.
2 무엇을 공부해야 하는가?
일본 메이지 대학의 괴짜 교수로 통하는 사이토 다카시는 요즘 시대의 공부를 가쁜 호흡이 심장을 자극해 호흡 곤란을 일으키는 것에 비유한다. 사회에서 즉각적으로 이득을 볼 수 있는 공부만 한다는 거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공부는 재밌어서 혹은 호기심이 생겨서 하는 공부다. 무언가를 즐기면서 배우면서 하는 공부의 호흡은 신선한 산소가 몸속 깊숙이 공급되는 것처럼 마음을 치유하고, 장기적인 삶의 방향성을 제시해준다.
3 어떻게 공부해야 할까?
직장인의 공부에는 생각보다 장점이 많다. 특히 내가 좋아하는 것을 공부의 플랫폼으로 만들 수 있다는 점과 (항상 그렇지는 않지만 대부분) 단계별 수업이 없다. 고등학교 시절 영어 공부가 교과서와 문제집 속에 있었다면, 직장인의 영어 공부는 영화나 '미드' 속에 있기도 하고, 좋아하는 해외 작가의 블로그나 관심 있는 분야의 해외 사이트에 있기도 하다.
고등학생 때 이과 과목을 아무리 못했어도, 영화 <인터스텔라>의 우주관을 이해하고 싶은 마음에 다짜고짜 상대성 이론 책을 펴 들 수도 있다. 재미나 호기심 해소 위주의 공부가 축적되다 보면, 그 공부들 사이에 맥락을 발견하게 된다. 좋은 클래식 한두 곡을 매일 꾸준히 듣다 어느새 음악 사조를 모두 파악하게 되는 날도 온다. 하지만 그래도 모르겠다면 아래 세 가지에서 답을 찾길 권한다.
온라인 공개수업 'MOOC(Massive Open online Course)'를 활용하라.
인터넷을 통해 세계 유수 대학의 강의를 무료나 싼값에 이용할 수 있는 MOOC 시스템이 진화하고 있다. 2012년 초 애플이 교육용 앱인 아이튠스 U를 발표하고, 하버드, 스탠퍼드, 버클리, 도쿄대 등의 세계 석학들이 자신들의 강의를 온라인에 활발히 공개하자 이내 다른 MOOC 플랫폼들도 자리를 잡아갔다.
대표적인 MOOC 사이트로는 코세라(Coursera), 에드엑스(edX), 유다시티(Udacity) 등이 있다. 이 중 코세라는 세계 1백여 개 대학이 참여하며, 수강생이 5백만 명에 달하는 세계 최대 플랫폼이다. 코세라에서는 교수의 수업이 일방적으로 전달되는 것을 넘어 수강생들 간의 교류도 활발하다. 각자의 에세이를 학생들이 돌려가며 검토해주는 상호 채점 방식이나, 협동 과제 및 토론을 통해 네트워크를 극대화하는 것.
덕분에 학생들은 그냥 녹화된 수업 영상을 보는 것 이상의 경험을 하게 된다. 수강이 끝나면 학점이 부여되고, 일정 점수를 넘어야 그 수업을 패스했다고 할 수 있다. 더 강한 동기 부여가 필요하다면 49달러의 수수료를 지불하고 검증된 증명서도 발급받을 수 있다.
<직장의 신> 미스김처럼 124개의 자격증에 도전하라.
오랜 시간이 지나도 두고두고 써먹기 좋은 것은 아무래도 검증된 자격증, 특정 분야에 대한 지식을 인정받을 수 있는 가장 객관적인 지표인 자격증만 한 것이 없다. 특히 공인중개사 자격증이나 증권투자상담사, 선물거래상담사 자격증은 꼭 해당 분야의 직업을 가질 예정이 없더라도, 공부해두면 자산의 흐름을 파악해 투자를 하거나, 하다못해 이사를 앞뒀을 때라도 요긴하게 쓰인다. 영어 실력을 가늠하고 싶을 때 관광통역안내사 시험에 도전하는 것도 방법이다.
배워서 남 주고, 돈까지 버는 취미를 만들어라.
재미로 시작한 취미가 전문가 수준에 이르면 비로소 투자했던 시간과 비용이 빛을 발하는 시기가 온다.
목공
잡생각이 많거나 스트레스 가득한 직장인에게 적합한 취미. 온갖 장비들과 소음으로 도무지 생각이라곤 할 수 없는 환경이 만들어지기 때문. 도구 사용법을 익히는 초기 과정이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꾸준히 배우다 보면 의자, 책상 등의 가구가 뚝딱 완성된다.
나무와늘보
내맘대로 목공, 기초 이론 및 실습 6주 과정, 35만원(실습제작비 별도) cafe.naver.com/namoowanulbo
캘리그래피
예쁜 다이어리를 사도 글씨가 예쁘지 않아서 속상했다면 캘리그래피를 배워볼 것. 개성 가득한 나만의 글씨체를 가질 수 있다. 한 획 한 획 정성이 깃든 글로 지인에게 보낼 엽서나 좋아하는 책의 커버도 직접 만들어보자.
모노디
초급 과정(8회 수업), 38만원 monod.co.kr
천연 화장품 만들기
뷰티에 관심이 많다면, 천연 화장품을 직접 만들어봐도 좋다. 실생활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천연 화장품을 만들다 보면, 시중에 나와 있는 화장품의 속성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어 구매에도 도움이 되고, 직접 사용할 용도나 선물용으로 제작해도 좋다.
하얀천연화장품
취미반(4주 과정), 25만원(재료비 포함) www.eduaroma.com
공부의 신이 전하는 11가지 수칙
1
쉬운 목표를 설정하라
2
공부를 포기한 경험이 있다면 그 이유를 찾아 대안을 마련하라
3
입문-중급-고급으로 이어지는 단계별 학습에서 벗어나라
4
한두 달 바짝 하는 것보다 설렁설렁 1년 하는 게 낫다
5
세상에 쓸모없는 공부는 없다
6
작은 영감에 집중하라
7
공부한 것을 다른 사람에게 책이나 노트를 보지 않고 설명할 수 있도록 하라
8
혼자 하지 말고 같이 하라
9
당연한 지식은 두 번 의심하라
10
정답이 없는 질문에 도전하라
11
당신이 선생님이라면 수업계획표를 바꾸는 것을 목표로 공부하라
PART.2
10년 후를 준비하고 있는 샐러던트 퇴근 후 공부에 매진 중인 직장인 넷을 만났다.
업무와 연결하라
공혜진(CJ오쇼핑 MD, 성균관대학교 경영대학원 iMBA 재학 중)
"공부를 하면서 얻는 건 단순히 지식이 아니에요. 그 지식으로 인해 사고가 확장되고, 시야가 넓어지죠."
일을 하면서 학부 시절 복수 전공으로 배운 마케팅에 대한 갈증을 느꼈다. 그래서 7년 차에 접어든 올해부터 성균관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iMBA 과정을 시작했다. 더 이상 늦출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고, 초심으로 돌아가 되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필요했다.
모교이기도 하지만 성균관대학교를 선택한 건 두 가지 이유 때문. iMBA는 온라인 강의로 진행되는데 스마트폰으로도 볼 수 있다는 점 그리고 학교에서 인맥 네트워크를 위한 다양한 모임을 진행한다는 것이다. 회사를 다니면서 학교를 다닌다는 것은 쉽지 않다. 둘 중 하나를 위해 한쪽에 편의를 봐달라고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교수님과 화상으로 Q&A 수업을 진행하는 날이면 하루 종일 숨도 쉬지 않고 일을 해야 이 수업을 참석할 수 있다. 여기에 중간고사까지 준비해야 할 땐 퇴근 후 24시간 영업하는 커피숍으로 달려가 새벽 2~3시까지 공부를 한다. 육체적으로 힘들지만 다양한 업계에서 자리를 잡은 사람들이 함께 모여 조별 프로젝트를 하다 보면 내가 모르던 세계에 대해 알게 되고, 에너지를 얻는다. 마흔 전에는 박사까지 마치고 싶다.
그녀의 공부법 스마트폰을 활용하라
공부하기 좋은 시대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어디서든지 강의를 들을 수 있으니. 게다가 휴대도 간편하다. 다행스럽게도 강의 한 개의 시간과 출퇴근 소요 시간이 딱 맞아떨어지기도 했다. 아직도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동물을 맞추고 캔디를 깨뜨리는 데만 집중하고 있다면 스마트폰을 활용한 공부법부터 연구하라.
공부라고 생각하지 마라
여영미(CBS 라디오 PD, 문화 공간 '숨도' 독서 모임 '책벌클럽' 참여 중)
"책은 또 다른 인생 공부예요. 삶에 답을 주기도 하고, 어떤 질문을 하며 살아야 하는지도 알려주죠."
독서를 체계적으로 해보자고 마음먹은 건 선배 덕분이었다. 독서와 글쓰기에 조예가 깊은 선배였는데, 그에게 고민을 말하면 주로 책의 한 글귀를 인용해 스스로 생각하게 하거나, 읽어보면 도움이 될 만한 책을 추천해줬다. 정답을 제시해주는 것도 아닌데, 묘하게 고민이 해결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 선배가 문화 공간 '숨도'라는 곳에서 강연을 한다 해서 우연히 따라갔는데, 그곳에서 '책벌클럽'이라는 독서 모임 멤버를 모집하고 있었다. 작년 겨울 처음 시작한 책벌클럽의 테마는 '작가주의'였다. 한 작가의 책만 읽어보자는 취지였는데, 나는 존 스타인벡을 골랐다. 모두 읽은 것처럼 이야기하지만, 막상 물어보면 아무도 제대로 읽은 사람이 없는 작가.
존 스타인벡은 나에게 그런 느낌이었고, 이번 기회로 그 느낌을 지울 수 있을 것 같았다. 초반 시작할 때는 두꺼운 책을 모두 읽어야 한다는 부담감이 컸다. 게다가 직장을 다니면서 책을 읽는다는 것 역시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었다. 발제자라도 되었다 싶으면 물리적으로 준비 시간이 부족할 정도였다.
그럴 땐 고3 수험생처럼 벼락치기 하듯 책을 읽었다. 그렇게 몇 번을 진행하니 제 꾀에 빠져 금방 제풀에 꺾이겠더라. 그래서 생각을 바꿨다. '이건 공부도, 미래를 위한 준비도 아니다. 그냥 책을 읽는 것뿐이다.' 남들이 술 한 잔 마실 때, 피트니스 센터에서 퍼스널 트레이닝을 받을 때, 나는 책장을 넘기면 되는 것.
그녀의 공부법 독서 슬럼프는 그래픽 노블로 극복하라
모든 책이 나와 잘 맞는 것은 아니다. 어떤 때는 활자가 눈에 안 들어올 때도 있다. 이럴 땐 복잡한 소설 속 이야기를 만화로 표현한 그래픽 노블이 도움이 된다. 그림이 많아 재밌고, 빽빽한 문장의 질주에서 여백의 미를 찾아 잠시 쉬어갈 수 있다. 비교적 빨리 읽히기 때문에 성취감도 생기게 마련.
취미보다 특기를 개발하라
최지혜(CCR MD, 'yido' 도예 과정) (location yido 강남점)
"하고 싶은데 못하고 있나요? 그러면 지금 당장 시작하세요. 지금 시작하지 못하는 건 나중에도 못하거든요."
올해 초부터 문득 '내가 진짜 하고 싶은 게 뭘까?', '그동안 내가 계획만 하고 못하고 있던 것은 뭐가 있을까' 생각이 많았다. 그리고 직장 외 새로운 일거리를 찾기 시작했다. 중국 베이징에 있는 의류 회사의 MD로 일하다 보니 출퇴근 시간이 비교적 자유로워 선택의 폭이 넓었다.
평소 관심 많았던 도자기 빚기에 도전하기로 했다. 학원을 찾는 게 문제인데, 단순히 기술을 가르쳐주는 곳보다는 다양하고 깊이 있게 배울 수 있는 공간을 원했다. 짧게 여러 곳을 다녀본 후 본점 3층에 갤러리가 있는 '이도'를 선택했다.
주기적으로 전시 작품을 바꾸니 따로 관련 전시회를 다닐 필요 없이 안목을 키울 수 있더라. 호기심으로 시작한 지 어느덧 10개월. 처음에는 내 손으로 작은 범고래나 그릇을 만들며 일상을 활기차게 살 에너지를 얻었지만, 지금은 새로운 목표까지 세웠다.
요리사인 동생과 레스토랑을 차리고, 그 가게에 내가 만든 그릇들로 다 채우는 것. MD라는 직업은 젊은 감각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만큼 장기적으로 하기는 어려울 수 있는 게 사실이다. 제2의 직업을 계획할 수밖에 없다.
도자기 공부와 함께 창업 비용을 모으고, 내가 가장 취약한 재무, 회계 관련 공부를 하면서 차근차근 준비할 예정이다. 도예는 직장인에게 좋은 취미 생활이기도 하다. 도자기 빚는다는 이야기에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다. 단순한 취미 활동이 훨씬 흥미로운 사람으로 만들어준다는 것을 몸소 느낀다.
그녀의 공부법 빠지지 말고 출석하라
취미 생활은 남는 시간을 재미있게 보내기 위해서 하는 거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그래서 일이 바빠지거나, 모임이 잦아지는 등 시간이 부족할 때 취미 활동을 가장 먼저 포기하곤 한다. 그러니 결국 실력이 제자리걸음일 수밖에. 취미를 특기로 만드는 힘은 엉덩이를 얼마나 붙이고 있느냐에 달려 있다.
길을 걷는 사소한 시간까지 투자하라
허미란(현대백화점 상품본부 콘텐츠개발 및 바이어, '다이렉트 잉글리시' 영어회화반)
"제 분야를 넓혀줄 수 있는 건 회사가 아니라 저예요. 제 스스로 하지 않으면 같은 자리에 머물 수밖에 없어요."
입사 초에는 회사에서 영어를 적극적으로 사용할 일이 별로 없었지만, 언제까지 같은 업무만 담당하게 되진 않더라. 미래에 어떤 업무를 하게 되더라도 빠르게 적응하고 싶었는데, 영어는 미리 준비해두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았다.
2년 전부터 임기응변으로는 대처할 수 없는 회화를 위주로 영어 공부를 시작했다. 학원을 여러 곳 다녀봤는데 그룹 수업에서는 학생들의 실력이 하향평준화되거나, 자주 말하는 사람만 계속 말하는 경향이 있어 시간 대비 효과가 적었다. 그래서 지금의 일대일 수업이 있는 학원을 선택했다.
일주일에 2회 1시간씩 개인 일대일 수업을 하는데 스케줄을 마음대로 조정할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다. 그룹 수업도 주 2회 참석하는데, 이 역시 내가 가능한 시간대의 수업을 마음대로 들을 수 있어, 부득이한 일로 학원 수업을 놓치는 일이 없다. 수업료는 월 50만원으로 저렴한 편이 아니지만, 회사의 지원 제도를 활용해 부담을 덜었다.
그리고 올해 6월부터는 새로운 팀에서 일하게 되었다. 유통 콘텐츠를 발굴하고 편집매장 오픈에 직접 관여하는 일이다 보니 해외 거래처와 연락할 일이 늘었다. 공부한 보람이 느껴질 정도로 영어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
영어 공부는 잠시라도 게을리하면 금세 실력이 줄어들기 때문에, 사소한 시간까지도 영어를 활용하려고 애쓴다. 아침저녁으로 영어 라디오 방송을 20분씩 반복해서 청취하고, 길을 걸을 땐 오늘 있었던 일을 일기 쓰듯이 속으로 작문해본다. 업무와 공부를 병행하는 다소 빡빡한 일정으로 지칠 때는 운동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한다. 최근에는 복싱을 시작했다.
그녀의 공부법 한 번 보낸 메일도 다시 보자
해외 거래처와 메일을 주고받을 때는 단어 선택이나 표현이 중요하다. 문법의 오류는 상대로 하여금 프로페셔널하지 않다는 인상을 줄 수도 있다. 그래서 업무와 관련한 이메일을 보낸 날은 출력한 다음 학원에 가져가 첨삭을 받는다. 첨삭 받은 내용 중 실수는 다시 반복하지 않도록 하고, 더 좋은 표현은 다음 메일 작성 시에 참고한다.
기획_김용현 | 사진_김인석, 김혜란
슈어 2014 12월호
* 미디어다음, http://media.daum.net/life/living/tips/newsview?newsId=20141226163015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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