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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1월 7일 (금)

단테, 2014. 11. 7. 04:17

글 / 남도로 떠나는 가을... 기억, 또 미래...                


- 오늘의 편지, 

    

             

       

[트래블로거] 가을여행, 고창 선운사

  

        

 

  

 

 가을여행, 고창 선운사

    


  

 하늘은 순도 높은 파란 빛을 내보이려고 한 점 구름까지 걷어낸다.
산과 들은 빨강, 노랑, 주황, 초록 등 다양한 빛깔로 맵시 있게 치장한다.
팍팍한 겨우살이를 준비하는 자연의 마지막 사치다.

     

 


  

계절은 이미 가을로 힘차게 달려가고 있다.
단풍이 시인의 마음을 사로잡는 계절에 조금은 호젓한 단풍 여행지를 찾아보았다.
올가을엔 여러 가지 변화들로 더욱 바쁘게 지내야 하지만 그래도 틈틈이 멋들어진 가을 풍경을 찾았다. 
올해는 특히나 단풍이 고운 자태를 뽐낼 것이라는 기대 속에서 멋진 단풍놀이를 가게 된 셈이다.
모든 물건에도 그러하듯 온천지를 뒤덮고 있는 만산홍엽에도 분명 명품은 존재한다.
명품 단풍을 위한 산행코스로 꼽히는 대표적인 곳이 전라북도 고창 선운사다.
이곳은 새빨갛게 물들어 햇빛에 반짝이는 단풍잎의 색깔도 곱지만 천 년 고찰을 둘러싼 계곡과 
기암괴석이 있어 더욱 아름답다.
다음 주면 절정에 치달을 선운사의 단풍을 못 보고 서둘러 이 가을을 보내선 안 된다.
마지막 잎사귀가 빛바랜 채 길바닥에 떨어지거들랑 또다시 1년을 기다려야 하니 말이다.

   

  

 

선운사의 가을은 꽃무릇으로 시작해서 단풍으로 끝난다.
그래서 선운사의 가을은 100일 동안 화려한 축제다.
가을의 절정 속으로 가는 길, 문학의 향기 짙은 시 한 편 낙엽처럼 물고 걷는다.   
단풍은 그 자체의 빛깔만으로도 아름답지만, 파란 가을 하늘이나 하얗게 부서지는 계곡 물과 함께 
어우러질 때 한층 더 멋스럽다.

   


▲ 선운사 일주문

  


   

  

주차장에 이르면 입구부터 화려한 단풍이 무르익지도 않은 가을 속으로 여행자의 발길을 유혹한다. 
계곡 입구에서부터 이제 막 들기 시작한 단풍을 뒤집어쓴 산들이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다.
아직은 절정에 이르지 않아 산의 7할은 푸른 빛이다.
하지만 그 덕에 노랗고, 또 노란 가운데 붉은 단풍이 더 돋보인다. 가을 숲이 내쉬는 공기에는 차가우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구수함이 배어 있다.
선운사 단풍의 하이라이트는 2개다. 도솔암에서 내려다보는 단풍 전경과
선운사를 막 지나 마주치는 도솔천에 비친 단풍이다.
타닌이 함유된 검은 물에 비치는 오색 이파리는 그림 속에서나 맛볼 귀한 풍경이다.

   

 

단풍들은 머리 위에서 바람이 불 때마다 부르르 몸을 떤다.
계곡 물에 비친 단풍잎은 계곡을 따라 함께 흘러갈 듯 선명하다.
단풍나무 아래 계곡에는 바위에서만 자라는 돌단풍도 즐비하다.
햇빛에 빛나는 단풍 사이로 난 가을 하늘을 보고 있노라면, 단풍잎이 마치 파란 하늘에 난 상처처럼 보이기도 한다.
   

 

  

도솔천 골짜기를 울긋불긋 물들이는 단풍이야말로 사람을 시인으로 만든다. 

   

  

선운사 입구에는 선운교라는 작은 다리가 있는데 다리 왼쪽으로 단풍나무들이 바짝 붙어 있어
경내로 들어가기 전 입구 풍경을 조망해 보는 것이 좋다.
길 양편으로 붉은 단풍이 우거져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 절의 야트막한 담과 어우러진 멋이 일품이다.
계곡의 물은 단풍 터널 속에서 사계절 중 가장 화려한 옷을 입고 흘러간다.
절 앞에 흐르는 계곡 물에 반영된 단풍에 도취 물속에 빠지는 줄도 모른다.
형형색색 단풍과 산사의 은은한 정취를 제대로 느끼기에 그만이다.  
선운사 계곡에 비친 단풍의 얼굴을 보노라면 세상사 부러울 게 따로 없다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단풍이 진 길을 걷다 보니 어느새 선운사다. 
경관이 빼어나고 숲이 울창한 가운데에 천 년 고찰 선운사가 자리 잡고 있다.
꽃이 피지 않았어도 계절은 그렇게 여행자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선운사는 백제 때 지어진 고찰로 흔히 천 년 사찰이라 부르는 곳이다.
선운이란 구름 속에서 참선한다는 뜻이고 도솔이란 미륵불이 있는 도솔 천궁의 뜻으로,
선운산이나 도솔산이나 모두 불도를 닦는 산이라는 뜻이다.
선운사는 백제 위덕왕 때인 서기 577년에 검단 선사가 전국을 떠돌다 선운산에 이르러
도솔산 위로 부처님의 현몽을 본 이후 가람을 조성했다고 전해진다.
창건 당시에는 89개의 암자와 당우 189채, 수행처 24개소 그리고 3000여 명에 이르는 승려가 수행했다고 전해진다.

  
고창 선운사 천왕문은 도솔교를 건너서 경내로 들어서는 입구에 해당하는 문으로
정면 3칸 측면 2칸 규모의 2층 익공계 맞배지붕 건물이다. 
무엇보다도 맞배지붕의 간결한 선이 아름답다. 용마루의 부드러운 곡선이 뒷산과 적절한 조화를 이룬다.
선운사 천왕문 앞. 2층으로 된 누각에 ‘천왕문(天王門)’이라 시원스레 쓰인 파란색 현판이 
선운사의 첫 관문임을 알려준다.
조선 시대 명필로 이름을 떨쳤던 원교 이광사의 편액이다.

    


  ▲ 선운사 만세루

  

천왕문을 지나면 정면 9칸 옆면 2칸의 만세루가 턱 앞을 가로막고 있다. 건물의 넓이가 대단하다.
기둥들이 제각각이다. 굽은 나무를 그대로 사용했다. 굵기도 제각각이다.
기둥만 그런 것이 아니다. 창문, 도리, 서까래 등 일정한 규격을 갖춘 것이 없다.
아예 전형을 생각하지도 않은 듯하다. 절간을 짓고 남은 목재로 얼기설기 짜 맞춘 듯하다.
만세루에서는 엄격한 장엄함 같은 것은 눈을 씻고 찾아보아도 없다. 그러나 푸근하다. 얼마든지 안길 수 있을 것 같다.
부처님의 넓은 가슴을 형상화한 것일까?

    

  

 평지사찰인데 절이 어수선해 보이지 않는다. 강당과 대웅전, 그리고 여러 법당이 한 마당에 펼쳐진다.
법당이 너무 조밀하게 배치돼 있거나 어수선하게 펼쳐져 있으면 단아함을 느끼지 못할 것이다.

 


  

 

  

만세루를 옆으로 비켜 들어가면 널찍한 정면 5 간의 대웅보전이 모습을 드러낸다. 
만세루와 조금 어긋나게 마주 보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천 년 사찰이 수도 없이 많지만, 선운사처럼 쓸쓸함을 주는 곳은 찾기 힘들지 싶다.
대웅보전의 기둥은 휘어진 나무를 그대로 썼는데, 빛바랜 단청이 그대로 쓸쓸함을 자아내고,
대웅보전 앞 돌계단은 거의 무너져 있어 쓸쓸함이 지나쳐 쇠락한 이미지까지 풍기고 있다.
절 자체가 하나의 유적 같은 느낌이다. 이 분위기가 선운사의 이미지이다.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는 선운사 대웅전을 둘러보고 뒤꼍으로 발길을 돌리면 팔상전과 산신당이 오붓하게 자리한다. 
그 뒤편에는 동백나무 군락지가 장관이다. 
500여 년의 수령으로 천연기념물 제184호로 지정된 선운사 동백나무 숲은 1만 6,500여㎡의 면적에
 3,000여 그루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누군가의 소원을 담은 돌탑들이 계단 위를 채우고 있다.
자칫 건드리게 될까 봐 조마조마하다.

 

 

계절이 계절인지라 동백꽃은 볼 수 없지만, 동백꽃을 대신한 잘 익은 감들이 주렁주렁 이다.


 

  

울긋불긋한 앞산이 매혹적이다.
산행이라도 잘하면 기꺼이 가보고 싶은 마음이다.

 

 
  선운사의 가장 큰 매력은 선운사 대웅전이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점이다. 끝은 도솔암 마애불이다.
 선운사를 휘감고 도솔암으로 이르는 길은 가파르지 않아 수려한 단풍터널에 마음을 빼앗기지 않는다면
40여 분이면 오를 수 있다.
그런데 어디 그런가~~
단풍 한 번도 보고 감탄하고 사진 찍다 보니 하세월이었다.

 


 

  

도솔암 가는 길은 사람이 가는 길과 차가 가는 길로 나뉘어 있다. 도솔천을 사이에 두고 사람 길과 찻길을 만들었다.
한적한 오솔길을 걷고 싶다면 사람 길로, 차를 피하는 불편을 감수하더라도
편안하게 걷고 싶다면 찻길을 걸어가면 된다.
이곳을 걸을 때는 소리를 죽이고 귀를 기울여보는 게 좋다.
차가 다니지 않는 숲길이라 길에는 낙엽이 수북이 쌓여 있다.
사각사각 낙엽 밟는 소리를 내며 산으로 걸을 때마다 왼쪽에서 흐르는 계곡이 "척척" 낮은 화음을 넣는다.
바람에 흔들리는 단풍나무 숲에선 "사브작사브작" 하는 엇박자의 높은 화음이 들려온다.

 

 

이렇게 가을을 만끽하다 보니 도솔암은 가깝고도 먼 당신이다.
이번엔 꼭 가보리라 했건만 애써 포기하고 선운사를 나온다.

 


 

그래~~ 여행은 꼭 무엇을 보기보다는 이렇게 느끼는 거야~~

 

 

단풍 불이 온 산을 집어삼킬 듯 활활 기세 좋게 타오르는 요즘.
단풍잎으로 둘러싸인 선운산 선운사는 이 가을에 찾을 만한 명산이요 대찰이다.
지는 가을 아쉬워 단풍 숲길 한번 거닐고 싶은 이들.
앞뒤 재지 말고 차를 몰아 남으로 남으로 고창까지 대차게 밟아 볼 일이다.
이 가을 앙증맞은 단풍 몇 잎 주워 책갈피에 보관했다가 틈날 적 편지라도 써서 보냄은 어떨지.

 


 

 고창 선운사

전라북도 고창군 아산면 선운사로 250

063-561-1422

문의 고창군 문화관광과 063-560-2225

 

※ 본 여행기는 한국관광공사 10월 트래블로거 후보'그루터기'님의 여행기입니다.
[원문] 호젓한 단풍 여행지, 선운사에서 가을 만끽

   

         

* 대한민국 구석구석, http://korean.visitkorea.or.kr/kor/inutTravelinfo.kto?func_name=view&boardDTO.bbs_id=BBS_TLOGER&boardDTO.jsp_name=inut/letstalk/i_tloger_thismonth_view&boardDTO.bbs_sn=1694226 

                                                                                                                                          


- 편집하는 말,   

    

모처럼만에 연차를 내고 여행을 떠나기 직전... 이번 여행의 의미는? 음... 아무래도 '추억'을 만들 수 있다는 거,

그래서 또 다른 기억을 얻는다는 일은 항상 설레임의 연속인 법. 일상에서도 마찬가지인 이야기...

 

새벽녘에 잠에서 깬 탓에 이렇게 노트북 앞에 앉는구나, 보이지 않는 힘... 그걸 믿는 동안에도 미래는 곧 온다.

                                                                                                                   


- 블로그의 글,     

- 인터넷의 글,     

- 그밖의 말들,   


* 글, http://blog.daum.net/dante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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