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휴가 마지막 날, 20년전에 쓴 詩
- 오늘의 편지,
그해 여름은 이렇게 끝나버리고
태풍이 무질서하게 지나갔다
사람들 하나둘 긴 소매를 입기 시작했고
저마다 푸르른 그늘을 안고 나선다
이곳 인적이 드문 광장엔 여름부터
장마를 견뎌오던 플랭카드만 남아 있어
그 때묻은 천마다 피로가 역력하고
여대생이란 팻말을 든 아가씨들이
멀찌감치 彼岸의 저녁으로 사라지는 동안
내게선 가뭄 한번 제대로 일지 않았었다
그 부우연 얼굴 언저리엔 소나기도 잦아
언제고 한번 그을린 적 없는 상처
밤마다 모기와 싸우는 옆집 부부와
자가용마다 매단 접촉사고만큼
눅눅한 습관에 젖어버린 내 방안엔
오늘도 무사태평해야 할 그리움만 남는데
언제고 돌아오지 못하는 이들 머릿수만큼
마음 속 상처들은 깊게 멍을 그리고
멍자국을 따라 푸르게 패인 손금
손금들이 忘却의 철교 위에 또렷하고
그 철교 너머 쏜살같이 달리는 여름은
이제 막 차양막을 내려버리는 모양이다
아, 길지도 않았던 무더운 저녁이
점점 수그러들고 목숨을 잃어가고
그 잔혹한 운명 앞에 진치고 앉은
내 허기진 추억들이 비를 맞는다
이런 비는 처음이야
하면서도 저마다 안주하지 못하는만큼
낡은 수첩에서 하나씩 이름을 지우고
다시 사람들 우산을 털며 바삐 떠나가면
그 물묻은 자리마다 반사되는 석양
공중전화박스마다 견고한 고독을 쌓아가고
불쑥불쑥 자라는 그 그림자처럼
그해 여름도 너무 쉽게 저물었다
- 1994년 8월 -
* 글, http://blog.daum.net/dante21/5238537
- 편집하는 말,
휴가를 끝내고 어언 새로운 일과가 시작될 팔월 초, 마지막 일요일을 맞는 심경은 마치 도살장에 끌려 가는 소마냥 또 때로는 결혼식을 앞둔 신부의 설레임마냥 여러 상념들이 교차하게 마련이다. 어제 안부전화를 드린 부모님이나 주말에도 쉬질 못해 내내 일만 하고 있다는 형과 대전 식구들의 소식도 이쯤 되면 잊혀진 채 나 역시 매몰차게 팍팍한 일상 속에 몸을 맡겨 또 한동안을 주변도 잊은 채 파묻혀 지낼 텐데... 챗바퀴 같은 일상은 극복하는 길은 결국 챗바퀴 안에 있다는 진리를 믿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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