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전태일을 기념하는 오늘...
- 오늘의 편지,
[편집국에서] 전태일의 외침 "소비자는 왕이 아니다" / 이제훈
[한겨레]
"서비스는 역시 한국이 최고야!" 외국에서 지내다 돌아온 이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다. 아침에 부르면 해 지기 전에 달려와 인터넷 연결해주는 나라, 한국 말고 또 있을까? 미국에선 이사 뒤 인터넷 연결하려면 1~2주 기다리는 건 기본, 유럽에선 전기·가전제품에 문제가 생겨 기사를 부르면 출장비가 100유로(13만5000원)란다. 못 고쳐도 돈을 줘야 하고, 해가 진 뒤나 휴일엔 출장 사절이란다. "여기 베를린엔 24시간 편의점이란 게 보이지 않습니다. 늦게까지 여는 동네 구멍가게도 없습니다. 예전엔 슈퍼도 저녁 6시면 문을 닫았다고 합니다. 이마트 같은 데서 물건을 샀을 때 집까지 배달해주는 서비스 같은 건 찾아보기 힘듭니다. 자장면 배달이나 퀵서비스 따위도 없지요." 베를린자유대 방문교수로 있는 김기원 한국방송통신대 교수가 블로그에 밝힌 독일 얘기다.
빛의 속도로 이뤄지는 24시간 서비스에 익숙한 한국 소비자와 달리, 유럽과 미국의 소비자는 그만큼 불편할 수밖에 없다. 그들은 왜 불편을 견딜까? '소비자의 편리'와 '노동자의 권리' 사이의 모순에 실마리가 있다. 한국 사회가 소비자의 편리를 극단적으로 추구한다면, 특히 유럽은 노동자의 권리 보호를 중시한다. 보수가 강하고 갈등 관리에 관심이 덜한 사회는 소비자의 편리를, 진보가 강하고 갈등 관리에 적극적인 사회는 노동자의 인권을 강조하는 편이다.
노동자가 "고객님 사랑합니다"를 입에 달고 살아야 하는 한국에서 소비자는 행복할까? '해피콜'이라는 게 있다. 가전제품이나 인터넷을 설치·수리해주는 기사가 다녀가면 얼마나 친절하게 임무를 완수했는지 확인하는 전화다. "매우 만족한다"고 하지 않고 "짜증나 죽을 뻔했다"고 답하면, 월수 100만원 남짓한 '이중 간접고용 노동자'인 그 기사는 일자리를 잃을 수도 있다. 해피콜은 노동자의 '친절'을 강제하고, 고객의 '만족'을 강요한다.
한국 노동자의 서비스는 '싸고, 빠르고, 편하다'. 노동자는 피곤하고 가난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를 보면, 2012년 한국 노동자의 평균 연간 노동시간이 2163시간인데, 1950년의 미국(1963시간)이나 스웨덴(2016시간)보다도 길다. 그런데도 총부가가치 가운데 노동자한테 분배되는 몫을 뜻하는 노동소득분배율은 14년째 낮아지고 있다.
노동자와 '고객님'은 다른 사람이 아니다. "상진이 엄마"('진상 고객'을 일컫는 마트 직원 은어) 앞에서 무릎을 꿇던 마트 노동자가 집에서 수리 기사를 맞으면 '고객님'이 되고, "해피콜 잘 부탁해요"라며 허리를 굽히던 수리 기사가 마트에 가면 '고객님'이 된다. 처지는 수시로 바뀐다. 달라지지 않는 게 있다. 모두 누군가의 딸·아들, 아내·남편, 어머니·아버지이고 무엇보다 사람이라는 사실이다.
오늘은 44년 전 청계천 평화시장 봉제노동자 전태일이 제 몸을 횃불 삼아 노동자의 권리를 외친 날이다. 이에 맞춰 2007년 이랜드그룹에서 해고된 홈에버 노동자들의 510일 장기파업 등을 토대로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를 다룬 영화 <카트>가 개봉한다. <카트>의 '더 마트' 비정규직 사원 한선희(염정아)와 그의 아들 태영(엑소의 디오)의 삶은, 전태일과 그의 어머니 이소선의 삶과 얼마나 다른가? 문자메시지 한 통으로 해고된 한선희의 낙담·투쟁은, "노동자는 기계가 아니다"라던 전태일의 절규에서 그리 멀지 않다.
잊지 말자. 소비자가 사람이듯이 노동자도 사람이라는 사실을. 사람을 사람이라 여기기, 거기에 더불어 살기와 연대의 씨앗이 있다.
이제훈 사회정책부장nomad@hani.co.kr
* 미디어다음, http://media.daum.net/editorial/column/newsview?newsid=20141112184006830
- 편집하는 말,
수능 소식으로 부산하기만 오늘은 전태일 44주년이 더 뜻깊은 하루다.
혹한의 날씨마냥 차가운 아침공기를 뚫고 어렵사리 자전거로 출근한 오전부터 내내 스스로의 '포지셔닝'에 관한 가볍지 않을 고민들로 점철하고 있는 하루... 내 거취 뿐만이 아닌 '시대'와 '역사' 정도를 함께 아우를 줄 아는 게 진정한 대장부일 텐데, 뜻하는 것처럼 마음처럼 그렇게 쉬이 되는 일 또한 세상에는 없구나... 아무튼, 부족했던 잠, 고단한 일과 도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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