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잡동사니/뉴스레터

2014년 12월 13일 (토)

단테, 2014. 12. 13. 10:01

글 / "도덕보다 생존"은 결국 욕망에 불과했다                 


- 오늘의 편지, 

   

  

  

30대 김대리만 모르는 '요즘 대세' 걸그룹

      

종합상사 '원 인터' 입사 5년 차. 지방 국립대 출신이지만 각종 대외활동으로 입사에 성공했고, 앞만 보고 달려왔다. 일처리에 있어서는 프로답다는 평가를 받았고, 대리 직함도 달았다.

하지만 회사를 나가면 조금은 허전하다. 맞선 자리에서는 재미 없다고 퇴짜 맞기 십상이고, 무엇보다 여자들이 좋아할만한 연예인 이야기는 전혀 모른다.

대학 땐 이러지 않았는데…. 신입생 환영회에서 여장을 하고 걸그룹 춤을 췄고, 군대에서도 가요 프로그램 챙기기는 내 담당이었다. 나, 왜 이렇게 됐지? (김동식, 32세)
 

30대. 오빠와 아저씨를 가르는 건, 어쩌면 요즘 트렌드를 아느냐 모르느냐 차이일지도 모르겠다. '소녀시대'가 내가 아는 마지막 걸그룹이라면, 고민말고 스크롤을 내리자.
  

☞ 기사 미리보기 : 2014년 떠오른 신예 걸그룹을 정리했다. 이른바 '2014 라이징 걸그룹 톱10'이다. 걸그룹 춘추전국시대, 이 기사 하나로 가요계 트렌드 정리하자.

☞ 올해의 키워드 : 2014년, 가요계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직캠이 보여준 차트 역주행 기록, 그룹 간 콜레보레이션 무대 등. 내년까지 이어질 키워드도 놓치지 말자.

☞ 걸그룹 톱10: 이제 3세대다. 핑클 vs. S.E.S, 원더걸스 vs. 소녀시대에 이어 3세대 걸그룹은 그야말로 춘추전국시대. 중고신인이 뜨기도, 갓 데뷔한 신인 걸그룹이 대세로 떠오르기도 했다.
 

① 직캠의 기적, 차트 역주행의 주인공 'EXID'

▶ EXID는 솔지, 정화, 하니, 혜린, LE로 구성된 5인조 걸그룹. 올해 차트 역주행 기록을 세운 행운의 주인공이다. 지난 8월 발표한 싱글 '위아래'는 한 공연장에서 직캠(팬이 직접 찍은 영상)에 담겨 입소문을 탔다. 3개월 만에 실시간 차트 10위 권에 진입했고, 음악방송 1위 자리까지 넘보고 있다. 레전드 직캠 영상의 주인공은 하니다. 요염한 표정과 섹시한 안무는 남심을 사로잡았다. '꺼진 걸그룹도 다시보자'는 말이 나올 정도다.
 

② '사뿐사뿐' 요염한 고양이로 변신 'AOA'

▶ '짧은 치마', '단발머리' 그리고 '사뿐사뿐.' 올해 발표한 앨범 3개가 3연속 히트를 쳤다. 이쯤되면 대세 걸그룹이라 부를만하다. 지민, 초아, 유나, 혜정, 민아, 설현, 찬미로 구성된 AOA는 섹시로 노선을 바꾸며 인기몰이에 성공했다. 2012년 밴드로 데뷔했던 AOA는 초창기에는 만족할만한 성적을 거두지 못했으나, 새로운 콘셉트를 시도한 것이 신의 한수였다. 멤버 초아는 한 예능프로그램에서 선보인 '고양이 애교'로 눈길을 끄는데 성공했다.
 

③ '썸씽(Something)'있는 2014년 '걸스데이'

▶ '걸스데이'는 2010년 데뷔 이후 꾸준히 히트곡을 양산해왔다. 하지만 독보적인 위치를 확고히 하기에는 살짝 아쉬웠다. '썸씽'으로 숨겨둔 섹시미를 꺼내보이기 전까지는. 2014년 상반기를 '썸씽'으로 달군 걸스데이는 개인활동에도 박차를 가했다. 특히 혜리는 '진짜 사나이' 여군특집에서 선보인 '앙탈애교'로 시청자들에 눈도장을 확실히 찍었고, 유라는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연기자 홍종현과 가상 커플로 출연하며 솔직발랄한 매력을 어필 중이다.

④ 따로 또 같이, 종횡무진 모델돌 '나인뮤지스'

▶ 나인뮤지스는 데뷔 초부터 '모델돌'로 이슈몰이를 했다. 평균 170cm가 넘는 장신의 키에 멤버 모두 섹시하고 당당한 매력으로 남성 팬들 사이에서 인기를 누렸다. 올 해는 나인뮤지스의 이름으로 앨범을 발매하지 않았다. 하지만 소속사 스타제국이 자체 제작한 리얼리티 프로그램 '나뮤캐스트'를 통해 팬들과의 소통에 힘썼다. 멤버 경리는 3인조 혼성그룹 '네스티네스티'로 더욱 과감하고 파격적인 무대를 선보여 남성 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⑤ 여름보다 더 뜨거운 파티의 시작 '피에스타'

▶ 피에스타는 재이, 린지, 예지, 혜미, 차오루로 구성된 5인조 걸그룹이다. 피에스타는 올 해 월드컵 공식응원가를 부르고, 디지털 싱글 '하나 더'를 발표하며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지난 7월 발표한 '하나 더'는 가사 일부 내용과 뮤직비디오가 선정성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하지만 기존의 귀여운 이미지를 벗고, 섹시 콘셉트를 부각시켜 이슈몰이에 성공했다. 뮤직비디오는 발표 2주 만에 조회수 100만을 돌파하는 등의 기록을 세웠다.
  

⑥ 청순섹시 걸그룹 도전 '헬로비너스'

▶ 헬로비너스 역시 2014년을 기점으로 섹시 걸그룹으로 전향했다. 단, 뇌쇄적인 섹시미보다는 건강미에 가깝다. 안무 영상도 히트를 쳤다. 빨간색 체크 패턴의 스쿨룩을 입고 강당에서 안무를 소화하는 모습을 담은 '끈적끈적' 스쿨룩 안무영상이 조회수 100만을 넘었다. '위글위글' 댄스 역시 공개 1주일만에 400만을 넘는 등 온라인을 강타했다. 10여 개의 광고에도 모델로 발탁되며 2014년 CF계 샛별로 주목받았다.

YTN PLUS 강내리 기자 (nrk@ytnplus.co.kr)
[사진출처 = 예당엔터테인먼트, FNC엔터테인먼트, 드림티엔터테인먼트, 콜라보따리, 판타지오뮤직, 스타제국, MBC '진짜사나이' 영상 캡처]

   

  

* 미디어다음, http://media.daum.net/entertain/star/newsview?newsid=20141213074303757 

                                                                                                         


- 편집하는 말,   

         

거대 담론들이 붕괴한 지난 세기말... 그 자리를 점한 포스트모더니즘의 광풍은 미셸 푸코의 구조주의와 자크 데리다의 해체론만큼이나 바슐라르의 욕망이론을 스스럼없이 받아들이게 만들었다. '비이성'을 표방한 그것들이 역설적이게도 가장 지적인 유행이 됐던 건 사실 지배적 담론이었던 마르크시즘의 철저한 무능력부터가 문제였다. 무크지 "이론"에서 줄기차게 소개했던 '모든 언어는 이데올로기' 같은 루이 알튀세르나 '진지전' 개념을 유행시킨 안토니오 그람시 모두 그 대체자가 되기에는 왠지 조금씩 부족한 무언가가 있었고, 결국 결론적으로 말해 "도덕보다 생존"이라는 담화 하나만으로 좌파들의 대부분은 자본에 투항하게 된다. 지난 세기말의 풍경은 그랬다.

 

21세기, 놀랍게도 역대 최초이자 마지막인 두차례의 야권의 대통령들이 있던, 그들만의 "잃어버린 10년"은 어찌 보면은 최근 대한민국 현대사에서 가장 빛났던 순간이자 절정기였는지도 모른다. 다만 그 시절에도 간과한 수많은 가치들의 전도, 철학의 빈곤과 구체적 현실 문제들 특히 보육과 입시와 주택 및 조세, 부의 불평등 따위들이 여전히 가장 큰 숙제들로 남아 있다.

  

더더욱 놀라운 일은 이 시대의 지성이 이런 류들의 문제에 있어서는 지극히 천편일률적인 해답들만 내놓는다는 것이며, 그것은 또 다른 무능함에 지나지 않는다. 지난 세기말부터 이어져온 학문의 풍토는 그래서 고작 '욕망의 사회학'이거나 개인의 일상, 남녀간의 애정 또는 지극히 사사로운 편린들에 현미경처럼 들이대며 관찰의 깊이만 더해졌을 뿐, 정작 통찰력과 함께 전망을 제시해준 일은 없다. (이는 비단 철학 뿐만이 아닌 최첨단의 대중문화 격인 문학과 영화 또 가요 등에서 더 뚜렷한 기조였다.)

  

지난 세기, "도덕보다 생존"을 부르짖은 까닭은 낡은 화석과 같은 관념이 현실적 삶에 결코 보탬이 되지 않는다는 깨달음의 자기 표현에 불과했다. 하지만 그 반작용이 고작 '욕망'에의 매몰 따위였고 이들을 이른바 '현대 지성'으로 부르게 된 시절은 충분히 지성사에 있어서도 가장 굴욕적인 형태가 아니었을까... 지성의 산실을 표방해야 할 대학은 이미 입시학원으로 전락해 오로지 그 학원비 부담만을 문제삼는 시대, 내놓는 소설들마다 하도 각자 자신의 일상 얘기들만 꺼내놓는 바람에 "일기 따윈 그만 쓰고 이제는 사회를 얘기하자"며 일갈한 작가회의의 반성도 생겨나고, 지난 시절의 아이콘인 '서태지'를 뛰어넘는 대중음악사의 새 트렌드가 기껏해야 서태지의 아류들 뿐인 이이돌 그룹 전성시대로 벌써 20년 가까이를 풍미할 뿐이고. 한마디로, 이보다 더 나쁠 순 없겠지.  

  

지식 또는 지성은 그래서 결코 유행이 돼선 안된다. '보편성'과 '역사성'을 감안해서라도 더 이상 욕망과 지성을 혼동해서는 안될 것도 같고. 여전히 "민주주의"에 머물고 있는 지성사의 바벨탑 역시 그 다음의 무언가를 내놓아야 할 차례다.   

  

2014년, 페이스북이 전세계를 호령하고 있는 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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