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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부터 말을 풀어야 할지도, 또 그만한 얘기를 풀어낼만한 시간조차 없이 그렇게 주말을 맞는다. 가장 시끄러운 동네는 새벽아침부터 하루종일 내내 떠들 기회를 잡은 언론들이다. 대한민국 축구의 부진... 첫번째 이유는 바로 주책없게 "16강" 운운하며 우물안 개구리의 전형을 보여온 그들이다. 광고들마다 그놈의 "16강" 타령은 도무지 무슨 근거였나 정말 묻고싶다. 단 한번 자국리그도, 인내심 있는 투자도 없었던 그들이 그저 '대목'을 잡았구나 싶어 실컷 떠들어대니 오히려 '저러다 3연패로 탈락하면 어쩌나' 하는 의구심만 더 컸는데 예상만큼 결과는 참혹했고 무책임한 뉴스들만 쏟아붓던 그들은 이제 '마녀사냥'까지 앞장선다. 도대체 스스로를 부끄러워 하는 적이 없구나... 그렇게 언론을 만든 두번째 이유는 졸속행정과 후진적인 인프라, 그리고 지도력이다. 무책임하기만 한 기자들이 연신 입을 놀리기에도 좋은 빌미를 어쩌면 가장 풍부히 제공한 곳도 아이러니컬하게 "축협"이다. 감독은 무슨 기준이었는지, 평가전마다 의미를 도대체 어떻게 두었고 당장 곧 열리게 될 아시안컵 같은 중요한 대회는 고려해봤는가도 궁금하다. 그저 "월드컵 16강" 아니면 말고 식의 국대 운영에서 과연 누가 감히 '미래'를 꺼내 논할 수 있을까... 국내파 출신이면 응당 황선홍의 몫이었어야 할 감독 자리도 몇년전부터 줄기차게 밀어붙인 결과가 올림픽 동메달 등의 달콤함에 취한 채 반성조차 않은 채 이번 월드컵까지 내달렸음도 분명하다. 이제 어쩔건데?... 그리고, 선수다. 오늘 하루종일 제일 많이 들었으면서 또 제일 참기 힘든 평들은 주로 "실력과 기량 부족" 탓으로 돌리는 경우들인데, 하나만 묻자. 선수들이 스스로 잘났다고 뻐긴 적이 있었는지, 스스로 내 스킬이 호날두의 포스라며 도도한 적 있었눈지... 선수들은 그저 국가의 부름을 받았으며 오로지 애국심의 순수한 열정 하나만으로 이 자리에까지 몸을 바쳐온 투사들이다. 과연 그들을 탓할 수 있을까? "0골 0도움 1따봉"의 비아냥을 들을 수밖에 없었던 박주영의 한참이나 무너진 폼과 무딜대로 무딘 공격진의 패스 또 느려터진 골키퍼까지... 정작 그들을 "최고"라 추켜세우고선 한껏 기대에 부풀다 본선에서의 성적이 참혹해지자 다시 그 "실력과 기량 부족" 얘길 꺼낸다면, 순전히 자기 뜻도 아닌데 발탁되고 훈련을 받아 지금 이 자리까지에 선 선수들이야말로 스스로 가장 부당하다고 느끼고 있진 않을까?... 그게 과연 선수들의 잘못이냐? 뽑아놓곤 욕하는 것처럼 어처구니없는 무책임은 하늘 아래 또 없다. 지난 대선의 "51.6%"들처럼, 무슨 변태들도 아니고 자학증 같은 것도 아닐 텐데, 도무지 이해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애써서 이 좁다란 자리를 통해 선수들을 끝내 옹호하고자 하며, 반대로 전혀 반성할 기미조차 없는 언론인들과 행정가들 또 전략/전술의 분명한 실패를 보이고만 감독과 코치진들이 부득불 제일 먼저 비난받아 마땅하도록 성토하는 까닭도 실은 같은 이유다. / 다음 월드컵 타령을 또 하기 전에 스스로를 다시 제대로 갖추고 다가오는 아시안컵부터 다시 준비해야 할 때다. 이번에는 반드시 무언가를 "증명"해야만 하기도 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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