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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포텐"이 터진 걸까? 최근 TV에서 가장 큰 화제를 몰고 온 장본인인 이진아는 오늘 방영된 TV에서 두번째 자작곡을 선보였다. 사실 지난번 첫 노래 "시간아 천천히"가 워낙 반응이 좋았고 또 본인도 그만큼 심적 부담이 대단했음을 실토한 직후에 펼쳐진 무대였는데, 놀랍게도 그녀가 꺼낸 카드는 "시간아 천천히"가 갖는 참신한 멜로디도, 뛰어난 건반연주도 아닌 아주 느린 발라드다. 그리고 나직하게 시작한 그 독특한 전주, E G C B A A G F E로 이어지던 건반의 음율... 한편의 재즈발라드 같기도 한, 마법처럼 모두가 숨죽여 한곡을 다 경청하게 만든 이번 노래 "마음대로"... 실로 대단했다. 심사위원들의 다소 '오버'스러운 극찬과는 별개로, 난 그녀의 노래를 듣다가 그 특유의 리프 그리고 때마침 귓가에 울려퍼지던 들국화 앨범의 잔상이 불현듯 기억났다. 들국화 1집의 "오후만 있던 일요일"... 이병우의 노래였던가, 그때도 비슷한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이건 내가 처음 듣는 음악 아닌가?' 그 '처음'이라는 단어가 갖는 가장 찬미할만한 의미에 대해 그녀가 보여준 아우라는 한마디로 칭찬받을만한 재능이요 수작의 발견이겠다. (가령 재즈 발라드의 미덕을 꼽는다면 가끔씩 등장하던 Barry Manilow의 "When October Goes"가 있겠는데, 가령 음악 좀 한다는 이들이 모두 해보고픈 장르이자 막상 해놓고 보니 다들 물먹은 쟝르가 또 그렇기도 했다.) 아무튼, 다른 곳도 아닌 공중파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대중한테는 가히 낯설만도 한 창작곡들로 이만한 반응을 이끌어낸다는 건 실로 대단한 능력치다. 여태 그녀가 주목받지 못했다는 게 오히려 무척 의아스러울 법한. 그만큼 주류 대중문화가 저급해왔음에 대한 크나큰 반성이자, 또 인디음악이 충분히 들을만한 실력이라는 당당한 증명이기도 해서 한마디로 압승을 거둔 무대다. 감히 이번 시즌의 우승후보로도 점쳐보는데, 어쩌면 이미 그녀는 그 결과보다도 더 값진 무언가를 이미 얻었다고 본다. 그녀의 정진을 지켜보며 또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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