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잡동사니/뉴스레터

2014년 8월 5일 (화)

단테, 2014. 8. 5. 13:35

글 / 지각... 재시작,            


- 오늘의 편지, 

       

                 

                  

뼈아픈 후회  

      
                     
슬프다
 
내가 사랑했던 자리마다
 
모두 폐허다
 
나에게 왔던 사람들,
어딘가 몇 군데는 부서진 채
모두 떠났다
  
내 가슴속엔 언제나 부우옇게
바람에 의해 이동하는 사막이 있고 ;
뿌리 드러내고 쓰러져 있는 갈퀴나무, 그리고
말라가는 죽은 짐승 귀에 모래 서걱거리는
  
어떤 연애로도 어떤 광기로도
이 무시무시한 곳에까지 함께 돌어오지는
못했다, 내 꿈틀거리는 사막이, 그 고열(高熱)이
에고가 벌겋게 달아올라 신음했으므로
내 사랑의 자리는 모두 폐허가 되어 있다
 
아무도 사랑해 본 적이 없다는 거 ;
언제 다시 올지 모를 이 세상을 지나가면서
내 뼈아픈 후회는 바로 그거다 ;
그 누구를 위해 그 누구를 사랑하지 않았다는 거
 
젊은 시절, 도덕적 경쟁심에서
내가 자청(自請)한 고난도 그 누구를 위한 헌신은 아녔다
나를 위한 헌신, 나를 위한 희생, 나의 자기 부정 ;
 
그러므로 나는 아무도 사랑하지 않았다
그 누구도 걸어 들어온 적 없는 나의 폐허
 
다만 죽은 짐승 귀에 모래알을 넣어주는 바람 뿐

      

    

- 황지우, 詩人 - 

  
    
* 바람구두연방의 문화망명지, http://windshoes.new21.org/photopoem-hwangjeewoo03.htm 

          


- 편집하는 말,   

       

지각을 했다. 의욕이 떨어진 거라며 걱정하는 가족을 위로한 채 터벅터벅 회사까지 닿았다.

새로운 출발은 늘 부질없는 과거와의 '결별'을 암시한다. 지금의 내 심경 또한 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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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http://blog.daum.net/dante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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